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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작가란 무엇인가(파리 리뷰 인터뷰)

by 굼벵이(조용욱) 2020.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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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생각과 삶 속에서 작가의 꿈을 키워보자.

움베르토 에코

훌륭한 시인은 나중에 초기 시를 불태워 버리고 별 볼 일 없는 시인은 초기 시를 출판하지요

사실 어떻게 보면 모든 소설이 자서전적이에요

등장인물을 만들어낼 때 개인적인 기억을 등장 인물들에게 불어넣거든요

제 일부를 이 등장인물에게 부여하고 저의 다른 부분을 또 다른 인물에게 부여합니다

제가 보기에 중세는 암흑시대가 아닙니다

아주 찬란하게 빛나는 시대였고 그 시대의 비옥한 토양에서 르네상스가 출현했지요

니체는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해석 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이 없고 해석만이 존재한다면 해석할 게 뭐가 있습니까

비밀은 내용이 없이 텅 비어 있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창작이 현실을 만들어 내지요

역사 소설은 실제 사건을 허구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허구랍니다

저는 역사 소설을 성장 소설의 요소와 결합시키는 걸 좋아한답니다

우리가 우주의 질료 사이사이에 있는 공간을 없애고 축소시킨다면 전체 우주를 공 만하게 압축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삶은 틈새로 가득 차 있어요

모든 번역은 일종의 타협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엄청나게 다양한 개성을 계발할 수 있답니다

삶의 마지막에 가서는 수없이 많은 삶을 살게 되는 거예요

그건 굉장한 특권이지요

전적으로 모든 분야에 탐욕스러울 수는 없어요

모든 걸 다 배우려고 들지 않도록 스스로를 억제해야 합니다

뭘 배우고 기억하기를 원하는지 구별하는 것은 인식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문화는 공동체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 제안해 주는 장치랍니다

이론은 늘 변하기 때문에 각자의 작품이 살아남기는 아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살아남았죠.

하지만 딱 한 세기 이전의 학자들이 쓴 수많은 텍스트들은 다시 출판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에 많은 소설들은 계속 재 출간됩니다

그러니까 기술적으로 보자면 학자보다는 작가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지요

글쓰기는 사랑의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지요

무엇인가 소통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기 위해서요

철학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론을 납득시키려고 책을 씁니다

그리고 앞으로 33천 년 동안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계속 읽기를 바라지요

저는 제 행동과 생각들을 검토하고 저 자신을 비판하면서 일생을 보냈답니다

저는 희극적 감정이라는 것은 인간이 자신들이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사실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답니다

희극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향한 인간의 본질적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한 파묵

글을 쓰는 공간은 잠을 자거나 배우자와 공유하는 공간과 분리되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집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의식이나 세부적인 일들이 상상력을 죽이지요

그런 일들은 제 안에 들어 있는 일종의 악마를 죽여 버립니다

우선 전략에서 시작한 뒤 그것이 갖는 문학적 도덕적 진지함을 믿으면 결국 그것은 진지한 문학적 발명이 됩니다

일종의 문학적인 언명이 되는 것이지요

무라카미 하루키

뭔가 설명할 때는 아주 친절하게 해야 해요

만일 작가가

괜찮을 거야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독자들도 알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주 오만한 거예요

쉬운 언어와 훌륭한 은유 좋은 알레고리를 사용해야 하지요 그게 제가 하는 겁니다

저는 아주 주의 깊게 분명하게 설명하거든요

저는 지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오만하지도 않아요

저는 책을 읽는 독자들과 같은 종류의 사람입니다

작가가 되길 바라지는 않았어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요

그건 일종의 하늘이 준 재능이랍니다

그래서 아주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일은 사람들과 세계를 관찰하는 것이지 판단 내리는 게 아닙니다

저는 소위 결론을 내리는 것과는 언제나 거리를 두고 싶어요

모든 것을 세상의 모든 가능성에 활짝 열어 두고 싶거든요

저는 비평보다는 번역을 좋아한답니다

번역할 때는 판단을 내리도록 요청받지 않으니까요

저는 말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지요

그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인물인지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애쓸 뿐입니다

이 남자한테서 이런 요소를 그리고 저 여자한테 서는 또 다른 요소들을 봅니다 글을 쓰는 예닐곱 달 동안 이 인물들은 지속해서 살아 있습니다

일종의 우주를 이루는 것이지요

제가 책을 쓸 때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봅니다

때때로 자신으로 있는 게 싫증이 나거든요

이렇게 하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이게 환상입니다

환상을 꿈꿀 수 없다면 책을 쓸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새 소설을 쓸 때마다 이전의 구조를 파괴해 버립니다

섹스는 영혼을 헌신하는 행위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섹스가 훌륭하면 상처가 치유되고 상상력이 활력을 얻지요

영적 세계에서는 여자든 남자든 조용하고 지적이고 겸손하지요

특히 현명하답니다

모든 인간들은 마음속에 아픈 부분이 있지요

그 부분도 그의 일부입니다

제 주인공들은 뭔가를 잃었어요

그래서 그 잃어버린 부분을 계속 찾아다닙니다

마치 성배나 필립 말로처럼요

이 세계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이 도시 생활 자체 가요

50개의 채널을 가진 텔레비전이나 정부의 멍청한 사람들 등 전부가 코미디예요

그래서 저는 진지하려고 애쓰지요

그런데 진지해지려고 할수록 더 희극적이 돼요

우리는 가짜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속에 살면서 가짜 저녁 뉴스를 보고 가짜 전쟁을 수행 하지요

우리 정부도 가짜예요

하지만 우리는 이 가짜 세계에서 실제를 찾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책을 쓰는 건 음악 연주와 비슷해요

처음에 주제를 연주하고 그다음에 즉흥 연주를 하고 그러고 나서 일종의 종결부가 오지요

폴 오스터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작가가 된 경우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책은 독자에게 열려 있는 세상이며 그 세계는 우리가 전에 여행했던 어떤 세계보다도 더 풍요롭고 더 흥미롭다는 것을 진정한 독자는 알고 있지요

바로 이것이 젊은이들이 작가가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제 일생에는 이상한 일들이 많았고 예상할 수도 없고 있을 법하지도 않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 이상 무엇이 현실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의 역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며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증거를 모으는 것이며 가능한 충실하게 그것을 기록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대로가 아니라 또는 이렇게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대로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 그대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소설은 허구입니다

따라서 소설은 거짓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소설가는 거짓을 통해 세상에 관한 진실을 말하려고 애를 씁니다

멀쩡히 살아있던 제 친구가 한순간에 죽었지요

저는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무작위로 일어난 죽음과 함께 세상만사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지요

다른 사람들이 저와 같은 종류의 경험을 하면서 사는지 알아보고 싶었지요 제가 별난 사람인지도 궁금했고 현실이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정말로 이상하고 이해 불가능한 건지 궁금했어요

바깥세상은 광란의 도가니였어요

요즘 미디어는 유명인 뜬소문 스캔들 외에는 별로 보여 주는 게 없잖아요

또 우리가 우리 자신을 텔레비전과 영화에서 묘사하는 방식이 너무도 왜곡되거나 변질되어서 실제로 사는 삶은 잊어버렸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곤 충격적인 폭력물과 얼간이 같은 도피자의 환상 물뿐이며 뒤에 숨어서 이 모든 것을 몰아가는 힘은 바로 돈이지요

사람들은 얼간이처럼 다루어지고요

사람들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원하도록 조작된 소비자이며 잘 속아 넘어가는 바보에 불과하지요

이것을 자본주의의 승리라 부를 수도 있겠지요

소위 보통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보통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지요

제 경험에 기초해 보면 노동자 대부분은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들만큼 똑똑합니다 단지 그들 만큼 야심 차지 않은 것뿐이에요

나이가 50 쯤 되면 우리 모두는 귀신에 씐 것처럼 살게 되지요

귀신이 우리 안에 살면서 사람들에게 하는 것만큼 죽은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하지요

인생은 너무도 짧고 너무 연약하고 너무도 알 수 없지요

결국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정말로 사랑하는 걸까요

정말로 몇 사람뿐이겠지요

몇 명 되지 않을 거예요

이 사람들이 대부분 죽고 나면 당신의 내적 세계의 지도는 변할 겁니다

제 친구 조지 오펜은 늙는 것에 대해 제게 어린아이가 늙어 간다는 것은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라고 말한 적이 있지요

책은 무지에서 태어난다

대개는 소설이 진행되면서 이야기가 계속 바뀌어 가지요

출판된 제 책 중 어떤 것도 구상한 대로 만들어진 것은 없습니다

글쓰기는 항상 제게 그랬습니다

실수를 하다가 서서히 또렷한 의식으로 나아가는 것이지요

저는 만족스러울 때까지 한 문단을 계속 쓰고 또 씁니다

그 문단이 적절한 모양 적절한 균형 적절한 음악을 얻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고쳐 씁니다

이언 매큐언

그레이엄 그린은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웅덩이라고 불렀습니다

소설을 쓰는 것은 영감의 웅덩이들 사이의 도랑을 파서 연결하는 것입니다

초고를 최종 본처럼 생각하면서 천천히 작업합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단락들을 읽기도 합니다

악 없이 사는 것은 더 힘들며 신을 믿지 않는 것보다 더 힘들 것 같습니다

윌슨은 미소에 대해 사회적인 긴장 완화 제 또는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더 많이 받으려고 선택한 인간 행동의 한 요소라고 말했지요

심지어 눈먼 아이조차 미소를 짓습니다

필립 로스

바람 피우는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보통의 남편과 아내가 무대 위에 오른다면 그들은 엄청난 압박하에 연기를 잘할 가능성이 없이 자의적으로 얼어붙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집이라는 극장에서는 속고 있는 배우자라는 관객 앞에서 완벽하고 극적인 솜씨로 결백함과 충실함이란 역할을 수행하지요

참으로 놀랍고 멋진 연기가 아닙니까

가장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천재적으로 고안된 완벽하고 세심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아마추어들이 해내면서 아주 위대한 연극이 탄생합니다

사람들은 멋지게 그들 자신인 체 합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가장 하는 것은 가장 미묘한 형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직업상 가장하는 사람인 소설가가 아내를 속이는 둔감하고 상상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교외에 살고있는 회계사보다 더 능숙하거나 더 믿을 만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작가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역할을 맡은 공연가입니다

그가 1 인칭 단수 화자의 가면을 썼을 때는 특히 그렇지요

문학은 도덕적 아름다움의 경연장이 아닙니다

그 가면의 힘은 가장을 벗겨 내는 권위와 대담함에서 나옵니다

그것이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믿음이 중요한 것이지요

작가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왜 그가 그렇게 비열하게 행동 하나요가 아니라 그가 이 가면을 씀으로써 무엇을 얻게 되나요 입니다

레베카 웨스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하여 책을 쓸 때 그의 "고백"은 너무도 주관적으로 옳아서 객관적으로 옳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물고기가 헤엄치거나 새가 나는 것과 달리 제게 글쓰기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글쓰기는 어떤 종류의 자극 또는 특별한 긴박감 하에 이루어집니다

글쓰기는 정교한 가면을 씀으로써 개인적인 것을 공적인 행위로 바꾸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당신의 도덕적인 성품에는 낯선 특질을 당신이란 존재를 통해 빨아 올리는 매우 고된 정신적인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독자에게 만큼 작가에게도 고되지요.

다른 사람으로 가장하는 작가는 사람들이 뭘 보여주길 원하고 뭘 숨기고 싶어 하는지 방향을 정해주는 보통 인간의 본능을 따를 여유가 없답니다

허위 자백은 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흥미롭습니다

소설가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소설가들은 거짓말쟁이나 사기꾼처럼 다른 사람에게 실제로 일어났던 극적이거나 끔찍하거나 머리를 곤두서게 하거나 멋진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처럼 가장할 것입니다

저는 항상 그녀의 독특한 말투에 매료 당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적합한 때가 왔을 때 그 말씨를 써먹었지요

그렇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모두 제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플로리다 출신의 여든 세 살 흑인 청소부 올리비아 그녀는 바로 저입니다

인생은 길고 예술은 더 짧지요.

제 관심은 사람들이 정말로 하는 일에 대해 글을 쓰는 것입니다

하룻밤에 모두 여섯 편의 꿈을 꾼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 꿈들은 여섯 편의 꿈일까요

밀란 쿤데라

맬컴 로리는 성공이란 집에 불이 나는 것보다 더욱 끔찍한 재앙이다

명성은 영혼의 집을 소진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브로흐가 소설적인 지식이라고 즐겨 부르는 그 특정 대상이란 바로 실존입니다

제 생각에 브로흐가 사용하는 백과사전적이라는 단어는 실존의 빛을 비추기 위해서 모든 장치와 모든 형태의 지식을 함께 모아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소설이 실존을 백과사전적으로 조명할 수 있으려면 생략의 기법과 응축의 기술을 잘 사용해야 합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최소한 시작 부분을 기억할 수 있어야지요

안 그러면 소설이 그 형태를 읽게 되고 구조적 명료성이 흐려 지지요

진지한 철학자가 소설의 영역에 들어서자마자 장난스러운 사유자가 됩니다

그 소설에는 단 하나의 진지한 문장도 없어요

소설 안의 모든 것이 놀이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작품보다는 사상을 선호하거든요

키치란 똥의 존재를 절대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카프카를 해석하려고 하기 때문에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카프카의 탁월한 상상력에 몸을 맡기기보다는 알레고리를 찾으려 들기에 결국 상투적인 회답만 들고 옵니다

상상력이 그 자체로 가치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술 특히 현대 예술에 대해서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카프카의 소설은 꿈과 현실의 결합입니다

아직 꿈도 현실도 아니지요

카프카는 무엇보다도 미학적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소설 전체의 일관성을 부여해 주는 것은 주제와 변주들의 통일성입니다

소설은 가상의 등장인물을 통해 본 실존에 대한 성찰입니다

소설의 역사를 볼 때 소설은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어떻게 활용하면 될지 알지 못합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기둥들은 무게 가벼움 영혼 몸 대장정 똥 키치 공간 현기증 강함 약함입니다.

범주적 성격 때문에 이 단어들은 유사한 의미의 단어로 대체할 수 없을 겁니다

저의 모든 소설들은 일곱이라는 숫자에 기반한 구조의 변주입니다

각 장들도 자신들만의 작은 세계를 창조해야 합니다

각 장들은 상대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하거든요

플로베르 이후에 소설가들은 플롯이라는 인위적인 계획을 없애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소설은 제일 지루한 삶보다 더 지루하게 되었지요

그것은 플롯을 그럴듯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해방시키는 거예요

일부러 그럴 듯 하지 않은 요소를 선택해서 그럴 듯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해 주는 거지요

위대한 유럽 소설들은 오락으로 출발했고 모든 진정한 소설가들은 그 점을 그리워해요

실상 위대한 오락물들의 주제는 심각할 정도로 진지해요 세르반테스를 생각해보세요 제가 평생 추구해온 야심은 가장 심각한 질문을 가장 가벼운 형식으로 던지는 것입니다

제 소설 중 어떤 것에든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우스운 사랑들'로 이름 붙혀도 무방합니다

 

레이먼드 카버

제가 저 자신과 제 글 제 아내와 아이들과 관련해서 삶에서 가장 원했던 일들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닫고 나서 술을 엄청나게 마시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상한 일이지요

파산하거나 알코올 의존자가 되거나 바람피우거나 도둑이 되거나 아니면 거짓말장이가 될 의도를 갖고 삶을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자서전적입니다

물론 자기 삶의 이야기를 소설로 바꾸려면 아주 솜씨가 좋아야해요

엄청나게 대담해야 하고 뛰어난 기술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기꺼이 자신의 모든 걸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젊었을 때는 잘 아는 것에 대해서 쓰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습니다

자신의 비밀보다 더 잘 아는 게 뭐가 있겠어요

약간의 자서전적 요소에다 많은 상상력을 가미 하는 것이 최선이지요

어떤 일을 열심히 해 봐야 의미가 없어요

한 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나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 수 있다고 생각한 일들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는 걸 알게 되지요

삶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삶이 무너져 내리는 걸 보게 됩니다

일하는 시간의 많은 부분을 수정하고 다시 쓰는 시간이지요

제대로 된 작가라면 가급적 많은 예리한 독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한 진실하게 잘 쓰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가능한 한 잘 쓰고 나서 좋은 독자를 기다리는 거지요

하지만 작가는 또한 어느 정도 까지는 다른 작가를 위해서 글을 씁니다

그들의 작품에 대해 경탄해 마지 않는 죽은 작가들과 조화 하는 현존 작가들을 염두에 두고서 글을 쓰는 것이죠

친구여 비범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업적을 성취한 비범한 사람들에 대해서 글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바뀌어서 다른 사람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곧 제 삶이 결국에는 전혀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어쨌든 눈에 띄든 아니든 제가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았답니다

그때 예술은 제가 시간이 있을 때 제가 그렇게 할 여유가 있을 때에 추구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는 것 단지 그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소설은 부분적으로는 한 세상의 소식을 다른 세상으로 전달해 주는 것입니다

소설은 단지 그것에서 얻는 강렬한 즐거움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뭔가 지속적이고 오래가고 그 자체로 아름다운 어떤 것을 읽는 데서 오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지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글을 쓰라고 말하고 싶군요

제 작품에 대한 가장 큰 찬사가 상상력에 주어진 다는 것이 저를 항상 기쁘게 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제 작품의 단 한 줄도 현실에 근거를 두지 않은 것이 없다는것이 사실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카리브해의 현실이 가장 터무니없는 상상을 닮았다는 것이지요

문학과 목수 일은 모두 매우 힘듭니다

무엇인가를 글로 쓴다는 것은 탁자를 만드는 것 만큼 힘이 들지요

이 두 가지 모두 나무처럼 딱딱한 재료인 현실을 이용해 일합니다

온갖 기교와 기술을 사용해야 하고요

근본적으로 이 두 가지는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마술 같은 것은 매우 적은 반면 일은 엄청나게 많이 고되게 해야 하지요

10퍼센트의 영감과 90%의 노력을 필요로 한답니다

권력을 더 많이 갖게 될수록 누가 자기에게 거짓말을 하고 참말을 하는지 알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절대 권력을 갖게 되면 현실과 접촉 할 수 없게 되며 그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고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권력을 가진 사람 독재자는 이권에 둘러싸이고 독재자를 현실로부터 고립시킬 목적만 가진 사람들에 둘러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그를 소외 시키기 위해 모든 것이 협조를 하지요

작가가 현실을 그리려고 애를 쓸 때 그런 시도가 현실을 왜곡 시키기도 합니다

저는 글 쓰는 행위는 희생이며 경제적 상황이나 감정적 상태가 나쁘면 나쁠 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낭만적인 개념의 글쓰기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작가는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주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학 작품 창작은 좋은 건강상태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며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의 작가들은 이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직관도 역시 소설 쓰기의 근본인데 직관은 과학적 지식이나 어떤 다른 종류의 학문 없이도 실제를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어떤 특별한 특징입니다

직관은 힘들여 싸우지 않으면서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소설가에게 직관은 본질적입니다

근본적으로 직관은 지상주의와 반대됩니다

비평가들은 무엇보다도 그들은 작가란 이래야 한다는 이론을 갖고 있지요

그들은 작가를 그들의 틀에 맞추려 들고 만일 작가가 그 틀에 맞지 않으면 그 틀에 끼워 맞추려고 하지요

나이가 얼마든지 간에 명성이나 성공은 나쁩니다

작가가 일종의 상품으로 바뀌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만이라도 책들이 모두 제 사후에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소설을 더 좋게 만든 영화는 한 편도 생각나지 않지만 형편없는 소설이 훌륭한 영화로 바뀌는 것은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유일하게 평생동안 후회하는 일은 딸이 없다는 것입니다

헤밍웨이

저는 글쓰기를 멈춘 부분까지 매일 다시 고쳐 씁니다

저는 무기여 잘있거라의 마지막 쪽을 서른 아홉번이나 고치고 나서야 겨우 만족했습니다

가장 좋은 글은 분명히 사랑에 빠져 있을 때 가능합니다

글을 쓰겠다는 사람이 글을 쓰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집을 나가서 목을 매야 합니다

그리고 가차 없이 목매는 밧줄에서 끌어 내려져야 하고 죽을 각오로 남은 삶 동안 최선을 다해 쓰도록 스스로 강요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는 최소한 목매는 이야기로 시작할 수 있겠지요

만일 당신이 누군가에게 낡고 진부한 질문을 한다면 당신은 낡고 진부한 대답을 듣기 십상일 것입니다

글을 쓰면 쓸수록 점점 더 혼자가 되더라고요

즐거움 외의 무엇을 발견하시든 그것은 당신이 책을 읽을 때 이미 알고 있었던 지식에서 나오는 것일 겁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서투름 만을 봅니다

그러고 나면 그 서툰 점이 눈에 잘 띄지 않게 되지요

이것들이 너무도 서툴러 보일 때 사람들은 이 서투름을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서 흉내 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후회할 만한 일이지요

훌륭한 가치를 가졌다고 확신하는 이미 죽은 작가들보다 더 잘 쓰려고 애쓰 곤 했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을 쓰려고 오랫동안 애써왔을 뿐입니다

종종 저는 운이 좋았고 제 능력보다 더 좋은 작품을 쓰기도 했습니다

만일 작가가 관찰하는 것을 멈춘다면 그는 끝장난 것이지요

그가 관찰하는 것의 모두가 그가 알고 있거나 본 것들로 이루어지는 거대한 자산이 됩니다

저는 항상 빙산의 원칙에 근거하여 글을 쓰려고 애썼습니다

빙산은 전체의 8분의 7이 물속에 잠겨 있지요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안 쓰고 버린다 해도 그건 빙산의 보이지 않는 잠겨 있는 부분이 되어 빙산을 더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작가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여 안 쓰는 것이라면 이야기에는 구멍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노인과 바다는 천 쪽이 넘을 수도 있었습니다

마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태어나고 교육 받고 아이를 낳는지 등등의 과정을 모두 담을 수도 있었고요

그런 것들은 이미 다른 작가들이 훌륭하고 멋지게 그렸지요

글을 쓸 때는 이미 만족스럽게 이루어진 것에 의해 제한을 받기 마련입니다

정치색 짙은 작가들과 관련해 확실한 것은 그의 작품이 존속되려면 당신이 그 작품을 읽을 때 정치적인 부분을 건너뛰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소위 정치적인 작가들 중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정치관을 자주 바꿉니다

일어난 일로부터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알고 있거나 알 수 없는 모든 것으로부터 재현이 아니라 창작을 통해 살아있는 어떤 것 보다 더 진실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지요

당신은 그것을 살아있게 할 수 있고 만일 당신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면 그것에 영원성을 부여할수도 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글을 쓰는 이유이고 우리가 아는 한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윌리엄 포크너

누가 햄릿과 한여름밤의 꿈을 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써서 이 작품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예술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술가가 창조한 작품 만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예술가에 대해서는 새롭게 말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모든 소설가들이 처음에는 시를 쓰기로 했겠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단편을 쓰려고 했을 겁니다

단편은 시 다음으로 까다로운 예술 형식입니다

그리고 단편도 실패하고 나면 그제야 장편을 써 보는 것이지요

99%의 재능과 99%의 훈련 99%의 작업 소설가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결코 만족하면 안 됩니다

소설가는 소설을 마치기 위해 아무에게서나 훔쳐오고 빌려오고 구걸하고 빼앗아 온다는 점에서 도덕과는 완전히 관계 없지요

제 경험으로는 제 직업에 필요한 것은 종이 담배 음식과 약간의 위스키 뿐입니다

돈을 지원받아서 좋은 글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인간은 자유에 대한 단순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파괴 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글을 완성하는 데는 어떤 기계적인 방법도 없으며 지름길도 없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통해 스스로 배우도록 하세요

사람들은 실수로만 배웁니다

작가가 갖추어야 할 특질은 자신의 작품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성이며 그에 관해 스스로 속이지 않으려는 정직성과 용기입니다

작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방식으로 그럴듯한 감동적인 상황에서 그럴듯한 사람들을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환경을 자신의 수단의 하나로 분명히 사용해야 합니다

음악은 인간의 경험과 역사에서 가장 먼저 등장 했기 때문에 표현하기 가장 쉬운 수단은 음악일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가장 슬픈 일 중의 하나는 사람이 하루에 8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을 그토록 비참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예술가는 비평가 위의 계층입니다

왜냐하면 비평가는 예술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감동시킬 무엇인가를 쓰는 반면에 예술가는 비평가들을 감탄시킬 무엇인가를 쓰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저를 만족시키기만 하면 됩니다

저는 문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 단순히 작가입니다

비평가들이 당신의 등장인물은 결코 의식적으로 선과 악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생은 선과 악에 관심이 없습니다

돈키호테는 계속해서 선과 악 사이에서 선택을 합니다만 그는 꿈을 꾸는 상태에서 선택을 합니다

그는 미치광이입니다

그가 현실을 직시할 때는 사람들과 맞서느라 너무 바빠서 선과 악을 구별할 시간이 없을 때 뿐입니다

사람들은 오직 삶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시간을 단지 살아 있는데 써야 합니다

삶은 움직이며 움직임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인 야망 권력 쾌락과 같은 것에 관심을 둡니다

그는 조만간 선과 악 사이에서 선택을 하도록 강요 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일도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그 자신으로부터 도덕적 양심이 선택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도덕적 양심은 신들로부터 꿈꿀 권리를 얻기 위해서 신들로부터 받아들여야만 할 저주입니다

모든 예술가의 목적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삶이라는 움직임을 잡아서 다시 고정시켜 수백년 후에 이방인이 그것을 보게 되었을 때 그것이 삶이기 때문에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에게 유일하게 가능한 불멸은 언제나 살아 움직여서 불멸인 어떤 것을 뒤에 남겨 놓는 것 뿐입니다

그것은 항상 움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무살에서 40살 사이의 사람들은 동정심이 많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럴 능력을 갖고 있으나 그것을 알지 못하고요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될 때 그런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스무살에서 40살 사이에 무언가를 하려는 아이의 의지는 더 강해지고 더 위험 해지지만 동정심에 대해서는 배우기 시작하지 않습니다

행동으로 옮기려는 능력은 환경과 압박을 통해 악 쪽으로 가기 때문에 사람은 도덕적이기 이전에 먼저 강해집니다

세상의 고통은 스무살에서 40살 사이의 사람들에 의해 야기됩니다

저희 집 근처에 살면서 인종 간의 긴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에멧틸을 살해한 밀람가와 브라이언트가 사람들과 복수로 백인 여성을 잡아다가 강간하는 흑인 갱들과 히틀러와 같은 사람들 나폴레옹 같은 사람들 레닌 같은 사람들은 인간의 고통과 권위의 상징인데 그들은 모두 스무살에서 40살 사이입니다

진짜를 가짜로 승화시킴으로써 제가 가진 재능이 무엇이든 간에 그 절대적인 꼭대기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간은 개인의 일시적인 육화된 삶에서만 존재하는 유동적인 조건이라는 저의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과거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현재만이 있을 뿐입니다

만일 과거가 존재한다면 슬픔이나 회오는 있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만든 세상이 우주에서 일종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즉 아무리 그 중심이 작더라도 그 중심을 없앤다면 그 우주 자체는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E.M. 포스터

어떤 사람이 그 자신일 수 있는 것은 어떤 특별한 상황에서만이기 때문입니다

인도에서는 모든 동물에게 비밀스러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기를 원하더라고요

제가 배운 것은 한 집안에서 일어나는 유머의 가능성이었습니다.

푸르스트에게 배운 것은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자신을 보는 방식입니다

저는 제가 쓴 작품을 읽는 걸 좋아해서 종종 그렇게 합니다

에필로그

작가가 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경험한 한정된 세계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바탕으로 어떤 무엇보다도 완전히 진실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