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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917 당돌한 부하직원

by 굼벵이(조용욱)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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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9. 17()

건강검진을 받았다.

아침 일찍부터 컴퓨터로 문진표를 뽑아 대강당에 설치한 검사장으로 가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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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님이 찾기에 가보니 LS과장과 LJ과장이 함께 있었다.

처장실에 들어가 보니 처장님이 KT과장 발령 때문에 두 사람을 놓고 호통을 치고 있었다.

처장님은 내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거다.

그러면서 책임전문원 직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KT과장의 배치발령을 내라고 하셨다.

사실 LJ는 그걸 계속 반대해 왔었다.

하지만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고 Y로부터 인사제도를 분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어서 처장님이 그렇게 지시하신 거다.

Y를 의식해서 LJ가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제언을 무시하고 Y소속으로 발령을 내도록 LS에게 안내한 LJ에게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편협하게 내 위주로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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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님이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하셨다.

KY과장도 함께 참여시켜 업무지원처 식구들과 같이 쌈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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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중에 내 서류가 3건 홀딩 돼 있다고 처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오후에 가지고 계시던 결재 파일을 모두 들고 오셨다.

전문원 관련사항과 무보직 제도개선 관련 사항 뿐이란다.

1직급 사내공모제는 당신 서류함에 없다고 하셨다.

무보직 관련 사항을 다시 손질해 전무님 방으로 갔다.

전무님은 언제나 결재서류에 무언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거나 수정하고 싶어 한다.

내가 보기에 그리 중요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수정을 이어갔고 나를 통해 이를 보고받은 처장님은 발끈 화를 냈다.

아예 보고서를 올리지 말자는 이야기까지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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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선생이 술한잔 하잔다.

KT과장도 새로 오고 했기에 함께 양재동 곱창집에 갔다.

그는 조니워커 블랙라벨 2병을 들고 왔다.

그 자리에서 KT과장은 우리처로의 발령보다도 해외 가는 것이 자신에게는 더욱더 소중하다고 했다.

나아가 그는 인사처에 4~5년 근무 후 해외사업 분야로 가겠다는 이야기까지 하였다.

당돌하게 제 직속 상사 앞에서 인사처를 자신의 성장을 위해 잠시 스쳐 지나가는 간이역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는 무식할 정도로 저돌적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무척 나빴다.

그는 마지막까지 나를 따라붙어 나를 설득하려 했다.

결국 맥주집에 가서 맥주 한잔 더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