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2(목)
요즘 경신이가 완전히 해이해져 있다.
방안은 돼지우리보다 더 지저분하다.
아침에 밥을 먹으라고 제 어멈이 부르는데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한다.
군에 가기 전 상태로 완전히 원상복구 되었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한마디 했다.
“적어도 1년 후, 2년 후를 고민해 가면서 살아라.
매일 매일을 아무런 생각 없이 그렇게 살지 말고...”
“네”
“세상 살아가는 게 무섭지 않니?”
“무서워요.”
“무섭다고 도망가거나 숨을 수 없다.
인생은 그냥 정직하게 사는 게 최선이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정직하게 풀어야 한다.
어려운 역경이 닥치면 같이 맞받아 싸워서 이기는 거야.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서 자신을 강하게 하는 거야.
이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hungry 정신을 가지고 살았다.
굶주려가며 힘든 역경을 참고 견디면서 강하게 성장한 사람만이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는 거야”
“네”
내가 그 말을 경신이에게 전할 때 나는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을 기억해 냈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두 가지의 교훈을 주었다.
하나는 be hungry고 다른 하나는 be foolish다.
끈질긴 투혼(hungry)을 가지고 정진(foolish)하라는 뜻이다.
바보스럽게 한 길을 가면 어디에든 꼭지점에 도착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신이는적어도 한 가지는 갖추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녀석에게 hungry 정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일찍 귀가했다.
집사람이 밥을 먹고 온다는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경신이는 밥 대신 시리얼로 저녁을 때웠다.
어쩔 수 없이 오늘 아침에 집사람이 요리해 놓은 미역국을 데워 꾸역꾸역 혼자 밥을 먹는데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종선의 ‘혼자 밥 먹지 말라’는 권고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 밥 먹는 경우가 많다.
이젠 그게 습관이 되어 어색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종선의 권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사이버 교육을 들었다.
교육 프로그램을 잘 만든 것 같다.
사외교육을 받으면서 사내교육 프로그램에 들어와 보니 내가 철저하게 이방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회사가 무언가 그들만의 작은 세계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길 끝내고 다시 회사로 돌아갔을 때 내 모습이 많이 초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이 조금 복잡해 진다.
왜 우리가 외연을 확장해가면서 살아야 하는지를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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