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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004 외로운 SM씨를 위한 작은 배려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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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4.(화)

하루 온 종일 다면평가와 사이버 평가 통합안을 정리했다.

KT이가 만든 보고서가 영 맘에 들지 않아 내가 고쳐보기로 했지만 완전히 다시 만드는 것과 같은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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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이가 내게 책을 한 권 선사했다.

자기 자신이 느끼기에 내가 읽었으면 좋을 것 같아 사왔다는 것이다.

절제의 설공학이란 제목으로 200여년 전에 관상의 대가로 살았던 일본사람이 쓴 책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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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실의 KS는 78년도에 인일여고를 졸업하고 숭의여전 의상학과를 나온 인텔리 여성이다.

79년에 우리회사에 기능직으로 입사했는데 아직도 균형 잡힌 몸매와 계란형의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젊었던 시절에는 얼마나 예뻤었는지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그런 그녀가 친구도 없이 혼자 외로이 지내는 모습이 안타까워 엊그제 회식 자리에서 소주잔을 나눈 후 오늘 저녁을 함께하기로 하고 KC부장과 LNS이도 함께 불러 천미향 중국집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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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로 가던 길에 현관에서 사장님을 마주쳤는데 나는 바보같이 도망도 못가고 얼떨결에 그 자리에서 머리 숙여 인사를 했다.

사장은 내게 “퇴근하나?”하고 물었고 나는 “예, 긴한 약속이 있어서요.” 라고 얼버무렸다.

사장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던지 “행사장에 가는 길인가?”하고 다시 물었다.

나는 대답 없이 빙긋이 웃기만 했다.

그는 대만전력 연수단 환영연이 벌어지고 있는 워커힐 호텔에 가는 것쯤으로 알았을 것이다.

암튼 오늘 하루 충실히 회사 생활했고 그러기에 내가 조금 일찍 퇴근하는 것이 그리 욕될 것이 없다는 생각에 그리 찜찜하거나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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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미향에서 이런 저런 옛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KSM가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녀로 하여금 사람 냄새를 맡게 하고 직장생활의 멋을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 나의 목표였는데 내가 생각한 것처럼 그녀도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오늘의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기쁘다.

저녁 값은 회사 카드를 사용하였다.

다음엔 그녀가 모임을 주도하겠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전철을 타고 오다가 KSM만 보내고 모두 교대 앞에서 내려 오랜만에 고메이에서 칭타오 맥주를 한잔씩 더 하였다.

고메이 사장은 여전히 점잔을 빼고 앉았다.

자칭 갑장이라고 주장하는 주방장은 우리를 반가이 맞으며 맥주도 한잔 같이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