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7(금)
war room 과 사무실을 오가며 어제 인사부장 교류회에서 들었던 자연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차장들에게 해 주었다.
모두들 신기한 듯 재미있어 했다.
이어서 회의 말미에 핵심인재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모두들 이런저런 자신들의 정의를 내리지만 마지막은 내가 이렇게 결론지었다.
'핵심인재란 윗사람이 관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스스로가 핵심인재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라고 했다.
우리 박철규가 승진 턱으로 유끼야에서 인사처장과 다른 팀장들을 모시고 점심을 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좌중을 즐겁게 하는 마중물로 자연 다큐멘터리에 대하여 또 한번 이야기 하였다.
이런 좋은 이야기는 자꾸 해야 잊지 않고 나중에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줄 수 있다.
오후 타임에는 검토서류가 밀려들었다.
멘토링에 관한 보고서와 승진제도 개선 인사규정 개정안을 검토했다.
요즘은 점심식사 후 곧바로 잠을 자지 못하면 몹시 피곤하다.
근무시간이지만 잠시 눈을 붙인 후 멘토링 보고서를 검토했다.
내가 원하는 방향과 많이 달라 체계를 재구성해 전반적으로 손봤다.
처장님에게 올라가 있는 인사처 Issues 에 관한 보고서가 처장님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점심 먹으러 가면서 그게 마음에 들었다면 전무님에게도 한 부 가져다 드리겠다는 말을 인사처장에게 건넸었다.
처장님은 읽어 본 후 이야기 해 주겠다고 했다.
조홍제 차장이 가져온 서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사업소에서 새로 전입해 왔기에 내가 바라는 수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조홍제 차장을 불러 보고서 작성 방법에 대해 다시 설명해 주었다.
조 차장이 알아듣는 듯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 멀었다.
앞으로 서 너 번은 더 캔슬당하면서 재작성 하다보면 무언가 감이 잡힐 것이다.
경신이한테서 우편이 왔는데 경신이가 내 책을 다 읽은 모양이다.
독후감을 적었는데 정말 꼼꼼하게 읽은 흔적이 역력하다.
마지막에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글을 적고 있다.
자신에 대하여 아직 확신을 하고 있지 못하지만 잘 해보려는 의지가 충만해 있다.
경신이에게 답장을 해 주어야겠다.
이번에는 직접 손으로 써서 답장을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온 집안 식구들이 정성을 담아 편지 한 장씩 쓰도록 하고 그걸 한 봉투에 넣어 보내주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이번 주말에 시도를 해 보아야겠다.
내 책을 읽으면서 아빠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웠고 그래서 아빠만큼은 못해도 더욱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가슴이 뭉클했다.
반면 호신이가 사용한 핸드폰 요금이 66820원이 나왔다.
곧바로 문자를 보냈다.
“전화요금이 66820원이 나왔으므로 5만원을 초과하여 전화 회수를 공지함”이라고 써서 메시지를 보냈다.
호신이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 아이는 아빠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아예 포기하고 마는 것 같다.
그런 그가 얄밉다.
차라리 “아빠 잘못했어요. 다음 번에는 꼭 약속을 지킬 게요.”
따위의 메시지가 오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녀석은 전화도 문자도 없다.
괘씸한 녀석
퇴근 해 집에 오니 녀석이 알바처 돈데이에 안가고 집안을 어슬렁거리며 싱크대에 붙어있는 TV를 보다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제 방으로 기어들어간다.
녀석을 불렀다.
핸드폰을 가져오라고 했다.
아무런 저항 없이 핸드폰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는 얼른 제방으로 들어간다.
얼굴엔 불만이 가득하다.
다음날 아침 식사 후에 전화기를 주면서
“네 엄마가 사정사정해서 다시 돌려주는데 한번만 더 약속을 어기면 그 땐 진짜로 회수한다.
약속은 사회생활의 기본이다.
그런 작은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네가 반반한 대학 나와서 반반한 직장만 가지면 쓸만한 여자들이 아마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거다.”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해주었다.
녀석과의 대화는 녀석이 아예 대화의 문을 닫고 있어 더욱 힘들다.
언뜻 보기에 여자 친구 하나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녀석이 제대로 된 여자친구라도 사귀고 있다면 그 애를 이용해 우회적으로 녀석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보건데 그럴듯한 여자친구는 아닌 듯하다.
하나님 잘못인지, 내 잘못인지, 집사람 잘못인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몸매나 인성 따위가 내가 기대하는 수준이 아니다.
아이들은 내 유전인자 중 내가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닮았다.
저녁엔 내가 팀원들에게 밥이나 먹고 가자고 했다.
집사람에게 저녁약속이 있어 집에 가봐야 밥도 없을 테니 차라리 먹고 가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길에 집사람은 오늘 저녁 회식이 있다고 일러주었었다.
권서방네 순대국집에서 순대국에 소주 한 병을 시켜 세 사람이 나누어 먹었다.
종업원 아주머니가 나를 알아보고 반기며 특별 안주를 한사라 넣어주었다.
이래서 단골이 중요하다는 거다.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렇다.
청량낚시도 마찬가지로 그랬으니까.
내가 덕이와 묵이를 부탁하면 다른 사람 것 보다 신경을 더 써서 보내주는 것 같다.
아는 게 곧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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