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강신주의 다상담 (소비 가면 늙음 꿈 종교와 죽음 편)

by 굼벵이(조용욱) 2019. 6. 18.
728x90

  

​여러분한테 돈을 준 이유는 쓰라고 주는 거예요

​여행의 낭만이니 가족의 화목이니 다 개소리에요

여러분 돈 쓰러 여행가는 거예요

​자본주의는 세속화 된 기독교죠

기독교와는 달리 자본주의는 행복을 내세에 까지 미루지 않고 바로 이 현세에 달성 하도록 만드는 종교입니다

그러니까 기독교보다 더 리얼하고 확실한 완벽한 종교 형태인 셈이죠

 

​가난한 사람들, 돈을 별로 못 버는 사람들 혹은 비정규직인 사람들은 이상할 정도로 과소비를 해요

나중에 일거리가 없어 돈이 떨어졌을 때 그나마 자신이 과거에 돈을 벌었다는 흔적이나마 남기고 싶은 몸부림인 셈이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시대를 보편적 매춘의 시대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나를 팔아서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은 창을 안만들어요

비오는 걸 알면 안돼요

시계도 걸어 놓지 않아요

짐승처럼 가둬 놓고 기르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지요

백화점 구조의 중요한 특징이 한 가지 더 있어요

1층에는 명품관들이 있어요

한 층씩 올라갈수록 물건의 가격이 싸 져요

제일 위층에서는 떨이 상품들을 팔아요

백화점에 들어온 사람들은 우선 1층에서 갈라져요

명품관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으로

 

​자본주의, 매체, 그리고 광고는 같이 간다고 외워 주세요

이제 매체의 본질이 무엇인지 아시겠지요

새로운 상품의 광고예요

 

​우리가 저주해야 되는 건 뭐냐면 인간인 주제에 건방지게 일도 안하고 편히 먹고 사는 거예요

그냥 월세를 받고 주식 투기로 돈을 벌어요

 

​이렇게 자신의 맨얼굴을 무시하고 주어진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것을 서양에서는 인격이라고 이야기해요

인격이 영어로 무엇인지 아세요

personality에요

페르소나를 유지함 정도의 의미일 겁니다

흥미로운건 동양의 사유 전통에서는 가면보다는 맨 얼굴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겁니다

​가면을 쓰는 건 약자가 살아가는 방법이에요

 

​지혜로운 사람은 행동을 보고 우매한 사람은 마음을 보려고 하지요

 

​살아 있기 때문에 아픈 거라고 생각하세요

죽은 사람은 아픔을 느끼지 않잖아요

아픔을 감내 하고 온몸으로 원하는 것을 쟁취 해야 해요

 

​어느 곳에서나 주인이 된다면 자신이 있는 그곳이 모두 참되다라는 수처작주 입처개진 이 여덟 글자를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해요.

 

모든 자살은 타살이다(에밀 뒤르켐)

 

나이 든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쓰레기예요

노인은 부끄러운 거예요

무능하고 쓸모없는 거예요 - 일단 돈을 안씀

 

들뢰즈라는 철학자가 1995년에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해요

​죽을 때까지 삶의 철학을 관철 시킨 거지요

​그는 말년에 몸을 거의 못 움직였어요

그러니 자기가 사는 게 아닌 거예요

기계나 간호사들이 사는 거죠

 

​비범한 영혼들은 말기 암이라는 선고를 받았을 때 병원을 가지 않아요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계속 가보는 거예요

항암치료보다 그것이 덜 고통스러운 거니까요

남은 시간에 여행을 다니는 거예요

그러다 죽기 몇주 전에 더럽게 아파요

그리고 죽는 거죠

 

​인생의 묘미는 뜻대로 안된다는 것에 있어요

 

​다른 사람을 개무시 할 수 있는 사람만이 마음만 먹으면 제대로 누군가에게 신경을 쓸 수 있어요

노라고 할 수 있는 사람만이 yes라고 할 수 있는 거라고요

 

​함께 있어 주었던 고마운 사람이 죽어서 내 곁을 떠나는 것은 용서해도 살아서 나를 떠나는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용서도 허락하지 않는 게 인간이에요

 

​나이 든다는 건 정확하게는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에요

여럿이 있어도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위대 했던 사람들은 나이 들어 끝내 죽는 것을 편안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들 고민의 바닥에는 대부분 아주 이기적인 것과 유아적인 것이 깔려 있어요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우리는 살 이유가 없어요

사랑 하는 것이라도 있어야 돼요

그래서 배우자를 잃은 사람이 개라도 키우는 거예요

개한테 밥 주느라고 사는 거죠

사랑의 강도가 커지면 우리의 존재감은 무거워 집니다

반대로 사랑의 강도가 약해지면 우리의 존재감은 쿤데라의 말처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워지죠

바로 사랑이 우리의 존재감이에요

 

​제일 힘든 사람은 돌보는 게 없는 사람들이에요

​삶의 이유는 내가 애정을 갖고 있거나 나에게 애정을 갖고 있는 무언가에서 찾아야 해요

 

​불교에서는 평상심즉도라고 합니다

억지 마음이 아니라 평상시의 마음으로 타인과 관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이에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것이 오래 가거든요

​베르그송이라는 철학자가 쓴 창조적 진화 라는 책에 없다는 있다 보다 하나가 더 많다고 해요

여러분이 보고 있는데 제가 연필을 뒤에 숨 숨겨 놓으면 이제 연필이 없죠

그런데 여러분 머리속에는 연필이 있잖아요

연필이 있었는데 이제는 없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그런데 이곳에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제가 책상을 가리키며 여기에 뭐가 있는지 물어보면 그 사람이 뭐라고 할까요

아무것도 없다고 할까요?

아니죠

책상이 있다고 대답할 거예요

그래서 없다는 건 하나가 더 있다는 거예요

 

​일단 꿈이 없어야 된다는 건 아셔야 해요

그럼 해탈 하는 거예요

불교에서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걸 여여, 타타타, 진여라고 해요

완전히 현재에 사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 현재를 살아가려는 것 이게 중요한 거죠

 

​장자의 첫 번째 편이 소요유죠

소요라는 말은 목적이 없다는 뜻이고 유라는 글자가 여행을 말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목적이 없는 여행인 거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다 순간적이예요

왜 벚꽃이 아름다운 데요

 

​부부가 오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까요

이사를 자주 다니시면 되요

자주 이사를 가고 거주지를 옮기는 건 우리를 현재에 살게 해요

 

​베짱이는 안 죽어요 베짱이처럼 사세요

​좋아하는 것을 하는데 경제적으로 힘드시다면 그것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일로 돈을 버셔야 합니다

정말로 그 일을 좋아한다면 말입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이용합니다

깡패 ㅡ 죽을래?

 

​인간과 개만 변비가 있어요

사회생활을 하는 존재들은 변비가 생겨요

타인의 편안함을 위해 스스로 똥을 참아서 생기는 거니까요

 

​강한 자만 배려하는 거예요

약한 자가 하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에요

눈치를 보는 거예요

 

​'이 사람은 악한 사람이야' 이건 타인의 평가에요

내가 평가하는 건 오로지 good과 bad라고요

좋아 나빠 이 느낌이에요

 

​사랑하지 마세요

사랑하면 무조건 아파요

약한 사람은 타인을 사랑하지 않아요

스님들은 항상 말하죠

공덕을 쌓으라고

교회에서는 예수님 말씀대로 살라고 하죠

그래야 미래가 보장 된다고요

여기에 자본가가 끼어들어요

지금 돈 쓰지 말고 보험에 들라고요

미래에 대한 공포 속에 종교와 자본주의는 항상 같이 살아요

그래서 짐멜이나 벤야민은 자본주의를 세속화 된 기독교라고 정의 내렸던 거예요

​현재를 잡으면 종교는 의미가 없어요

사랑을 하면 우리는 종교를 찾지 않아요

 

성적인 매력이 사라진 후에는 가치관이 맞아야 부부관계가 유지되는 거예요

 

​키에르케고르는 사랑의 본질을 이렇게 말해요

사랑하기 전에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주관적이다

그런데 타인에 대해서는 객관적이다 라고요

타인에 대해서 객관적이라는 건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사랑을 하게 되면 타인을 주관적으로 보게 돼요

타인을 주관적으로 본다는 건 마치 내가 그 사람인 것처럼 느끼려고 한다는 거예요

사랑에 빠졌을 때 나는 나에 대해서 어떤가요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해요

그 사람 시선에서 나를 보기 때문이죠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지를 생각하는 거예요

사랑에 빠지면 나는 나에 대해 객관적이고 사랑하는 사람인 타인에 대해서는 주관적이다

키에르케고르 이야기입니다

어떤 부부 중 한명이 바람을 피웠다고 하면 우리는 한 사람이 누군가한테 반해서 상대를 버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경우는 대개 없어요

그전에 둘 사이의 사랑이 끝났던 거예요

 

​영적인 체험이라는 건 아주 강한 약함의 체험 섬세함의 체험이에요

자신이 약할수록 외부에 뭔가 자기보다 더 강한 것이 있다고 느껴지는 착각이죠

그게 나의 약함에서 비롯된 환각일 뿐이라는 걸 아셔야 해요

 

​자유와 사랑은 같은 거예요

자유롭지 않은 사람은 사랑을 못하고요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유로워야 된다는 걸 알아요

 

동물들을 보면 대부분 자아가 통일 되어 있어요

그런데 개는 관찰해 보면 분열이 되어 있어요

개는 주인을 의식 하면서 자기 자신을 봐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소설이 있죠

저는 이 책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무장한 고급 포르노라고 생각해요

 

​친구가 죽겠다고 할때 죽지마 무슨 문제야 이런 말 하지 마세요

친구 손을 꽉 잡고 사랑해 그러면 못 죽어요

죽음과 사랑이라는 건 항상 연동 되어 움직여요

 

​일기를 포함해 모든 글은 궁극적으로는 타인이 읽으라고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글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구애 행위라고 할 수 있지요

 

​정말로 훌륭한 작가는 어린 시절의 일기를 쓸 때도 온 가족을 배려해요

어머니가 읽어도 감동할 수 있는 일기를 써요

삶은 사랑이고 사랑이 바로 삶입니다

 

삶과 죽음을 가로 막을 수 있는 차단막은 무엇일까요

그건 사랑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있어도 좋고 아니면 자신이 무척 사랑하는 것이 있어도 좋습니다

 

​이제 나는 명령한다

짜라 투스트라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발견할 것을

(니체의 묘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