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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102 머리에서 가슴으로 반면교사

by 굼벵이(조용욱) 202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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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 2()

자기 신상에 관한 모든 것은 자기 스스로 해결하고 풀어가야 한다.

절대 남에게 의존해선 안 된다.

인력개발 업무가 광범위하게 보면 내 업무랑 상당부분 중복된다.

그걸 통폐합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L과장과 상의해 보았다.

L과장에게 K처장과 한번 상의해 보라고 하고 회식 장소인 옥돌집으로 갔다.

다음날 나는 K처장의 표현대로 내가 매를 벌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KKB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K처장이 옥돌집으로 집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OO실 사람들과 OO처 OOOO처 그리고 OO처 L과장까지 K처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각 처에서 함께 했던 과장이나 직원 중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모아 모이는 그런 자리이다.

이른바 K사단 모임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가슴으로 뭉친 모임이라기보단 전두엽으로 결성된 모임이다.

K처장은 최근 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귀찮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런 K처장이 이번엔 폭탄주를 돌린 후 노래방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도망을 간 것이다.

그는 늘 자기 기분대로 행동한다.

그럴 것 같으면 왜 그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모르겠다.

때로는 잔인하게 마음을 닫아건 채 머리로만 살아간다.

힘든 일을 마치고 나면 그 대가로 그냥 술이나 사 먹이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늘 토사구팽에 익숙해져 있는 나이지만 그럴 때마다 가슴 아플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마음 아프더라도 반면교사 삼아 스스로 정화하고 내 인격을 도야하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그런 사람을 미워하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꽁꽁 얼어붙은 이성일수록 이를 녹일 수 있는 더욱 따뜻한 가슴이 필요하다.

직장생활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돌아서면 그만 이라지만 그래도 내 생활에 인연처럼 부딪히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가슴을 열고 사는 삶이 필요하다.

 

OS부장이 한잔 더하자고 끌었다.

CI과장도 함께 데리고 잠실에 있는 요상한 술집으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술집 문 앞에서 H부장을 만났다.

그는 그 자리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몰래 집으로 도망가기 위하여 밖으로 나오는 중이었다.

그 또한 일보다는 윗사람에 아부하고 아랫사람을 짓밟으며 승진하려 하는 속물 중의 하나이다.

나도 술이 취해 휘청거렸다.

술이 시키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게 버릇이 되면서 점점 추해가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O도 인사처로 들어오고 싶어서 내게 술 한 잔 더 하자고 했던 듯하다.

독배는 우리를 추하게 만들며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