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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When breath becomes : 숨결이 바람될 때(폴 칼라니티)

by 굼벵이(조용욱) 2019.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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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위대한 영혼을 잃었다.

그의 이름은 폴 칼라니티.

스탠포드에서 영문학 석사를 마치고 예일 의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스탠포드 대학병원 신경정신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박사 연구원으로 일했다.

미국 신경정신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여러 대학에서 좋은 조건으로 교수자리를 제안받았지만 폐암선고를 받고 2년동안 투병하다 생각을 달리하며 죽어 가는 도중 그가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소명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체외수정을 통해 딸을 낳고 딸이 8개월인 때 통증이 지나쳐 존엄사 했다.

그는 문학이나 철학, 생물학을 소명으로 알았지만 그걸 총체적으로 포괄할 수 있는 뇌를 관장하는 학문이 신경정신과라고 판단하고 그 길을 선택했다.

높이가 너무 높으면 길이가 짧다. 높이가 없으면 누워있으므로 가장 길다.

희노애락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너무 오컴의 면도날식 상상인가?

하지만 이 사람의 경우만 보아도 그렇다.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는 자는

그것이 한 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브르크 폴크 그레빌 남작)

 

모든 학문분야란 인간의 삶을 특정 방향으로 이해하려는 도구, 즉 어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관점을 갖게 되었다.

위대한 문학작품은 나름의 고유한 도구들을 독자들에게 쥐어주며 그 어휘들을 사용하도록 이끈다.

 

재앙(disaster)이란 말의 어원은 부서지는 별을 의미한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비극은 숟가락으로 조금씩 떠주는 것이 최고다.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atient 라는 단어의 초기 뜻은 불평 없이 곤경을 견디는 자이다.

 

생물을 규정짓는 특징은 생존을 향한 분투라는 것이다.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우리는 한 번에 하루씩 살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우리 각자는 커다란 그림의 일부만 볼 수 있을 뿐이다.

5년 후 어떻게 될지는 정말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점심식사 후의 미래를 생각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나는 지금 어느 시제에 살고 있는가?

 

당신은 바다처럼 광대한 고통을 남기셨습니다.

영원과 시간 사이에.

당신의 의식과 나 사이에.

(에밀리 디킨슨)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자극한다.

(엘리엇, 황무지)

 

딸 케이디는 자기도 모르게 아빠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