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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안나 카레니나(레프 톨스토이)

by 굼벵이(조용욱)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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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으로 구성되며 거의 20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톨스토이는 레빈과 키티를 통해 자신의 이상향을 세상과 공유하려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소설 속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제목에서 말하는 안나 까레리나가 이 책의 주된 주인공은 아닌 것 같다.

유부녀가 총각과 눈이 맞아 가출하고 고뇌하며 더 큰 사랑으로 넘어서지 못한 채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져 자살한다는 테마로 구성되지만 그가 정작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삶에 대한 명제 즉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이와 같은 명제를 중심에 놓고 출발한다.(대부분의 고전들이 그렇다.)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선보이며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생각들을 다양한 캐릭터로 쏟아붓는다.

안나도, 그의 남편 알렉세이도, 내연남 브론스키도, 그의 오빠 스테판도, 올케언니 다리 야도,, 오빠 친구 레빈도, 레빈의 아내 키티도, 레빈의 형 세르게이도 모두 사실은 각자가 톨스토이의 또 다른 생각들이다.

모든 사람들은 다양한 생각 안에서 여러 가지 행동을 선택한다.

몇 가지 유사한 행동이 반복되며 패턴을 그리는데 그 패턴이 그 사람의 캐릭터로 규정된다.

그래야 그 사람의 미래 행동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톨스토이가 마지막까지 이상향으로 끌고 간 캐릭터는 레빈과 키티다.

그런 레빈은 나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있다.

레빈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느끼는 여러 고뇌도 나랑 너무 닮았다.

그런 것들이 지금껏 세계 지성에 엄청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볼 수 있다.

안나가 죽어가며 보이는 우울증적 불안심리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세밀하게 묘사되어있다.

나는 줄곧 그의 소설 안에서 그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착각을 했다.

60년 동안 일기를 썼던 그이기에 소설의 상당 부분을 아마도 일기 안에서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소설을 쓰려면 우선 일기부터 써야 한다.

왜냐하면 일기는 우리가 내 의지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다른 의지에 의해 살려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라고도 하고, 우연이라고도 하며, 기적이라고도 한다.

종교인은 절대자의 뜻이라고도 하고 과학자는 증명이 불가능한 현상이라며 생각의 범주에서 제외한다.

철학자는 그 안에서 어떤 원칙을 찾아내려 애쓰지만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있다.

하루하루가 실은 이렇게 도대체 내가 알 수 없는 기적이나 우연들로 이루어져 있다.

20년간의 일기도 머잖아 그의 소설 같은 멋진 소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밑줄 쫙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이게 이 긴 소설의 주제다)

 

수줍음을 억누르려 안간힘을 쓴 탓에 그의 얼굴은 불현듯 성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종종 이런다)

 

여자들이 종종 못생기고 평범한 남자를 좋아한다고들 하지만 그는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진실인지 알고 싶다. 내게 여자가 없는 것은 잘 생기고 비범해서인가? 교만이 고개를 드는 순간...)

 

레빈에게는 이 많은 사람들 틈에서 그녀를 찾는 것이 엉겅퀴 틈에서 장미를 찾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었다

그녀로 인해 주위의 모든 것이 환하게 빛났다

레빈의 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아가씨가 두 부류로 나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한 부류는 그녀를 제외한 이 세상의 모든 아가씨로서 그녀들은 온갖 인간적인 약점을 가진 지극히 평범한 여자들이다

또 한 부류는 오직 그녀만이 존재한다

그녀는 어떠한 약점도 없고 모든 인간적인 것을 초월한 여자이다(콩깍지론)

그런데 친구, 여자들이란 나사 같은 거야

그 위에서 모든 것이 돌아가지

인생의 변화 인생의 매력 인생의 아름다움 그 모든 것은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 갑자기 그 두 사람은 깨달았다

자기들은 친구사이인데다 함께 식사를 하고 술까지 마시고 있지만 저마다 자기 생각에 빠져 상대방의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추하고 더럽다는 형의 말이 맞는 게 아닐까

사람의 머릿수만큼 그 생각도 가지각색이라면 마음의 수만큼 사랑의 종류도 다양할 것 같아요

그녀는 자기가 바라는 대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속여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말이란 그가 본 사물의 아름다움을 앗아가는 것이었다

 

난 우리의 모든 행위의 원동력은 결국 개인의 행복이라고 생각해

한창 일을 하고 있는 동안 그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까맣게 잊게 되고 갑자기 일이 쉬워지는 순간이 찾아들곤 했다

바로 그 순간에는 그가 벤 줄이 치트가 벤 줄처럼 고르고 훌륭해 졌다

하지만 그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억해 내고 더 잘하려고 애쓰는 순간 그는 노동의 힘겨움을 고스란히 느꼈고 줄도 삐뚤빼뚤 해지고 말았다

그는 어떤 외부의 힘이 그를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위선은 통찰력이 뛰어난 가장 현명한 사람까지도 어떻게든 속일 수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는 하늘 한가운데 자기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는 하얀 양떼 구름 속에서 진주조개 껍데기 같은 기묘한 모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름다운 밤에는 모든 것이 아름답구나

그런데 조개 모양이 언제 생겼지?

조금 전에 하늘을 볼 때에는 두 개의 하얀 띠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의 삶에 대한 나의 시각도 바로 저런식으로 어느새 바뀌어 버렸지

(이렇게 생각이 진화하는 거다. 하늘 구름처럼 보일 듯 말 듯 다른 모습으로)

안나는 자신에게 삶의 모든 의미가 되어 버린 것을 포기한다는 조건 아래에서만 종교적 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보세요

문제는 바로 모든 진보가 권력에 의해서만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나는 일을 하고 있고 뭔가를 하고 싶어 하지

그러나 난 모든 것의 끝이 있다는 것 그것은 곧 죽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어

죽음은 오기 마련이고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것 그 무엇도 시작할 가치가 없다는 것 이것을 구할 방법은 전혀 없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서 점점 또렷해졌다

 

레빈은 지나치게 겸손하고 굴종적인 사람은 상대를 거북하게 만들고 지나치게 까다롭고 트집 잡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곧 상대를 견딜 수 없게 만든 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다

 

레빈은 자신이 최근에 진심으로 생각하는 바를 말했다

그는 모든 것에서 죽음이나 죽음으로의 접근을 보았다

하지만 그가 계획한 일이 그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다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삶을 살아가야 했다

그에게는 어둠이 모든 것을 뒤덮은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그는 자신의 일이 어둠 속에서 그를 이끌어 줄 유일한 끈이라고 느끼며 온 힘을 다해 그것을 붙잡고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꺾어 시들어 버린 꽃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자신으로 하여금 그 꽃을 꺾어 망치게 만들도록 유혹한 그 아름다움을 애써 찾아보려는 남자처럼 그렇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 때문에 논쟁을 하고 싶어 하죠

어차피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설득하지 못할 텐데요

결국 논쟁하던 사람들은 서로 오랫동안 기를 쓰고 논쟁한 것이 아주 오래전 논쟁을 시작할 때부터 자기들이 이미 알던 것이며 다만 각자 선호하는 것이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레빈은 이 기회에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고 행복은 오직 사람의 마음속에 있으므로 사랑만 있으면 언제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예고르에게 전했다

 

대학을 졸업할 당시에는 그도 학문을 사랑하고 인간에 대한 흥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의 능력의 절반은 자기를 기만하는 것에 집중되고 나머지 절반은 그 기만을 정당화하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는 죽음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살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사랑이 그를 절망으로부터 구원했다는 것 그 사랑이 절망의 위협 아래서 더욱 강해지고 순수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나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감탄한 그 숭고한 용서의 행위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 안에 계신 하느님이 하신 거예요

난 때때로 나 자신을 책망해

인간은 망각을 통해 죽는구나 하고

난 행복해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불만을 느껴

다리아 알렉산드로브나는 안나의 연애를 생각하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이 자기를 사랑해 주는 가상의 불특정 남성과 함께 안나의 경우와 거의 똑같은 연애에 빠지는 상상을 했다

그녀도 안나처럼 남편에게 모든 것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 소식에 놀라고 당혹스러워하는 스테판 아르카지치의 모습이 그녀를 미소 짓게 했다

하지만 레빈은 결혼 이후 많이 변했다

그는 참을성이 강해져서 그런 것들이 왜 그런 식으로 됐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에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아는 건 아니니 함부로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아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중얼거리며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종교의 도움이 없다면 어떤 아버지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아이들을 양육할 수 없을 겁니다

완벽을 추구하면 결코 만족을 얻을 수 없어요

 

아빠의 말씀이 옳아요

아빠는 우리를 키울 때 오직 하나의 극단만 존재했다고 하셨죠

아이들은 다락방에 두고 부모는 가장 좋은 층에서 지내는 것 말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부모들이 창고 같은 곳에서 지내고 아이들이 가장 좋은 층을 차지한다니까요

부모들은 이제 자신의 삶을 가져서도 안돼요

모든 것을 아이들에게 내줘야 하죠

사랑에 크고 작고가 어디 있어요

이런 사랑으로는 내 딸을 사랑하고 저런 사랑으로는 저 애를 사랑하는 거죠

지금 이 순간 그는 알았다

자신의 모든 의심뿐 아니라 자신이 내면에서 인식하고 있던 불가능성 즉 이성을 통해서는 믿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까지도 자신이 신에게 호소하는 것을 결코 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모든 것들은 이제 그의 영혼 속에서 먼지처럼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자신을 자신의 영혼을 자신의 사랑을 손아귀에 움켜쥐고 있는 듯한 그 존재에 호소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에게 호소해야 한단 말인가

정직함이란 소극적 자질에 불과하지

존중은 말이죠

사람들이 사랑이 있어야 할 텅 빈자리를 감추기 위해 궁리해 낸 거예요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렇다고 말하는 게 훨씬 더 좋아요

그게 더 정직해요

 

난 사랑을 원해

그런데 사랑이 없어

그러니 모든 게 끝난 거야

그 순간 그녀의 영혼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차렸다

그래 그것은 오직 한 가지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어

그래 죽는 거야

알렉세이 알렉산드로 비치의 수치와 치욕도 세료자의 수치와 모욕도 나의 끔찍한 수치도 모든 게 죽음으로 구원받는 거야

우리는 관계를 맺기까지 서로를 향해 나아갔는데 그 후로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멀어지고 있어

 

나 역시 그 애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 나 자신의 애정에 감동했던 거야

하지만 난 그 애 없이도 살았고 그 애를 다른 사랑과 바꾸고도 그 사랑에 만족해하는 동안에는 그렇게 바꾼 것을 불평하지 않았어

 

그녀는 자신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을 떠올리며 혐오를 느꼈다

인생이 고통이 되지 않는 상황을 내가 생각해 낼 수 없다는 것 우리 모두 고통받기 위해 창조되었다는 것 우리 모두 이미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자신을 속일 방법을 계속 궁리하고 있다는 것 까지였지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면 넌 도대체 뭘 할 건데

 

인간에게 이성이 주어진 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을 불안하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죠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말하고 무엇 때문에 웃는 걸까 모든 게 진실이 아냐 모든 게 거짓이고 모든 게 기만이고 모든 게 악이야

 

그는 사회의 이런 전반적인 격동기에 앞으로 뛰어나가고 다른 이들보다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들은 낙오자와 모욕받은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간으로서 가진 장점은 나에게 인생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점입니다

 

레빈이 할아버지가 건축하거나 아쉬운 것들에 대해 감사했듯이 그의 아들도 땅을 물려받았을 때 아버지에게 감사할 수 있도록 조상 땅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것은 빚이란 응당 갚아야 한다는 것만큼이나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땅을 세주지 말고 직접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고 밭에 거름을 대고 나무를 심어야 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을 위해 우리가 끌리는 것을 위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위해 살아서는 안 되며 어떤 불가해한 것을 위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정의 내릴 수 없는 하느님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말했지

그런데도 난 기적을 찾았고 날 납득시킬 만한 기적을 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어

그런데 여기에 기적이 유일하게 존재할 수 있고 언제나 존재했던 사방에서 날 에워싼 기적이 있어

그것을 난 알아차리지 못했던 거야

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어

다만 내가 늘 알던 것을 인식했을 뿐이야

난 삶이 내게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주고 있는 그 힘을 깨달았어

허위에서 해방되는 거야

주인을 인식한 거야

그때야 비로소 그는 모든 사람과 자신의 앞에 고통과 죽음과 영원한 망각 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고는 그렇게 살 수 없다고 삶이 어떤 악마의 사악한 조롱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자신의 삶을 해명하든가 총으로 목숨을 끊던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은 그가 모범적으로 살긴 했지만 올바르게 사색하지 않았음을 뜻 했다

그는 어머니의 젖과 함께 빨아들인 그 영적 진리들에 따라 살면서도 생각을 할 때는 그러한 진리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애써 피하기까지 했다

만일 내가 그런 믿음을 갖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필요가 아니라 하느님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몰랐더라면 난 과연 어떤 인간이 되었을까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성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결론에 이를 수 없어

그것은 비이성적이니까

 

그래 오만이야

그는 배를 깔고 뒹굴뒹굴거리면서 풀잎이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풀잎의 잎자루를 엮어 매듭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성의 오만일 뿐 아니라 이성의 우둔함이지

무엇보다 속임수 그래 바로 이성의 속임수야

다름 아닌 이성의 사귀지

 

난 여전히 마부 이반에게 화를 내겠지

여전히 논쟁을 벌이고 여전히 내 생각을 부적절하게 표현할 거야

나의 지성소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는 심지어 아내와의 사이에도 여전히 벽이 존재할 거야

난 여전히 나의 두려움 때문에 아내를 비난하고 그것을 후회하겠지

나의 이성으로는 내가 왜 기도를 하는지 깨닫지 못할 테고

그러면서도 난 여전히 기도를 할 거야

하지만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상관없이 이제 나의 삶은 나의 모든 삶은 삶의 매 순간이 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의 명백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나에게는 그것을 삶의 매 순간 속에 불어넣을 힘이 있어

해설

안나 그녀는 이전에 하느님이 거한 곳에 브론스키를 들여놓는다

그 죄는 그녀가 하느님보다 브론스키를 더 사랑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브론스키와 동거하면서 용서받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한 자신을 느낀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에 속고 만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는 하느님 나의 모든 것을 용서하소서라고 회개한다

나의 모든 것이란 그녀가 하나님을 버리고 브론스키를 채택한 죄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인 심판의 권리를 스스로 떠맡음으로써 자신이 하느님이 되고자 했던 그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복수는 나의 것

삶은 너의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

나는 너에게 삶을 주었고 또 주려 했는데 너는 왜 끊임없이 용서 대신 심판을 구하고 죽음을 꿈꾼 것이냐

심판은 나의 것 너는 오직 살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