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를 꿈꾼다.
그래서 여러 작가의 삶과 사상을 알아보고 싶어 이 책을 택했다,
작가 중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있다.
그런 사람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때마다 힘을 얻는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우선 네 사람의 생각만 정리해 보았다.
이분들 삶과 생각 모두 내가 공감하는 바가 크다.
먼저 소설가 김연수의 추천사가 참 좋다.
‘작가는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주 건강해야 한다.
소설가란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소설가란 지금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소설가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 소설을 쓴다
소설가는 불꽃이 다 타 버리고 재만 남은 뒤에도 뭔가를 쓰는 사람이다
한권 이상의 책을 펴낸 소설가에게 재능에 대해 묻는 것만큼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
그들에게 재능은 이미 오래 전에 한권의 책으로 소진돼 버렸으니까
재능은 데뷔할 때만 필요하다.
그 다음에는 체력이 필요할 뿐이다
이 체력이 있어야 소설가는 이전의 모든 위대한 소설가들이 한번쯤 맞닥뜨린 적이 있는 운명을 만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꿈꾸는 완벽함에 필적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가능한 일에 얼마나 멋지게 실패하는가를 기초로 우리들을 평가 합니다
새로 시도할 때마다 실패하는 것 그게 바로 데뷔작 이후, 그을린 이후 모든 소설가의 운명이다
늘 실패 한다는 사실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만 한다.
단 한 번의 불꽃 뒤이은 그을음과 어둠 그리고 평생에 걸친 글쓰기라는 헌신만이 나를 소설가로 만든다는 것을, 그게 바로 소설가의 운명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한다'
움베르토 에코
훌륭한 시인은 나중에 초기 시를 불태워 버리고 별 볼일 없는 시인은 초기 시를 출판 하지요
사실 어떻게 보면 모든 소설이 자서전적 이지요
등장인물을 만들어낼 때 개인적인 기억을 등장인물들에게 불어넣거든요
제 일부를 이 등장인물에게 부여하고 저의 다른 부분을 또 다른 인물에게 부여 합니다
제가 보기에 중세는 암흑시대가 아닙니다
아주 찬란하게 빛나는 시대였고 그 시대의 비옥한 토양에서 르네상스가 출연 했지요
니체는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해석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이 없고 해석만이 존재한다면 해석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비밀은 내용이 없이 텅 비어 있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 합니다
창작이 현실을 만들어 냅니다
역사 소설은 실제 사건을 허구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허구랍니다
저는 역사 소설을 성장 소설의 요소와 결합 시키는 걸 좋아한답니다.
우리가 우주의 질료 사이사이에 있는 공간을 없애고 축소시킨다면 천체 우주를 공 만하게 압축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삶은 틈새로 가득 차 있어요
책을 읽으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엄청나게 다양한 개성을 계발할 수 있답니다
삶의 마지막에 가서는 수없이 많은 삶을 살게 되는 거예요
그건 굉장한 특권이지요
전적으로 모든 분야에 탐욕스러울 수는 없어요
모든 걸 다 배우려고 들지 않도록 스스로를 억제해야 합니다
뭘 배우고 기억하기를 원하는지 구별하는 것은 인식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문화는 공동체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 제안해 주는 장치랍니다
지금 시점의 경험으로 보면 이론은 늘 변하기 때문에 학자의 작품이 살아남기는 아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살아남았죠
하지만 한 세기 전의 학자들이 쓴 수많은 텍스트들은 다시 출판 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에 많은 소설들은 계속 재출간 됩니다
그러니까 기술적으로 보자면 학자보다는 작가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지요
글쓰기는 사랑의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지요
무엇인가 소통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기 위해서요
철학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론을 납득시키려고 책을 씁니다
그리고 앞으로 3천년 동안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계속 읽기를 바라지요
저는 제 행동과 생각들을 검토하고 저 자신을 비판하면서 일생을 보냈답니다
희극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향한 인간의 본질적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희극적 감정이라는 것은 인간이 자신들이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사실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르한 파묵
글을 쓰는 공간은 잠을 자거나 배우자와 공유하는 공간과 분리 되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집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의식이나 세부적인 일들이 상상력을 죽이지요
그런 일들은 제 안에 들어 있는 일종의 악마를 죽여 버립니다
문학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악마와 천사로 이루어져 있지요
우선 전략에서 시작한 뒤 그것이 갖는 문학적 도덕적 진지함을 믿으면 결국 그것은 진지한 문학적 발명이 됩니다
일종의 문학적인 언명이 되는 것이지요
무라카미 하루키
뭔가 설명 할 때는 아주 친절하게 해야 돼요
만일 작가가 괜찮을 거야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독자들도 알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주 오만한 거예요
쉬운 언어와 훌륭한 은유 좋은 알레고리를 사용해야 하지요
그게 제가 하는 겁니다
저는 지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오만 하지도 않아요
저는 제 책을 읽는 독자들과 같은 종류의 사람입니다
작가가 되길 바라지는 않았어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거지요
그건 일종의 하늘이 준 재능이랍니다
그래서 아주 겸손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일은 사람들과 세계를 관찰하는 것이지 판단 내리는 게 아닙니다
저는 소위 결론을 내리는 것과는 언제나 거리를 두고 싶어요
모든 것을 세상의 모든 가능성에 활짝 열어 두고 싶거든요
저는 비평보다는 번역을 좋아한답니다
번역할 때는 판단을 내리도록 요청 받지 않으니까요
제가 책을 쓸 때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봅니다
때때로 저 자신으로 있는 게 싫증이 나거든요
이렇게 하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이게 환상입니다
환상을 꿈 꿀 수 없다면 책을 쓸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섹스는 영혼을 헌신하는 행위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섹스가 훌륭하면 상처가 치유 되고 상상력이 활력을 얻지요
영적 세계에서는 여자든 남자든 조용하고 지적이고 겸손 하지요
특히 현명하답니다
모든 인간들은 마음속에 아픈 부분이 있지요
그 부분도 그의 일부입니다
이 세계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이 도시 생활 자체가요
50개 채널을 가진 텔레비전이나 정부의 멍청한 사람들 등 전부가 코미디에요 그래서 저는 진지 하려고 애쓰지요
그런데 진지해지려고 할수록 더 희극적이 돼요
우리는 가짜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속에 살면서 가짜 저녁 뉴스를 보고 가짜 전쟁을 수행하지요
우리 정부도 가짜에요
하지만 우리는 이 가짜 세계에서 실제를 찾습니다
더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덜 현실적이 됩니다
책을 쓰는 건 음악연주와 비슷해요
처음에 주제를 연주하고 그 다음에 즉흥연주를 하고 그러고 나서 일종의 종결부가 오지요
폴 오스터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작가가 된 경우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요?
책은 독자에게로 열려 있는 세상이며 그 세계는 우리가 전에 여행 했던 어떤 세계보다도 더 풍요롭고 더 흥미롭다는 것을 진정한 독자는 알고 있지요
바로 이것이 젊은이들이 작가가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제 일생에는 이상한 일들이 많았고 또 예상할 수도 없고 있을 법하지도 않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이상 무엇이 현실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의 역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며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증거를 모으는 것이며 가능한 충실하게 그것을 기록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대로가 아니라 또는 이렇게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대로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제시하는 것 말입니다
물론 소설은 허구입니다
따라서 소설은 거짓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소설가는 거짓을 통해 진실을 말하려고 애씁니다.
다른 사람들이 저와 같은 종류의 경험을 하면서 사는지 알아보고 싶었지요
제가 별난 사람인지 궁금했고 현실이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정말로 이상하고 이해 불가능한 건지도 궁금 했어요
요즘 미디어는 유명인, 뜬소문, 스캔들 외에는 별로 보여주는 게 없잖아요
또 우리가 우리 자신을 텔레비전과 영화에서 묘사하는 방식이 너무도 왜곡되거나 변조되어서 실제로 사는 삶은 잊혀버렸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곤 충격적인 폭력물과 얼간이 같은 도피 주의자의 환상물 뿐이며 뒤에 숨어서 이 모든 것을 몰아가는 힘은 바로 돈 이지요
사람들은 얼간이처럼 다뤄지고요
사람들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원하도록 조작된 소비자이며 잘 속아 넘어가는 바보에 불과하지요
이것을 자본주의의 승리라 부를 수도 있겠지요
소위 보통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보통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제 경험에 기초해 보면 노동자 대부분은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들만큼 똑똑하답니다
단지 그들만큼 야심차지 않은 것 뿐이에요
나이가 50 쯤 되면 우리 모두는 귀신에 씌인 것처럼 살게 되지요
귀신이 우리 안에 살면서 산 사람들에게 하는 것만큼 죽은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하지요
인생은 너무도 짧고 너무도 연약하고 너무도 알수 없지요
결국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정말로 사랑하는 걸까요
정말로 몇 사람 뿐이겠지요
몇명 되지 않을 거예요
이 사람들이 대부분 죽고 나면 당신의 내적 세계 지도는 변할 겁니다
어린 아이가 늙어 간다는 것은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
책은 무지에서 태어난다
책의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하면 이야기를 끝낼 때까지 쭉 밀고 나갑니다
항상 순서대로 차례차례 써 나가며 한 번에 한 단락씩 씁니다
대개는 소설이 진행되면서 이야기가 계속 바뀌어 가지요
출판 된 제 책 중 어떤 것도 구상한 대로 만들어진 것은 없습니다
글쓰기는 항상 제게 그랬습니다
실수를 하다가 서서히 또렷한 의식으로 나가는 것이지요
저는 만족스러울 때까지 한 문단을 계속 쓰고 또 씁니다
그 문단이 적절한 모양 적절한 균형 적절한 음악을 얻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고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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