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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0220 외교안보연구원 교육생 생활 시작

by 굼벵이(조용욱)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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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0()

엊그제는 인사제도팀장 안중은이 아트센터에 들르겠다며 내게 시간이 괜찮은지를 물었다.

다섯 시 반에 아트센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걸어갈까, 자전거를 타고 갈까, 차를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택시를 타고 갔다.

어차피 술 한 잔 할텐데 다른 교통수단은 여러모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아트센터 7층에 자리한 TDR 룸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병옥이가 정성적 목표를 잡는 것의 어려움에 대하여 물어왔다.

나는 김차장에게 큰 그림을 그려 보라고 했다.

직무담당자가 자신의 일을 통해 어디에 또는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영향력의 범위를 지표화 하거나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따위를 알아본 뒤 그런 것들을 지표로 만들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여러 가지 의견을 직접 청취하다보면 좋은 생각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방법을 일러 주었다.

보쌈 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마지막에 소주폭탄을 돌렸다.

거기 참석했던 아홉 명 모두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각각의 건배사를 들었다.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건배사에 담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러고 집에 오려는데 김병옥이가 한 잔 더 해야 한다고 해서 소주 집에 들렀다.

굴전을 안주삼아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나는 정신을 잃은 것 같다.

어떻게 집으로 들어왔는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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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외교안보연구원 글로벌리더십 과정 입교식을 했다.

술로 내상이 깊은 상태에서 교육 첫날을 맞은 것이다.

원장의 인사말이 있었고 동작동 현충원 참배도 있었다.

외교안보 연구원 시설견학도 했다.

시설견학은 도서실이나 콜센터, 사료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인데 가는 곳마다 직원들로 붐볐다.

대부분 서기관급 이상이 나타나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고 있었다.

교육요원 회장을 선출하는데 외교통상부 고위공무원이 맡는 게 낫겠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어서 중국에서 영사 생활을 하다 막 귀국한 김원진씨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현충원 참배 시 나랑 함께했다.

총무를 뽑는데 총무는 공기업 쪽에서 젊은 친구가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회장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결국 KBS의 오세균 기자가 맡게 되었다.

내가 어려보여 회장은 아마 나를 염두에 두었던 모양인데 예측이 빗나가 버린 거다.

분임은 한 분임에 10명씩 4개 분임으로 나누었는데 나는 4조에 편성되었다.

1,2분임이 먼저 자기소개를 하는데 공무원들의 자기소개는 식상하고 고루하다.

딴에는 우스개 소리라고 하는데 아재 개그 수준의 썰렁한 내용이다.

선배와의 대화시간에 금융감독원 소속 친구가 와 2기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설명해 주었다.

그는 지방 현장체험 갔을 때 한전과 토지주택공사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때문에 결국 내가 많은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는 사적인 것이어서 사실 하지 않는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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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이가 3일간의 부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동안 어디 가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녀석은 새벽 두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친구랑 같이 들어와 노닥거리다가 새벽 네 시가 넘어서 잠을 잤다고 해 아침 식사시간에 깨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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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모든 다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늘천 선배의 경우도 마찬가지란다.

앞길이 빤히 보여 올바른 길로 가도록 코치하려 들면 아버지 말씀은 죽어라고 안 들으려 한단다.

지금은 또래집단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뿐 부모 이야기는 잔소리로만 들리는가보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오늘 아침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으로 일기예보를 보니 영상 8도까지 올라간다는 예보다.

지난 화요일 낚시를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덕이는 차 안에서 2주일째 죽어가고 있고 물을 부어놓았던 묵이는 곰팡이가 슬어 요란한 냄새와 더불어 썩어가고 있다.

그냥 버리자니 어디 버릴 곳도 마땅치 않다.

하는 수 없이 새벽 이른 시간이지만 케빈에게 7시 정각 예약 메시지를 때렸다.

오늘 낚시 안가시나요?’

아니나 다를까 케빈이 곧바로 답신전화를 해주었는데 늘천선배와 우람아빠 선배를 늘천선배가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나 같이 조정지로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낚시 조행은 여울에서 막동이와 유수선배를 불러들여 도합 여섯이 오붓한 자리를 마련하였다.

늘천 선배가 먹거리를 준비해 왔다.

된장찌개 솜씨가 일품이었는데 그 비결은 사모님이 직접 담근 된장 맛이란다.

그야말로 장맛이 요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거다.

날씨가 얼마나 따뜻하고 포근하던지 그냥 여울 가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오전에 전혀 입질이 없어 혹시나 오후를 기대했었는데 오후에도 여전히 입질이 없다.

우람아빠가 한 마리를 걸었는데 힘이 장사란다.

힘들고 어렵게 녀석을 끌어내었는데 엄청 큰 놈인 줄 알았더니 윗 지느러미에 바늘이 제대로 꽂혀있더란다.

물고기가 더이상 먹이에 반응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가져간 먹이를 몽땅 강물에 털어 넣은 후 낚시줄을 거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한동안 더 스침질을 해 보았지만 내 생각이 맞은 듯하다.

올라오는 길에 막동이가 소개한 2500원짜리 칼국수 집엘 들렀다.

맛을 돋우는 바지락이나 조개 따위의 내용물들은 없지만 국물 맛이 괜찮고 손으로 직접 만든 칼국수가 오히려 담백해 입맛을 돋우었다.

막동이답게 막걸리 한 통과 빈대떡 한사라 그리고 오징어 한 사라를 시켰다.

빈대떡도 3000원 밖에 안한다.

다섯이서 배불리 먹고도 2만원이면 족하다.

다시 늘천 선배님 집에 모여 각자의 차에 자신의 짐을 옮겨 실었다.

케빈이 정철 선생이 직접 집필하고 새로 발간한 책을 선물로 주었다.

새로운 시각에서 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비법이 들어있다니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