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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512 아들교육 잘못시킨 아버지의 참회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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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5.12일은 아침 새벽부터 호신이 담임선생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였다.

편지 답신내용은 이렇다.

 

호신이 담임선생님께

 선생님 편지를 받고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세상 앞에 나서기가 어렵네요.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제 책임입니다.

제가 욕심이 너무 지나쳤나봅니다.

아버지 보다 나은 아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운전 중에 갑자기 끼어든 난폭 운전자에 놀라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가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니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어제 저녁 부산 출장을 마치고 새벽 한시에 들어와 선생님 편지를 읽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글 속에 숨어있는 선생님의 속마음을 읽고 너무 창피스러워 잠을 청할 수가 없어 한참을 뒤척여야 했습니다.

호신이가 그 정도로 무질서하고, 제 욕심만 차리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규칙을 어기며, 욕을 그렇게 잘 하는 아이가 되어버린 그 모든 배경 속에 제가 자리함을 통감합니다.

제 잘못으로 인하여 일그러진 아이의 품성을 고치시기 위하여 애쓰시는 선생님의 노고에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제 자신을 바로 세우며 아이의 품성 교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사실 호신이의 학교생활을 잘 모릅니다.

방해가 되지 않으신다면 가끔 학교생활 중 교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 제가 집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하여 알려주신다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제 e-mail ID는 wooks@kepco.co.kr 입니다.

호신이 편에 선생님 메일 아이디를 알려주신다면 사소한 사항이라도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작 교정을 받아야 할 사람은 호신이가 아니라 저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호신이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대하여 작은 멘트라도 보내주신다면 제 스스로 호신이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우리 호신이의 인성교정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한번쯤 만나 뵙고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5.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호신이 아버지 조용욱 올림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어서 청계산으로 등산을 다녀왔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등산을 했고 등산 후 족구도 했다.

비록 우리가 지기는 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집으로 들어와 호신이에게 선생님께 편지를 전해드렸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선생님은 그 편지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그런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이들 반응이 어떻더냐고 물으니 저보고 불쌍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녀석이다.

공부는 반에서 바닥권인 녀석이 꼬박꼬박 말대꾸나 하면서 선생님한테 엉겨 붙으니 얼마나 얄미웠을까.

선생님의 그런 태도가 이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