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목)
엊그제 오승균 전무가 전화를 했다.
내일 시간이 난다며 견지낚시를 같이 갔으면 해서 한 전화다.
나는 사실 낚시를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모처럼 만의 부탁이라 거절하기도 무엇해 같이 가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낚시 가서 먹을 먹거리를 사가지고 들어왔다.
민호와의 약속이 깨져 그 시간에 골프연습도 하고 머리도 깎았다.
집사람이 저녁약속이 있다며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오라는 전화를 했기에 권서방네 순대국밥 집에서 나홀로 저녁을 먹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투표를 하러갔다.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람을 제대로 모르니 그냥 정당만 보고 찍을 수밖에.
이것은 중대한 민주주의 제도의 모순이다.
이런 민주주의는 심각한 맹점을 가지고 있다.
중우정치(mobocracy)를 낳는 무조건적 다수결 원칙을 악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맹목적 지지세력을 만들어 권력을 장악하려는 무리들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시스템이 능력 있는 행정가가 정치일선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만들고 끼리끼리 도당을 만들어 몰려다니며 부패한 정부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게 한다.
새벽이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금방 투표를 마치고 나와 곧바로 오전무님 댁으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경수중학교 앞 그의 아파트까지 찾아가 그를 픽업한 뒤 임진강 비룡대교로 향했다.
비룡대교 위에서 바라보니 역시나 여울에 사람들이 잔뜩 들어서 있다.
그래도 아침식사는 해야 했기에 먼저 근처 순대국밥 집으로 갔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여울로 들어섰다.
여울과 견지 회원인 하늘구름이 먼저 도착해 줄을 흘리고 있기에 같이 어울려 그 옆에서 줄을 흘렸다.
나는 여러 마리를 끌어올리며 손맛을 보았지만 오 전무는 한 마리도 잡질 못했다.
점심으로 준비해간 고기를 바비큐통에 구웠다.
하늘구름도 불러 술과 고기를 먹였다.
점심은 내가 늘 만들어 먹는 김치라면을 끓였다.
떡쪽과 오뎅 그리고 갖은 양념을 함께 넣은 것이다.
다들 잘 먹어주었다.
저녁엔 일찌감치 여울에서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오승균 전무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번 전무 선발 시 OO처장을 하던 A처장이 투서사건에 연루되어 옷을 벗게 되었는데 그 투서를 쓴 사람이 B부장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배후에 C전무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무서운 세상이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전무가 될 필요가 있을까?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그들을 다시 정의해야하지 않을까?
세상엔 비밀이 없다.
누군가는 내 등 뒤에서 나를 난도질 할지도 모른다.
그럴 일 없도록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정의롭고 참되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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