우리나라 기업들은 임금을 더 지불할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늘리지 않고
배당도 줄이면서 사내유보금을 늘리는 구조여서 노동자나 주주보다 회사가 가장 많은 이익을 차지한다.
이게 자본주의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한국 자본주의의 맹점이다.
비상장 회사들은 적자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대주주와 가족들에게 배당하는 배당잔치까지 벌인다.
결국 경제성장과정에서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기업소득만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니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를 꺼리고 따라서 자본시장도 왜곡되고
결과적으로 자본주의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신자유주의는 레이건이 규제완화와 민영화를 통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는 일련의 정책들을 시행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국경제의 문제는 한국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미국과 유럽의 신자유주의를
여과 없이 적용한 것들이 적지 않음에 있다.
미국과 유럽은 광범위한 복지제도나 강력한 노조와 같은 현상 때문에 신자유주의가 출현한 반면
한국의 개발경제시대에는 그런 배경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욱 비인간적이고 잔인하고 사람이 살기 어려운 시장만능주의 또는
극단적 신자유주의가 되었다는 것이다.
전기, 수도(이건 내가 임의로 삽입), 철도, 지하철, 공항, 의료산업 등과 같이
공공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복수의 경쟁적 사업구조를 만들기 어렵고,
효율성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는 부분을 민영화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적인 것이다.
경영효율성을 높인다고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허용하는 것이나
정당한 노조활동을 억압하기 위한 구조조정은 신자유주의적인 것이다.
한국에서 신 자유주의적이라고 비판을 받은 정책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처럼
경제운용의 중심축을 국가에서 시장으로 이동시킨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독점자본으로 이동시킨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한 결과로
경제 권력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재벌로 이동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도 이를 규제하거나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경제의 또 다른 핵심문제인 것이다.
경제 권력이 재벌에게 넘어가 규제의 과잉이 아니라 규제의 결핍,
자유의 과잉이 아니라 결핍으로 고통 받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삼성, 현대, LG, SK 4대 그룹이 소유한 자산은 국가 총자산의 26%이며 한국 총 매출의 20%로
이는 30대 재벌 전체자산의 68%,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것이다.
30대 재벌의 절반이상을 4대재벌이 차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대통령이 재벌 총수에게 투자와 일자리를 구걸하는 일이
정권마다 반복하는 것이다.
2014. 5월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중에서 4대그룹 비중이 46%이다.
이중 삼성그룹 혼자의 비중이 25%이고 현대차그룹이 11%이다.
상위 2대그룹이 시장 전체의 1/3을 넘는 3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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