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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0920 지치도록 몰려드는 일 그리고 복잡한 인간관계

by 굼벵이(조용욱) 2021.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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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9. 20 : 몰려드는 일 그리고 복잡한 인간관계

 

인력교류 관련 보고서 검토를 오늘에야 마쳤다.

노조에서는 엄청난 분량의 단협 갱신안을 내놓았다.

KSK 과장이 웃으면서 축하한다며 농을 걸었다.

그걸 검토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어려움이 따른다.

어떻게 가면 갈수록 더욱 힘들어진다.

그래도 그냥 마음 편하게 생각하자.

그런 것들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오히려 나의 건강을 해칠 뿐이다.

앞으로 이 일로 노조와 계속 골치 아픈 심리전을 이어가야만 하는 내입장에서는 정신건강 관리에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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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W이가 와서는 선물용 티켓 한 장 주고 갔다.

그러면서 그는 내게 큰 선물을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절대 그런 생각 하지 말라고 했다.

혹 나에게 줄 선물이 있으면 다른 곳에 주라고 말했다.

그는 승진 한번 해 볼 거라고 여기저기 인사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돈도 엄청나게 뿌리고 다니는 듯하다.

그는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다.

하는 일 자체가 언제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많이 아프다.

OO인 모두의 아픔이다.

모두들 능력에 따라 큰 어려움 없이 승진되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자신을 알고 빨리 포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승진에 목을 매는 구조다.

또 우리회사 뿐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 자체가 승진을 못하면 무능하게 보아 참아 견뎌내기가 어렵다.

LCW이가 준 티켓을 CSY에게 주었다.

그녀는 내게 무척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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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정년퇴직 예정자 보직변경 관련사항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더니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나를 만족시킬 만한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

하나같이 모든 걸 내가 다 해야 한다.

그러기에 나홀로 엄청 바쁘다.

신중을 기해서 검토서를 작성하다 보면 신경도 많이 쓰이고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거기다가 요즘은 국회답변자료 요청이 너무 많다.

처장님도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은근히 빨리 인사처장 자리를 벗어났으면 하는 생각이 가득하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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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T가 나타났다.

Y팀장과 싸우기 위해서 온 것이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 본 결과 자기 판단으로는 Y팀장이 억지로 자기를 몰아내기 위해 발령 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당초에 Y팀장이 말하길 전출 서열상 자기를 발령 낼 수 없을 것이라고 해 그 말을 굳게 믿었는데 발령이 났다며 이에 대한 항의를 하러 온 것이다.

험악한 지경까지 논쟁이 오고갔다.

Y팀장은 시종일관 조용히 꼬리를 내리고 큰소리 한번 없이 꾸욱 참고 있었다.

나는 꾀를 내어 선우 욱이를 들여보내 전무님이 급하게 찾는다며 Y팀장을 그로부터 분리시켰다.

결국 이야기의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에 다시 보기로 한 채 그는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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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님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해서 처장님, KRH 팀장, CSH 팀장, Y팀장을 포함하여 6명이 안동갈비로 갔다.

소주 몇 잔 나누며 간단한 된장찌개 식사로 자리를 마쳤다.

처장님의 서대, 장대 이야기에서 시작해 화제가 PKT로 이어졌다.

누구나가 PKT에 대하여 갖는 감정은 나와 비슷했다.

사실 그를 피하고 싶지만 그의 독설이 무서워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전무님과 CSH 팀장이 전무님 차를 타고 먼저 들어갔다.

이어서 처장님을 보내드린 후 나와 Y팀장은 함께 택시를 탔다.

여팀장 집 앞에서 이번 PKT 건도 있고 해서 위로 겸 술한잔 더 하겠냐고 물으니 그냥 간단하게 맥주 한 잔만 더하자고 했다.

맥주집에 들러 카스를 마시면서 줄곧 PKT 얘기를 했다.

그리고 어제 검토한 인력교류 관련 사항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를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PKT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화가 많이 나 혼자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시간에 다시 나와 한 잔 더 하자고 했다.

나는 전화로 그를 계속 설득했다.

나는 그가 Y부장에 대하여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을 설명해 주었다.

그는 내 설명을 이해하고 어느 정도 마음이 수그러지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