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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숨겨진 인격 (데이비드 데스테노 등)

by 굼벵이(조용욱) 2019.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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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은 자신의 도덕적 믿음을 어기는 것이라기보다

주어진 시점에서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도덕적 믿음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 도덕률이 불변하거나 정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때로는 변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도 변한다

감정의 반응이 이성의 반응 못지않게 도덕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때로는 감정의 반응이 이성보다 우선하기도 했다

​우리의 생각뿐 아니라 느낌도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준다

​우리 기분은 순식간에 어쩌면 예측 불가능 하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도덕적 판단과 인격마저도 꽤 유동적이라는 이야기다

우리의 정신 체계는 완벽하지 않아서 대개는 우리에게 이롭게 움직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삐거덕거리기도 한다

결국 짧은 동영상을 보거나 농담을 듣는 따위의 사소해 보이는 자극만으로도

도덕적 판단이 바뀔 수 있다면 정치인 변호사 홍보 전문가 옛날 남자친구 같은 사람들이

우리 기분을 움직여 옳음과 그름 등 유죄와 무죄에 관한 우리 생각을

의도적으로 조작하기가 얼마나 쉬울지 상상해 보라

​기분이 좋고 들뜬다면 그 기분은 장기 이익을 추구하는 개미의 감정적 충동을 억누르고

당장의 쾌락에 우선순위를 두는 식으로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도덕적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몇 초 여유를 두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 보라

죄책감 수치심 불편함의 기미가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무시하지 말라

느껴라

올바른 결정에서 이성의 중요성 따위는 잊어라

본능적 감정이 느껴진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의식적으로 분석할 때 그 느낌을 고려하라

그 느낌은 짜투리 정보가 아니라 중요한 정보다

​도덕적 우월감이 남보다 큰 사람은 나중에 도덕적으로 행동할 확률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는 일반적 통념에 따라 사랑은 영적 동료 찾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플라톤의 향연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거기서 사랑의 기원을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설명한다

인간은 한때 머리가 둘에 다리가 넷, 팔이 넷인 종족이었다

인간이 감히 그리스 신들이 권위를 위협하자 신은 인간을 벌하려고

땅에 번개를 퍼붓고 인간을 두 쪽으로 갈랐다

그 결과 인간은 오늘날의 형태가 되었다

사랑은 결국 우리의 반쪽을 찾아 평생토록 헤매는 것이다

​장기적 행복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지금 당장의 극대화 된 쾌락을 중시하는 정신 체계가

첫인상을 결정하는 때가 많다는 점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증거도 있다

​외모는 첫인상에 상상 이상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책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표지로 판단할 뿐 아니라

표지는 종종 읽을 만한 책인지 건너뛰며 훑어 볼 책인지를 알려줄 꽤 보편적인 신호를 보낸다

​여러 연구에서 사람들은 좌우대칭이 완벽할수록 더 매력적이라고 인식했다

왜 그럴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칭의 예술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성적 잠재력이다

많은 연구에서 좌우대칭은 뛰어난 생식력을 예견하는 훌륭한 지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기가 좌우 대칭에 가까울수록 그 어머니는 아기를 임신했을 때 전염병이 덜 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귓불이 덜 쳐질수록 양쪽 눈의 위치가 똑같을수록 우리는

미래의 짝으로 그 사람에게 더 끌리기 마련이다

건강한 유전자를 암시하는 건 비단 균형만이 아니다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어떠냐에 따라 출산율이 높은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자의 경우 여성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가령

턱 선이 뚜렷하고 눈썹 뼈가 도드라진 조지 클루니 같은 얼굴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얼굴이다

여성의 경우 높은 에스트로겐 수치는 광대뼈가 도드라지고 피부에 잡티가 없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특징과 관련이 있다

​배란기가 되면 매력적인 남성과 은밀히 만날 기회가 생겼을 때

비교적 얌전한 여성들도 짧은 치마라 목이 깊이 파인 상의 등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옷차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짱이와 개미가 싸움을 벌일 때 대등한 위치에서 시작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단기적 충동이 우리 주위를 분산시켜 특정한 사람에게 끌리게 하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잘 보여 준다

​사랑은 우리 안의 개미가 아이를 팽개치는 사람과 사기꾼에게서 우리를 지키려고 준비해 둔 비책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짝을 더 열심히 찾을 뿐 아니라

여성의 애정을 얻으려고 적과 더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런가 하면 일단 짝을 정한 뒤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져 일부일처를 유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랑은 우리를 다른 사람에게 묶어두고 그에게 눈멀어 헌신하게 하고

그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내 이익과 행복보다 앞세우게 만드는 감정 상태다

사랑은 한마디로 그 사람 주변에 머물고픈 욕구를 높여

짝짓기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건강한 유전자를 만들게 된다

사랑은 상대에게 충실하고 헌신하게 하는 요소이다

​질투는 경쟁자를 제거해 상대의 애정을 확보함으로써 소중하고 안정된 관계를 보호하려는 심리 상태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사랑하면 그 대상은 우리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일단 이런 유대관계가 형성되면 질투는 그 유대가 다시 떨어지지 않게 하는 접착제가 되기도 한다

​유혹이 무르익으면 자부심이 얼마나 쉽게 오만으로 변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연민을 보일지 잔인함을 드러낼 지는

우리가 그 사람과 나의 유사성을 발견했느냐에 크게 좌우 된다는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연구 결과 사람들은 나와 닮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더 큰 연민을 보일 뿐 아니라

상대가 나와 닮았는지를 순식간에 무의식적으로 판단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사람들을 대단히 빨리 평가할 뿐 아니라 한번 흘끗 보기만 해도

그의 특성과 자질 등 여러 가지를 평가할 수 있다

​교관들은 왜 그토록 열심히 병사들을 훈련해 한 사람처럼 똑같이 움직이게 할까

​유사성을 강하게 느낄수록 연민도 더 많이 느꼈고 도와줄 마음도 더 컸으며

지루한 과제를 돕는 시간도 더 길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나 돈을 요구하기에 가장 좋은 때가 언제겠는가 그가 고마움을 느낄 때다

​보상이 매력적이고 즉각적일수록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에 따른 위험을 무시하거나 축소하기 쉽다

성욕을 충족할 가시적이고 육감적인 신호가 나타나면 즉각적 쾌락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득세해

책임감 강한 남성조차도 무책임한 바람둥이로 변신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합리적 판단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거다

​감정 상태가 주변 세계를 바라보는 일반적 인식을 흔들어 놓았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애초부터 장기적 이익이 희생되더라도 우선 즉각적인 손실부터 피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인간은 주로 자기 머리와 주변 상황이 엉터리로 제시하는 위험성과 보상에 속아 판단하고 행동한다

여기에 더해 위험과 보상을 엉터리로 계산할 때가 많을 뿐 아니라 그 계산은 상당히 유동적이다

​인격은 존재한다

다만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뿐이다

​소위 인격의 기복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며 예외가 곧 규칙이라는 뜻이다

인격에는 분명한 경계가 없으며 단지 이동하는 그것도

빠르게 이동하는 저울의 눈금이 우리를 선과 악의 연속선상에서 새로운 색깔로 옮겨 놓을 뿐이다

​겁쟁이와 영웅 평범한 사람과 관대한 사람 문란한 사람과 순결한 사람 성인과 죄인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