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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모임에 갔다가 시애틀로 이민 가 22년째 살고 있다는 분을 만났다.
미국에서 어찌 지내시는지를 물으니 집에서 홀로 피아노, 트럼펫 등 악기를 연주하며 소일한다며 한국에 오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무엇이 좋은지를 물었더니 그냥 모든게 다 좋단다.
할 일 없으면 버스 정류장에 앉아만 있어도 즐겁단다.
요즘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종부세 등등 때문에, 혹은 각종 범죄나 오만 따위로 얽히고 설킨 정치판이 싫어서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는데 이런분들 이야기도 한번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사람은 오래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을 행복으로 기억하며 살지 않을까?
행복감은 그런 좋은 기억들이 가져다 주는 기분좋은 감정이다.
어릴적 길들여진 내 어머니 손맛을 최고의 입맛으로 여기듯 인간의 그 큰 머리 안에 차곡차곡 저장된 오래된 기억을 반추하고 되새김질하면서 행복감에 젖는 듯하다.
어두운 버스정류장에 홀로 쭈그리고 앉아 이제나 올까 저제나 나타날까 하염없이 옛날애인을 기다리는 치매노인의 삶이나 내 삶이나 큰 차이가 없을 듯하다.
삼십년 전 내 블로그 이름을 지금 내가 살고있는 고향동네 버스정류장 이름으로 지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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