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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415 TDR 선우욱이 화났다, 김선미 모친상

by 굼벵이(조용욱)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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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김병옥 차장 보고를 받다가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졌다.

승진에 관한 TDR 보고를 마친 후 보고서를 몇 군데 수정하여 관련부서에 보냈는데 TDR팀에서 내게 보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정한 부분이 발견되어 TDR 팀원들에게 역정을 내었다.

선우욱이가 올라와서 설명을 드리겠다고 했지만 그의 얼굴엔 미안함 대신 분노가 덮혀있다.

무언가 자신의 결백을 알아주지 않는 상사에 대한 불만이 드러나 있다.

오히려 미친 듯이 화를 내며 팀원들에게 야단을 쳐도 시원치 않을 자리인데 거꾸로 내게 인상을 쓰는 선우차장을 보면서 은근히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지만 잘 참아내었다.

이 과정을 보면서 나는 애써 나의 생각을 이해시키려는 나를 발견하였다.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잘못된 부분을 명확히 지적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가 반복되기에 그들에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 일종의 발전적 피드백이다.

헌데 이 피드백 기술이 시원치 않아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는 확실히 발전적 피드백 기술이 부족하다.

오늘은 회의가 끝나거든 내려가서 TDR팀원들을 보듬어주어야겠다.

 

김선미씨가 모친상을 당했다.

차장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다.

내가 신차장을 불러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다.

신차장은 절반씩 나누어서 다녀오겠다고 한다.

총무팀장에게 인사처장님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으니 김관봉 차장 차로 총무팀 식구들과 함께 다녀올 것이란다.

나중에 내 생각이 났는지 차편을 물었고 이지희 차장 대신 내가 그 차에 함께 타기를 권했다.

처음에는 미안해서 거절하다가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런 것들이 일종의 배려다.

배려는 아주 작은 일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빛난다.

내가 묻기 전에 팀장들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설명하거나 물어주는 것이 총무팀장의 주 임무 중 하나이다.

하지만 조택동 부장은 아직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백팀장 이었다면 아마도 그렇게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처장님과 함께 가서 조문하고 저녁까지 거기서 먹었다.

사람들이 붐벼 차라리 그냥 밖에 나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더니 허처장이 그래도 들어가 거기서 해야 한다고 해 비집고 들어가 상가 육개장으로 저녁을 먹었다.

내가 총무팀장이었다면 그걸 권했을지도 모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원미씨가 자신의 차로 함께 가잔다.

이지희 차장과 김석수씨가 같이 탔다.

특별히 공통주제를 찾기도 어려워 별다른 대화 없이 조용히 오는데 원미씨가 나를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싶어서 몇 번이고 집 위치를 물었다.

그녀는 천사다.

그렇게 곱고 예쁠 수가 없다.

밖으로 보이는 솔직한 감정도 그렇거니와 다른 사람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은 그 어떤 사람도 그녀를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런 그녀에게 폐끼치고 싶지않아 그냥 중간에 내려 택시를 타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