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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914 그땐 항상 명절에 상사랑 한잔 했었지.

by 굼벵이(조용욱) 2022.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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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9. 14()

일곱 번이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몸 안의 노폐물을 쏟아냈다.

다행히 점심 무렵 되니 설사가 멎었다.

아마도 더 이상 나올 게 없었던 모양이다.

아침 식사도 거르고 침대를 걸머진 채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뱃속이 괜찮은 듯해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먼나라 이웃나라도이칠란트 편을 읽다가 다시 잠에 빠졌는데 KY 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추석 긴 연휴기간 중 찾아뵙지도 못했으니 처장님께 저녁식사나 함께 하자고 말씀드리라고 하고 회사에 출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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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님께 안부인사를 드리면서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고 했다.

처장님도 연휴기간 내내 집에서 뒹굴며 집사람 눈치나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밖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연락하자 체면상 마지못해 응하는 척하면서 옥돌집에서 만나자고 했다.

KY과장 차를 타고 옥돌집으로 가 함께 소주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장님 머릿속엔 내가 고집이 세고 머리가 무척 좋은 것으로 각인되어 있다.

고집통은 노조에게 떡실신 당하도록 두들겨 맞으면서 뭉개져 버린지 오래 되었는데 아직도 빳빳했던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 속에서 지우지 못하시는 듯하다.

내가 KM과장을 어떻게 고쳐 쓰거나 통제할 수가 없어 포기하고 그에게 맡긴 모든 보고서를 내가 완전히 새로 다시 만들어가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처장님은 KM를 절대로 승진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소주를 3병 정도 마시고 헤어졌다.

마침 회사에서 내일 아침 850분까지 상황실로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태풍 피해복구에 상황근무를 명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