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3.24(수)
정부 경영평가가 얼마 안 남았다.
평가 보고서에 대한 사전설명을 빙자해 평가점수를 잘 받아볼 요량으로 OO대학교 P교수를 만나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는 인사관리를 전공한 이론가다.
그러니 현실적인 실무에 대하여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인사실무를 하면서 현실에서 느껴왔던 부분을 정리해 가 실무와 이론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교수이자 이론가인 그가 우리에게 실무적으로 미쳤던 영향도 설명하며 은근히 그를 띄워주었다.
실무 전문가는 이론가에게서 힌트를 얻어 무엇인가 현실에 맞는 새로운 방안을 창출하여 접목시킨다는 이야기 등 산학연대의 중요성도 함께 이야기 하였다.
그는 아마도 기업의 인사담당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을 것이다.
어쩌면 인사담당자들이란 그저 기계적인 업무나 처리하는 별볼일 없는 사람으로 생각해왔을지도 모른다.
나와의 만남을 통해 그는 인사담당자들이 끊임없는 학습과 엄청난 노력을 이어가는 전문가들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있었을 것이다.
자화자찬 같은 이야기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우리회사에 대하여 특히 나에 대하여 색다른 인상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K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가 OO처로 발령 받았지만 내가 그의 사무실을 찾지 않자 구경삼아 자신의 사무실에 들르란다.
그의 사무실에 가니 그는 최근의 1직급 동향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었다.
L처장이 우리 처장으로 올 것 같다는 정보도 주었다.
그 자리에는 부하직원의 독직사건으로 그동안 너무 힘든 생활을 보낸 H지사장을 보직한다는 정보였다.
L처장님 방에 가서 그와 인사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자신이 잘못 인식해왔던 편견에 대하여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렸다.
저녁에 K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빈대떡에 소주나 한잔 하자고 했다.
그는 자기처 직원과 사전 약속이 있었던 모양이다.
별도의 자리보다 그들과 함께 합류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나도 KY와 KT과장을 동반했다.
그날 내가 술이 취해 말이 많았던 것 같다.
전철을 타러가기 위하여 잠시 걷는 동안 KY가 내게 P교수와의 면담에 대한 진솔한 평을 해주었다.
내가 인식하지 못한 조금 지나친 표현이 있었단다.
피평가자 입장에선 최대한 굽신거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거다.
하지만 내가보기에 P교수는 오히려 그걸 즐기며 자신의 이론적 한계를 실무적 의견으로 극복하려는 훌륭한 교수로 보였다.
어쨌거나 KY과장이 그렇게 이야기하니 선의의 충고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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