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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0918 생색에 굶주린 우월주의자들

by 굼벵이(조용욱)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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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9. 18() : 모두들 그렇게 우월욕망을 채운다

 

엊그제는 해외출장 건과 관련하여 감사실에서 서너 시간 보낸 것 같다.

왜 가는지, 스케줄이 적당한지, 실제로 미국과 Itinerary 작성을 위한 교류내용이 있었는지 학습과정은 무엇인지 등등을 꼬치꼬치 캐묻는데 정말 기분이 몹시 나빴다.

내가 기분 나쁜 표정을 짓자 YTI 과장은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사실 빈말은 아닌 것 같아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다.

OHS과 상의하고 이메일을 통하여 교신한 내용을 받아 구체적인 Itinerary를 작성하여 Y과장에게 가져다주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Y과장은 나를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LCS부처장이 직접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고 했다.

L부처장은 나의 설명을 듣고 계속 맞장구를 쳐주며 무언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좋아했다.

그는 나의 확신에 찬 설명을 무척 좋아한다.

설명을 마치고 돌아온 잠시 뒤 YTI과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처장님 결재를 받아오면 바로 일상감사를 해준다는 것이다.

서류를 받아 처장님께 가서 사인을 받은 후 곧바로 감사실로 가져갔더니 그 자리에서 LCS부처장이 사인을 해 주었다.

Y과장은 원래 감사실에서 해외출장 승인을 잘 안 해 주는데 나는 특별한 대접을 받은 것이라고 하면서 L부처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가라고 했다.

LCS부처장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더니 나가서 많은 것을 배워오라며 격려해 주었다.

내심 소위 잘나간다는 OO처 OOOOO장 출장 건까지 감사실의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다른 힘 없는 부서는 얼마나 힘들까 생각을 했다.

아마도 나처럼 출장 가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질지도 모른다.

돌아와 Y팀장 책상 위에 이런 메모를 남겼다.

LCS부처장과 YTI과장에게 전화로 고맙다는 인사를 해 주세요.

그리고 지난번 우리가 얻어먹은 것도 있으니 저녁식사 같이 하자고 하세요.’

**************

 

그날 저녁 Y팀장은 또 술한잔 하고 싶어 했다.

보성녹돈에 가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려는데 노조본부 식구들이 들이닥쳤다.

Y팀장은 노조와 어울려 술 몇 잔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완전히 맛이 가 버렸다.

그리고는 나와서 오랜만에 OO 가서 한 잔 더하잔다.

OO는 여전히 입구부터 술 썩는 냄새로 퀴퀴했다.

나는 키가 작고 못생긴 여자와 부루스를 추었다.

나는 여자들과 어울려야 하는 술집에 가면 일부러 키가 작거나 못생기거나 핸디캡이 있는 여자들을 고른다.

오죽하면 술집에 오게 되었을까...

그런데 술집은 예쁜 여자가 아니면 박대를 받는다.

세상에서 버려지고 마지막 찾아든 술집에서조차 천덕꾸러기로 지낸다는 건 너무 비참하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는 항상 가장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고른다.

어차피 그녀나 나나 어떤 정분을 쌓을 일도 없기에 술 마시는 동안 잠시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면 그만이다.

노래 두 곡을 부르고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KYB과장이 맥주 한 잔 더 하고 싶어 했다.

가뜩이나 취한 데에다 맥주 500CC 한 잔을 더하니 거의 그로키 상태가 되었다.

K과장은 술이 취해 그 넓은 16차선 도로를 무단횡단으로 건너 뛰어갔다.

12시가 넘어 차들이 거의 없었지만 참으로 위험한 행동이다.

***************

 

어제는 KTA과장 전화를 받았는데 조희욱 의원실 김종윤 보좌관으로부터 파견자 임금 관련 사항을 알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의원실에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아 바로 이메일을 띄웠다.

구구절절 써 내려간 장문의 편지에 그가 감동받기를 바라면서....

 

KYH처장과 약속이 있었으므로 구조조정실 KJW과장과 BWK과장을 데리고 630분에 그의 사무실로 갔다.

K처장님 차를 타고 JHS지점장을 만나기 위하여 OO지점으로 갔다.

JHS지점장님은 후배를 무척 사랑하신다.

나와는 직접 근무한 경험도 없는데 나를 무척 챙겨주신다.

그분의 이야기는 진솔하기 그지없다.

그분은 우리를 둔촌동까지 데려다 주는 호의를 베푸셨다.

KYH처장은 칼날처럼 강인한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많이 약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내 생각엔 그가 사실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를 내 세우며 파견자의 설움을 토로했지만 속내를 감추고 같이 맞장구쳐 주었다.

둔촌동에서 KJW과장이 맥주 한 잔 더하자고 제의하여 B과장과 함께 500CC 두 잔을 더 하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