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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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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에 고구마를 심는다.
여인네 뱃살처럼 봉긋하게 굴곡진 검정비닐을 더듬으며 고구마 순을 기구로 꽂아넣었다가 순만 남기고 뺀 후 살짝 눌러준다.
로타리질을 한 후 새로 만든 고랑이어서 촉감이 여인네 속살처럼 부드럽다.
이장은 건달처럼 고랑 사이에 서서 오가며 물을 줄 뿐 쪼그리고 앉아 고구마순을 찔러 넣지 않는다.
똑똑한 척 잔머리를 굴리지만 그는 바보다.
그러면서 그건 여자들이나 하는 거란다.
쪼그리고 앉아 밭고랑을 더듬고 찔러넣는 재미가 얼마나 환상적인지 모르는 처사다.
주책바가지 독거노인의 행복한 상상은 힘든 농사일조차 몽환적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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