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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413 지난 사흘간 있었던 일(집들이, 낚시, 테니스)

by 굼벵이(조용욱) 2024.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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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지난 금요일 저녁엔 노재원 지점장이 집들이를 한다고 해 신입시절 노지점장과 함께 근무했던 전우들이 모두 모이기로 했다.

지방에 있는 친구와 해외 출장중인 유향렬 부처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였다.

헤어진지 20년이 훨씬 지났지만 그분의 순수하고 맑은 영혼이 모두를 그자리에 모이게 한 것이다.

금요일 아침에 노지점장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왔다.

집 대신 대명 일식집에서 모이자는 거다.

아마도 사모님이 집들이 음식 장만에 애로를 표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20년 전엔 사모님이 뛰어난 음식솜씨를 발휘해 우리를 늘 즐겁게 해 주셨었다.

참석자들로부터 5만원씩 식비를 거두었는데 식사비를 노지점장이 내어 거둔 돈은 사모님한테 드렸다.

롯데에서 아파트를 예쁘게 잘 지었다.

3300세대가 모여 산다는데 초고층 아파트가 여러 개 군집되어 있다.

노지점장은 22층에 살고 있다.

밤이어서 밖을 제대로 관찰 할 수 없었지만 낮에 보면 근사할 것 같다.

그거 하나라도 건졌으니 다행이다.

노지점장은 부동산 재테크에 늘 실패했었다.

마지막엔 아마도 사모님이 전심전력하여 그거 하나 마련한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 막혀 그냥 서있으며 내버리는 택시비가 만만치 않다.

송현진 부장과 함께 타고 오다가 내가 먼저 내리면서 2만원을 차비로 넣어주었다.

그는 안 받으려 애를 썼다.

하지만 그건 도리가 아니어서 택시비를 던져 넣고 얼른 문을 닫았다.

다음날 아침 새벽에 눈을 뜨니 5시다.

더 자려해도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아 주섬주섬 임진강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낚시 가방을 챙기고 웨이더와 구명조끼까지 챙긴 후에 냉장고에서 먹거리를 찾았다.

집사람이 부스스 일어나서 먹거리를 챙겨준다.

같이 가자고 하니 자긴 그냥 있겠단다.

하긴 같이 갈 사람도 많은데 따라가봐야 고생만 할 게 뻔하다.

야외에 화장실도 변변치 못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기도 영 어색할 것 같아 못이기는 체 혼자 출발했다.

반포에서 현암을 태우고 성수동 들러 사이버 준을 태워 비룡대교로 달렸다.

지난주 집사람과 함께 식사했던 해장국집에 들러 아침을 먹었다.

여울에 물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줄은 겨우 흘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들어가 줄을 흘리는데 영 입질이 없다.

나는 결국 한마리도 못 잡고 대신 현암 선배가 한 마리 낚았다.

역시 나보단 고수다.

케빈이 자주 간다는 다른 여울에 들어가 보았다.

처음 들어선 여울이라 그 특성을 알 수가 없어 불편했다.

도저히 추의 상태와 바늘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한 마리도 못 잡고 점심식사 준비를 위해 철수했다.

집사람이 준비해 준 김치찌개가 먹을 만하다.

4명이 배가 부르도록 잔뜩 먹고도 남았다.

오후에는 도깨비 여울에 다녀오기로 했다.

도깨비 여울은 아직 이른 감이 있었지만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도깨비여울에서도 꽝을 쳤다.

물이 적어 본 골에 들어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아직 활성도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닌 데에다 누군가가 여울 앞에 대형 그물을 쳐 놓고 있어 물고기가 올라올 수 없는 형편이다.

연이은 과음에 늦은 귀가로 몸이 몹시 피곤하였으므로 돌아오는 길이 엄청 졸렸다.

사이버준에게 운전을 맡기고 잠시 잠을 자고 있던 중 사이버 준이 LPG를 충전하기 위해 주유소에 들렀다.

주유를 위해 잠시 멈춰 있는 동안 핸드폰을 꺼냈는데 그 때 마침 다시 비룡대교로 갔던 케빈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입질이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비룡대교로 기수를 돌렸고 거기서 넣자마자 곧바로 한수를 걸어냈다.

이어서 2수를 더 추가하여 세수를 걸어내는데 성공했다.

꽝인줄 알았는데 대멍에 가까운 녀석을 포함해서 3수를 한 거다.

그냥 가면 섭섭해 다신 안 올까봐 누치가 케빈을 통해 나를 다시 불러들인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에 사이버준 집 앞에서 저녁식사로 복 매운탕을 먹었다.

몸도 피곤한데 시원한 복 매운탕을 먹으니 몸이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다.

내가 내겠다고 하는데 굳이 현암이 식사비를 내겠다고 해 양보했다.

11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와 낚시 줄을 정비하고 몸이 너무 피곤해 씻지도 않은 채 잠이 들었다.

아침에 기상을 알리는 라디오 소리가 울렸지만 끄고 한 시간 가량 더 잤다.

짐을 챙겨 테니스장으로 갔다.

그렇게 피곤하게 잠을 잔 날에는 너무 깊게 잠에 빠져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른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월요일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테니스는 즐겁고 팽팽한 게임을 했다.

종합 네 게임 중 한 게임만 지고 모두 이겼다.

몰입하여 올인 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무엇이든 몰입해 올인하지 않으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상관없다.

몰입하다보면 게임도 이기게 되어있다.

점심 식사 후에도 한 게임 더 해야 한다며 정처장과 문 부사장 일행이 들어가 게임을 벌였다.

정처장이 잡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가 한 게임 더 했지만 음주 후라 몸이 무겁고 몸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느슨한 게임을 했더니 결사적으로 달려드는 황성훈 부장과 김정환 부장 팀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집에 와 잠시 잠을 청한 후 집사람이 호신이 생일을 기념해서 주문한 통닭으로 점심을 때웠다.

테니스장에서도 통닭을 먹었는데 또 통닭을 먹게 된거다.

집사람이 내게 의견을 물어왔지만 난 호신이 의견을 존중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식사 후 영화 ‘킬러들의 도시를 봤다.

도대체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킬러가 의도하지 않은 어린애 살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살을 기도하는 내용인데 썩 좋은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두 번째 영화는 BURN AFTER READING 인데 요상한 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살인으로 이어지는 묘한 코미디 영화다.

유명 배우들이 총 집합하지만 그리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을 것 같다.

쉽고 느린 표준영어를 구사해 영어공부하기에는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