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22(수)
어제 JYS가 지불한 식사비에 대해 미안한 생각을 덜어보려고 책 두 권을 사 J를 찾아갔다.
저녁엔 처장과 식사를 같이 했다.
오늘 마침 댁에 사모님이 안 계신 것 같으니 저녁식사를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KK팀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KCT부장이 처장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처장은 모르는 척 제안에 응했다는 것이다.
K부장은 어제 LIK실장, KYM전무와 함께 경기고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퓨젼 중국요리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좀 특이한 감을 주었다며 거기로 안내했다.
그 집은 중국요리를 취향에 맞게 주문해 먹는 것이었는데 K부장은 딤섬과 시금치 무침, 돼지불고기에 조개 소스를 얹은 볶음밥을 주문했다.
딤섬은 만두 한 알에 3000원 또는 2000원씩 하였다.
조금 비싼 것은 8000원까지 하는 것도 있었다.
우리는 3000원 짜리 한 알과 2000원 짜리 한 알씩 먹었다.
그걸 먹으면서 나는 만두 두알 먹을 돈으로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짬뽕이나 순대국 한 그릇 먹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이런 고급의 소비문화에 익숙해져 있지 못한 때문이리라.
기린 맥주 한 잔씩 마신 후 천진고량주 아주 작은 것 한 병을 마시고 일어섰다.
K부장이 밥값을 계산했다.
K부장이 JHH 부처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와 합류해 회사 앞 텐텐에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J는 예나 지금이나 지나친 무대뽀식 사고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하고 그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며 남의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는 내게 직무분석에 대하여 질문을 해 놓고는 내가 답을 하려하면 윽박을 지르며 답변의 방향을 흐리게 만들었다.
나는 그런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가 미안한지 왜 말이 없냐고 했고 나는 들으려는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복기 : 그러고 보면 나도 매를 버는 사람 중의 하나다.
그냥 적당히 둘러대며 말하지 않고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직언한다.
그러니 주변에 적을 만들 수밖에...
그런 것들이 쌓여 말년에 고생하게 된 듯하다.
지금이라도 처신을 잘하자
누가 아나?
이다음에 옥황상제나 저승사자가 좀 봐줄지?
보다 더 겸손하게 자기 감정을 잘 다스리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자)
그는 나중에 술집을 나서며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떠나는 택시 안에 택시비로 20000원을 밀어 넣었다.
그는 내가 가락동 살적에 함께 술 한 잔 하다가 헤어지는 자리에서 내게 통닭을 한 마리 사서 쥐어준 적도 있다.
나이가 들고 직급이 높아지더라도 항상 겸손해야 하는데 그는 그걸 모르거나 잠시 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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