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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122 아이들 과외 선생님께 드리는 세번째 글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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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조용욱(wooks@kepco.co.kr)

To : KEH(OOOOO@hanmail.net)

Sent : Tuesday, Nov 22, 2005 04:49 PM

Subject : 선생님께 드리는 세 번째 글

 날이 조금 쌀쌀하지만 그래도 아직 가을의 아름다움은 남아있습니다.

힘들게 매달고 있던 잎새들을 우수수 쏟아낸 나무들은 가녀린 가지만 남긴 채 초연히 겨울을 맞으러 동면 준비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출근길에 교대 교정에 뒹구는 은행잎을 밟으며 어린 시절의 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쁜 은행잎을 책갈피에 넣고 멋진 시를 적어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었던 아름다운 시절, 아마도 선생님 만하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구를 사뭇 그리워하며 가슴앓이도 했었던 시절이지요.

정말 아름다웠던 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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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잘 따라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큰 놈은 안 그런데 작은 놈은 조금 건방을 떠는 습성이 있습니다.

기죽이고 싶지 않아 모르는 척 그냥 놔두다가 도가 지나치면 호되게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공부 하다가도 가끔 그런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그런 행동 보이면 괘념치 마시고 호되게 야단을 치거나 그게 귀찮으면 내게 이야기 해 주세요.

내가 대신해서 녀석을 바로잡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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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성공하는 길을 알고 그곳으로 인도하려 하는데 녀석들은 자꾸 그걸 마다하고 다른 길로 가려 하네요.

예수님이 인간을 바라보는 모습도 아마 이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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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카리스마적 성향이 강한 무뚝뚝한 사람이라 아이들에게 제 사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이 부족한 부분을 선생님이 채워주셨으면 합니다.

작은 녀석은 사춘기라고 가끔 반항적 기질을 나타내는데 가끔씩 나한테 혼구멍이 나고는 닭 똥 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자신의 소견을 말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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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선생님이 마지막까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목자가 되어 주셔야 합니다.

김선생님은 christian 이시기에 목자의 길이 외롭고 힘든 길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인내와 사랑으로 아이들을 마지막까지 돌보아주셔야 합니다.

만남도 중요하지만 그 만남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지만 그 만남을 보다 값지게 하는 것은 서로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사랑(devotion)입니다.

선생님 곁에는 내가 아버지처럼 버티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