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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120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으로 살기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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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맹상호 부장이 전화를 했다.

가급적 이번 주 안으로 발령을 내 주었으면 하는 부탁이다.

안중은 부장에게 가서 미리 부탁을 해었어야 하는데 깜박 잊고 그러질 못했다.

오늘 출근하면 안부장에게 가서 부탁을 해야겠다.

 

오늘은 점심에 특별한 약속이 없어 글로벌 HR팀의 연원섭 배충식 차장과 함께 식사를 했다.

오늘 아침 회의가 있었는데 인사처장은 앞으로 신입사원 채용시 논문시험 대신에 역량평가 점수를 반영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역량평가는 점수화 할 수 없다.

그것은 단지 개인의 경향성을 판단하는 지표일 뿐 그걸 점수화해서 선발할 수 있는 도구는 아니다.

만일 그걸로 채용한다는 사실이 공표되면 머리 좋은 요즘 아이들은 역량평가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외울 것이고 따라서 약삭빠른 친구들 중심으로만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평가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아침 회의에서 나는 처장에게 논문평가를 없애기 보다는 차라리 현행 평가시스템에 역량평가 결과를 더하는 방법이 좋겠다고 했다.

내가 이런 제안을 했을 때 처장 얼굴에서 기분 나빠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생각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런 표정을 눈치 챈 이후 나는 더 이상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점심식사 하는 자리에서 연원섭이에게 눈 코 입 닫고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으로 살려니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아랫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느님은 얼마나 답답하실까?

모르는 게 약인데 알면서 모른체 하려니 병이 되는 것이다.

하기야 일본전산은 밥 잘 먹는 놈을 뽑는다고 하지 않던가?

 

김병옥 차장과 함께 성과관리 세미나에 갔다.

내가 보기에는 배울 것이 좀 있어 보인다.

그들이 MBO평가 시스템을 새로 개발했는데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것들이 좀 있어 보인다.

김병옥 차장은 우리만 못하다며 폄하한다.

그는 우리 것과 비교하는 관점에서 세미나를 들었고 나는 우리 보다 좀더 나은 점이나 우리가 개선해야 할 것들을 찾으려는 관점에서 세미나를 들었는데 거기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이 생긴 듯하다.

어쨌거나 무료강습인데 내겐 나름 소득이 있었다.

 

현암과 사이버 준에게 전화를 했다.

신당동 생태집에서 만나 식사를 같이했다.

생태탕에 내장을 추가해 소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이버준이 하이브리드 합죽 낚시대를 세대 가져왔다.

현암 것과 내 것, 그리고 다른 사람 것인데 꼭지를 아직 안 만들었다.

손잡이와 꼭지는 현암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 거다.

건전하게 소주 세 병 마시고 집에 들어왔다.

집에 오니 8시도 안 되었다.

 

김순옥으로부터 메일이 와 있다.

답장을 해주지 못했다.

출근하면 답장을 해 줄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