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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호모데우스(유발하라리)

by 굼벵이(조용욱) 2017.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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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50만명이 당뇨로 죽었다.

지금은 설탕이 화약보다 위험하다.

안톤 체호프는 "연극의 1막에서 등장한 총은 3막에서 반드시 발사된다"고 했다.

그동안의 역사에서 왕과 황제들은 새로운 무기를 획득하면 곧바로 그것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지금 우리는 투하되지 않은 폭탄과 발사되지 않은 미사일로 가득한 세계에 사는 데 익숙하고 정글법칙 뿐아니라 체호프의 법칙을 깨는 데도 능하다.

테러리즘의 본질은 쇼다.

테러범들은 도자기 가게를 부수려는 파리와 같다.

황소 귓속에 들어가 윙윙거리며 공포와 화를 돋구면 황소는 도자기 가게를 부순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미국에 9.11을 도발했고 중동이 폐허가 된 것도 같은 이치다.


(파리 김정은이가 황소 트럼프 귓속에 들어가 윙윙거리자 도자기 가게 한반도가 아작나는 상상은 정말 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전쟁 역병, 기아를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은 주로 경제성장 덕분이었다.

클린턴에게 승리를 안겨준 선거전략은 하나의 모토로 요약된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세계사를 지배해 온 것은 다름아닌 경제였다.

따라서 모든 것의 앞에 경제를 세워야 한다.

환경이든 복지든 경제를 앞설 수 없다.

왜냐하면 경제가 무너지면 나라 자체가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가진 것에 만족하는 법이 없다.

뭔가를 이루었을 때 인간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은 만족이 아니라 더 갈구하는 것이다.

성공은 야망을 낳는다.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데우스로 바꾸는 일이 다음에 우리가 할 일이다.

에피큐로스는 쾌감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인간 고통의 근원이라고 가르쳤다.


(프로이트도 마찬가지다.

쾌락은 생의 에너지다.

그것은 삶의 본능(Libido)과 죽음의 본능(Thanatos)로 분류된다.)


불교도 거기에서 출발했다.

건물 입구에 잔디를 심는다는 생각은 중세 말 프랑스와 영국 귀족들의 저택에서 탄생했다.

이어 부르쥬아의 탄생과 더불어 귀족을 흉내내기 위해 확산되었다.

초인적 지능을 가진 사이보그가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알고싶다면 그동안 인간들이 자기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동물 사촌들에게 어떻게 대해왔는지 보면 된다.

'포유'라는 말의 라틴어 어원은 mamma로 젖가슴이라는 뜻이다.

자기 몸에서 나온 젖을 빨게 할만큼 새끼를 극진히 사랑한다.

감각과 감정은 주관적 경험이 아니라 무의식적 알고리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사피엔스만이 수많은 낯선사람들과 매우 유연한 방식으로 협력한다.

우리는 우리를 도우라고 기업, 국가, 돈을 발명했다.

그런데 왜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그것들을 위해 우리의 생명을 희생해야 하는가?

항생제는 신과 달리 스스로 돕지 않는 자도 돕는다.

물질세계의 악한 육신에 갖힌 영적 세계의 선한 영혼,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사탄은 육신이 좋아하는 것을 주로 미끼로 사용한다.

음식, 섹스, 권력 따위가 그렇다.

원재료와 에너지는 사용할수록 줄어든다.

반면 지식은 성장하는 자원으로 사용할수록 늘어난다.

역사에 정의는 없다.

무엇이 근대사회를 붕괴에서 구했나?

이는 수요공급의 법칙이 아니라 새롭게 떠오른 혁명적 종교인 인본주의였다.

인본주의라는 새로운 종교는 인류를 숭배하고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에서 신이 맡았던 역할, 불교와 도교에서 자연법이 맡았던 역할을 인류에게 요구한다.

인본주의에 따르면 인간의 내적 경험에서 인생의 의미 뿐아니라 우주 전체의 의미를 끌어내야 한다.

무의미한 세계를 위해 의미를 창조하라.

이것이 인본주의가 우리에게 내린 제 1계명이다.

그러므로 근대의 핵심인 종교혁명은 신에 대한 믿음을 잃은 것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믿음을 얻은 것이었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자신에게 충실해라, 자신을 믿어라,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라, 자신이 좋다고 느끼는 것을 해라.....

현대의 심리치료사는 중세의 신부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한다.

어느쪽이든 권위의 원천은 나 자신의 감정이다.

나는 신을 믿는다고 말할 때 조차 사실은 내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지식은 성경 곱하기 논리였다.

과학혁명기엔 데이터 곱하기 수학이다.

인본주의하에서는 경험 곱하기 감수성이다.

감수성이란 감각, 감정, 생각에 주목하고 이것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경험과 감수성은 끝없는 고리로 연결되어 서로를 강화한다.

빌헬름 폰 훔볼트는 인생에는 오직 하나의 정점이 있는데 그것은 느낌으로 인간의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경지라고 했다.

인본주의는 크게 세갈래로 나뉜다.

우선 개인마다 독자적인 내적 목소리와 재생 불가능한 독자적인 경험을 가진 무일무이한 개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개인을 표현할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게 해야 한다.

자유주의 정치는 유권자가 가장 잘 안다고 믿는다.

자유주의 예술은 아름다움은 보는 눈에 달려있다고 한다.

자유주의 경제는 고객이 항상 옳다고 주장한다.

자유주의 윤리학은 좋게 느껴지면 하라고 한다.

자유주의 교육은 모든 답이 자기 안에 있으니 스스로 생각하라고 가르친다.

19세기 20세기를 거치면서 인본주의는 두가지분파가 생겨났는데 하나는 수많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세력을 아우르는 사회주의적 인본주의와 나치를 가장 유명한 신봉자로 둔 진화론적 인본주의다.

그들은 인간의 경험이 의미와 권위의 최종 원천임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각가 다른 경험들 사이의 충돌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회주의자들은 우리를 위해 세계를 판독해 주는 강력한 공동기구(사회주의 정당, 노조)를 설치하자고 주장한다.

진화론적 인본주의는 우월한 인간은 열등한 인간을 억압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연유로 전쟁이 생겨나고 전쟁경험은 새로운 성취를 이끈다.

약자를 절멸시키고 강하고 야심찬 자에게 보상을 내린다.

니체는 전쟁을 인생학교라고 하고 나를 죽이지 않을 정도의 시련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세계는 자연선택이라는 비정한 법칙이 적용되는 정글이다.

히틀러는 처음에는 장교도 아니고 겨우 전쟁 4년째에 하사로 승진했다.

정규교육도 받지 못했고 전문기술도 정치적 배경도 없었다.

성공한 기업가도 노조활동가도 아니다.

돈도, 높은 자리에 있는 친구나 친적도 없었다.

독일 시민권조차 없는 무일푼의 이민자였다.

그런 그가 내세운 구호는 참호에서의 경험이 대학이나 정부부처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자신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히틀러와 자신을 동일시 했다.

사회주의자들은 '자유(Liberty)는 무슨... 재산(property)이라고 정정해서 읽어라.

좋아하는 일을 할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대부분 중산층과 상류층 재산과 특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라고 생각했다.  

자유주의를 구원한 것은 미국의 핵무기였다.

신은 분명 죽었다.

육신을 제거하는데 단지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다.

자칭 예수의 동생이라고 주장하는 홍수전은 만주족 청왕조에 맞서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켰다.

1850~1864년까지 14년간 계속된 이전쟁은 최소 2000만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나폴레옹전쟁이나 미국 남북전쟁 사망자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다.

레닌은 공산주의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공산주의는 소비에트 권력 더하기 국가 전체의 전기화라고 했다.

전기나 철도, 무선방송 없이 공산주의는 없다는 것이다.

기술과 경제구조가 이념에 앞선다는 것이다.

유전공학과 인공지능이 온전히 잠재력을 드러내면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는 돌칼, 카세트, 이슬람교, 공산주의 만큼이나 낡은 것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할 신들은 이제 필요치 않다.

고객과 유권자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 실은 자유의지가 아니고 예측가능한 알고리즘이어서 슈퍼마켓의 제품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유든 영혼이든 모두 알맹이 없는 용어일 뿐이다.

어떤 동물이 무엇을 먹고 누구와 짝짓기를 할 것인지 자유의지로 선택한다면 자연선택이 할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특정한 소망을 하는 이유는 내 뇌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작용들이 그런 느낌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들은 결정론적이거나 무작위적일 뿐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다.

결국 자유의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생화학적 반응이 오른쪽 버튼을 누르고 싶을 때 나는 실제로 오른쪽 버튼을 누르고 싶다고 느낀다.

현실에는 의식의 흐름만 존재하고 욕망은 그 흐름 안에서 명멸할 뿐이다. 욕망을 소유하는 불멸의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내 욕망을 결정론적으로 선택하는지 무작위로 선택하는지 자유의지로 선택하는지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리 안에는 경험하는 자아와 이야기하는 자아가 존재한다.

경험하는 자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을 끄집어내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 안의 이야기하는 자아이다.

일종의 좌뇌 통역사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대부분이 이야기하는 자아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경험하는 자아가 겪은 무질서한 경험을 가지고 논리적이고 연관된 이야기를 만드는 내부 시스템과 자기를 동일시 한다.

사실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군인은 내가 자기 잇속만 차리는 정치인들에게 속아서 다리를 잃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국가와 민족의 영광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이야기하는 자아 역시 국가, 신, 돈과 마찬가지로 상상속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생명과학은 인간의 자유의지는 생화학적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허구라는 것을 주장한다.

머지않아 우리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허용하지 않는 엄청 유용한 장치를 만들것이다.

그 속에서 민주주의, 자유시장, 인권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1. 인간은 경제적, 군사적 쓸모를 잃을 것이고 경제적, 군사적 시스템은 그들에게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2. 시스템은 인간 집단으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발견할 테지만 개인으로서의 가치는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3. 시스템은 일부 특별한 개인들에게서 가치를 발견할 테지만 그런 개인들은 일반 대중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된 초인간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엘리트집단일 것이다.

1.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다. 호모사피엔스도 진화를 거치며 자연선택된 알고리즘의 집합체다.

2. 알고리즘의 계산은 계산기를 어떤 물질로 만들든 2+2는 4이다.

3. 따라서 유기적 알고리즘이든 비유기적 알고리즘이든 차이가 없다.

5000년전 상상 속 신이 땅을 소유하고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다면 알고리즘은 왜 안되는가?

알고리즘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대다수의 인간들은 어떻게 될까?

사람은 뭐라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미친다.

인간은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쓸모없어질 것이다.

미래엔 시스템이 결코 개인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작곡도, 물리학도, 그림도 시스템이 인간에 앞선다.

21세기의 기술로 인간을 해킹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알고리즘을 만들 것이다.

그러면 개인주의에 대한 믿음은 붕괴되고 권한은 개인에서 그물망처럼 얽힌 알고리즘으로 옮겨갈 것이다.

자아는 수학적 패턴에 지나지 않는다.

알고리즘이 자아를 분석해 줄 것이다.

생물학자들이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순간 유기물과 무기물과의 벽이 허물어지고 컴퓨터 혁명이 순수한 기계적 사건에서 생물학적 격변으로 바뀌고 권한이 개인에게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알고리즘들에게로 이동했다.

그 결과는 조지오웰의 경찰국가로 돌아올 것이다.

새로운 초인간 계급은 19세기 유럽인이 아프리카인을 대한 것처럼 인간을 대할 것이다.

새로운 종교는 실험실에서 탄생할 것이다.

신흥기술종교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기슬인본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교이다.

우리가 기술을 이용해 호모데우스(훨씬 우수한 인간모델)를 창조해야 한다.

그들은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들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향상된 능력을 갖춘 덕에 매우 정교한 비의식적 알고리즘들 앞에서도 당당히 자기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지능이 의식과 분리되고 비의식적 지능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므로 인간이 이 게임에서 밀려나고 싶지 않다면 인간은 마음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의 마음과 경험에 대한 연구들은 서구의(Western), 많이 배우고(Educated) 산업화되고(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회에 사는 사람들 (Weirdo)을 대상으로실시하였다.

사실은 이들이 인류의 표본이 아니다.

염소 무리에서 가장 골치아픈 존재는 대개 가장 똑똑한 염소이다.

자본주의가 냉전에서 승리한 것은 적어도 기술변화가 가속화 되는 시대에는 중앙집중식 데이터처리기능보다 분산식 데이터처리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독재와 민주주의의 차이도 그렇다.

정부라는 거북이는 기술이라는 토끼를 따라잡지 못한다.

하지만 미국만큼 역사상 어설프게 일을 망친 나라가 없다.

미국은 마치 포커게임에서 상대가 어떤 카드를 들고 있는지 다 알면서도 빈번히 지는 나라이다.

우리는 곧잘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이 승리한 것은 그 제도들이 좋아서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제도들이 지구적 데이터처리 시스템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만물인테넷이 탄생하는 순간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질 것이다.

만물 인터넷은 지구에서 은하를 아우르고 나아가 우주 전체로 확장되어 어디에나 존재하며 모든것을 통제하는 신이 될 것이다.

신은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인간 상상력은 생화학적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18세기에 인본주의는 신 중심적 세계관에서 인간중심적 세계관으로 이동함으로써 신을 밀어냈다.

21세기 데이터교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데이터 중심적 세계관으로 이동함으로써 인간을 밀어낼 것이다.

이전의 많은 종교들도 많은 사실적 오류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힘과 인기를 누렸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