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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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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나 사람이나 살아가는 모습은 매일반이다.
얼마전 풍산이랑 촐랭이가 야밤에 닭장에 침입해 닭들을 초토화시켰다.
햇병아리 때부터 길러 이제 막 돌 지나며 계란 얻어먹는 재미가 미안하면서도 쏠쏠했었는데 개 두마리가 모두 아작을 내었다.
아침에 모이주러 닭장에 갔다가 아수라장을 목격했을 때의 처참함이란 차마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개 주인이 미안해하며 개가 못 들어가게 철망으로 튼튼하게 닭장을 보강하더니 청계닭 중평아리 열마리를 가져다 넣었다.
갑자기 내가 더 미안해졌다.
천방지축으로 나대는 중평아리들의 발랄함은 세상 온갖 시름을 잊게할 만큼 생기가 넘친다.
덕분에 나도 서운한 마음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한 놈이 지렁이 따위를 발견하고는 혼자먹으려 어디론가 잽싸게 달려가면 내용도 모르면서 모든 닭들이 덩달아 줄을 이어 뒤쫓는다.
병아리가 폐계가 돼도 이같은 줄달음은 변함없이 계속 이어진다.
알라스카 레밍 들쥐들도 똑같은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실은 우리네 정치판도, 부동산 시장도, 주식시장도 아니 삶속의 모든 일상도 매일반이다.
무리에서 떨어지는 순간 죽음이었던 태고적 기억이 전해주는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함이리라.
그런데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밝힌 그의 성공비결은 다른 사람이 꺼리는 주식에 투자하는 거란다.
따뜻한 농막의 봄날에 닭장에 쪼그리고 앉아 꾸벅꾸벅 졸며 병아리떼처럼 몰려다니며 사는 삶의 허망함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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