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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0212 오직 사랑만이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

by 굼벵이(조용욱) 2024.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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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2()

오늘 아침에도 호신이를 깨우면서 머리를 어루만져주었다.

그런 스킨십이 심리적 안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집사람이 출근길에 내 구두를 닦아줄 때도 집사람 머리를 쓰다듬었다.

집사람도 이젠 나름 그걸 즐기는 것 같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어깨동무만 해도

"이 새끼가 재수 없게 어딜 어깨동무를 하고그래!"

하시며 인상을 썼었다.

칠순을 한참 넘긴 나이신 데에도 그런 대쪽같은 경향성을 잃지 않으시니 젊었을 때는 오죽했겠는가!

그런 노모에게서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누구를 만진다는 것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죄악이다.

그러니 아이들 머리 하나 제대로 쓰다듬어보질 못했다.

늦었지만 오늘부터라도 열심히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는 연습을 해야겠다.

호신이가 아파했던 나의 냉철한 성격을 사랑으로 녹여가며 조금씩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말로 해서 잘 안 일어나던 아이가 오늘은 머리를 쓰다듬기만 했는데도 벌떡 일어났다.

아이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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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내 송별식 겸해서 우리 팀 회식을 했다.

특별한 계획이 없는 다른 팀 식구들도 초청을 했는데 안순영 부장과 임병득 부장, 김성국 부장, 김영환 부장이 자리를 같이 해 주었다.

장어집에서 모였는데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사장님에 예뻐서 음식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하고 아부를 떨었더니

저 사장 아닌데요?” 했다.

그러나 어쨌든 기분이 몹시 좋아보였고 서비스라며 장어 쓸개 주를 내오고 오디술까지 한 주전자 내왔다.

오디술은 사장이 직접 담근 것이라는데 걸쭉한 것이 진땡이 상태다.

진심이든 빈말이든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말 한마디가 사람을 기분좋게 하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든다.

오디주와 쓸개 주를 모든 사람들이 한 잔씩 나누어 마셨다.

모두들 배가 부른지 장어가 많이 남았다.

저녁밥은 없으니 안주로 배를 채우라고 했는데도 그 귀한 장어안주가 많이 남았다.

우리는 김영환 부장의 요청에 따라 폭탄주를 돌렸다.

사실은 내가 먼저 폭탄주를 제안했어야 했다.

김부장의 그런 측면은 배울 필요가 있다.

내가 먼저 제조하고 이어서 김종수 처장 그리고 장성배, 박영구, 김영환 순으로 폭탄을 제조하고 마무리를 했다.

그 정도면 대부분 많이 취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으로 마신 술이다.

돌아오는 전철역에서 김헌 부장이 한잔 더 하고 싶어 했지만 내가 그냥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 자리마다 건배사를 해야 한다.

나는 아무런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건배사를 했는데 앞으로는 평소에 미리 미리 건배사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