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0(금)
주말 낚시여행을 위해서 미끼용 덕이를 주문하는 목요일은 행복으로 가득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주말엔 낚시를 떠나야겠다는 의지로 청량낚시에 덕이와 묵이를 주문한다.
연원섭 차장이 올린 사업소 기피직무 승진 자격화 방안에 대하여 검토하다가 전무님 지시가 현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먼저 그 사실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부터 밟아야 할 것 같아 연차장에게 간이 설문조사를 지시 했다.
해당직무 종사자나 사업소 인사담당 차장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라고 했다.
오후 두시 반엔 성균관 대학교 YMB교수와 미팅 약속이 있다.
혹시 차가 막힐까봐 1시 반에 출발하였는데 다행히 일찍 도착하였고 Y교수도 곧바로 올라와 우리가 준비한 경영평가 수검자료에 대한 설명을 경청했다.
나는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언어표현이 조금 강한 편이다.
대부분의 경우 확신에 찬 강한 표현을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사장님이 주장하는 내용을 제도화하기 위해 강한 표현을 하다보면 사장님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부나 줏대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표현에 조심해야 한다.
사장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특히나 다른 사람 잘되는 꼴을 못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없이 이어져 온 내부고발 투서 행위를 보더라도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장은 앞으로 이러한 행위유형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한다.
사장이 아무리 새로운 변신을 주장해도 최고의 진리는 겸손이다.
잘났어도 절대 잘남을 드러내어 자랑해선 안 된다.
언젠간 누군가에 의해 소리 없는 총으로 제거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설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박원형 부처장과 이상엽 차장 들으라고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과대 포장하느라고 혼났다”는 이야기를 했다.
무한경쟁 보직제도가 올바른 보직이동 제도가 아닐 뿐더러 내가 가장 혐오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평가위원 교수앞에서 이를 잘난 제도라고 떠벌리는 내 모습이 한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낯간지럽기도 해 혹 다른 사람들이 오해를 할 까보아 한마디 던진 것이다.
먼저 고려대 CJ교수를 찾아가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현상권 부장이 오해를 할까봐서 이와 비슷한 말을 했었다.
돌아와 처장님께 다녀온 이야기를 하였다.
나의 지나친 과대광고로 YM교수가 공기업 내에 민간경영을 접목하는 신개념으로 접근하여 학계에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면서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더라고 보고했다.
어찌되었거나 모든 게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오후 다섯시 40분에 한규완 차장의 차를 타고 김응태, 박도선과 함께 신창환 부처장 부친 상가에 갔다.
가는 길에 홍성에 내려 저녁을 함께 먹었다.
저녁은 홍성지점장이 샀다.
어느새 김응태가 얼굴 한번 보자고 미리 전화통화 넣었단다.
아욱된장에 복을 넣어 끓인 국인데 색다른 맛을 자아낸다.
배고픈 데에다 맛도 좋아 정말 맛나게 먹었다.
서천 장례식장에는 먼 길 마다않고 경향각지에서 두루 모였다.
이 사람 저 사람과 만나 어울려서 소주잔을 나누며 회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사실 그런 내모습을 싫어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은 싫어한다고 해서 안해도 되는 것은 아니고 억지로라도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수다도 떨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다수를 주도하거나 따르기도 하며 함께 어울려야 한다.
내 삶에 어떤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그 결정사항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결과를 산출하여야 한다.
그게 인생이다.
싫어도 해야 된다면 최고로 해야 한다.
싫어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고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
김성회 서천지점장이 술 한 잔 해야 한다고 해서 올라오는 길에 허름한 시골 맥주집에서 병맥주를 마셨다.
시골 술집답게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이 여기 저기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가끔씩 여기저기서 심한 욕지거리가 나오며 분위기가 조금 험하고 어색했다.
하지만 우리끼리 어울려 한 시간여 술잔을 나눈 후 서울로 향했다.
한규완 차장이 운전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삼성동 전철역 앞에 내려주는 바람에 거기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들어왔다.
내가 들어온 시간이 새벽 한시 반쯤 되었는데 호신이 녀석은 그 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녀석은 공부와는 거리가 먼 정도가 아니라 아예 혐오하는 것 같다.
지난번 변기 막힘 사건에서도 느꼈지만 녀석은 인내하며 그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실천하며 성취해 내는 끈기가 없다.
그저 즉흥적인 삶을 살 뿐이다.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다.
집사람이 그 늦은 시간에 침대머리에 앉아 자신의 회사 이야기를 하는데 매우 불편하다.
너무 시간이 늦어 잠을 자고 쉬어야 하는데 자꾸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라고 한다.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지않고 억지로 참으며 들었지만 불편함이 완전히 감추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마도 육감에 잡혔을 것이다.
덕분에 잠도 매끈하게 깊이 자지 못하고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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