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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520 현상철 처장의 오해와 이해

by 굼벵이(조용욱) 2025. 3. 6.

5.20()

엊그제는 경기본부에 다녀왔다.

그날은 아침부터 몹시 기분이 상했다.

주인환 총무부장으로부터 온 전화 때문이다.

현처장의 지시로 전화를 했는데 내 강의에 대해 피드백 해 본 결과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전화다.

강의시간을 줄이고 MBO 평가를 신중히 해달라는 내용 중심으로 강의하며 내 책에 대한 선전 비슷한 내용을 삭제하란 지시다.

그런 전화를 접하면서 속이 뒤집어졌다.

누구에게서 피드백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김병옥 차장, 정윤 차장 그리고 박인환 차장과 나눈 피드백 내용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현처장에게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 김병옥 차장은 본인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내게 직언은 할지언정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내가 봐도 아닌 것 같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혹시 현처장을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만난 적이 없다고 했었다.

정윤차장은 처음 발령받아 와 아무런 내용도 모르고 그냥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그 자리에 내가 불렀기에 인사처장이 일부러 그를 불러 의견을 묻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박인환 차장이 그런 피드백을 해 주었을 가능성이 많다.

아니면 현처장이 손순애 차장과 전화를 하던 중 이와 비슷한 대화를 나누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한가지 가능성은 최성섭 부장과 통화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피드백 내용이 우리가 회의 중에 나눈 대화 내용과 너무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최성섭 부장도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박인환 차장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화가 많이 났지만 잘 참아내고 강의도 그런 저런 잘 이어갔다.

 

오성식 처장과 김태경 총무팀장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 갈비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었다.

저녁 식사 하면서 술도 제법 마셨는데 2차로 맥주 한 잔 더하고 가란다.

맥주 한 잔 나누는 중에 정연국 처장이 나타났다.

정 처장은 또 3차로 맥주 한 잔 더해야 한단다.

술김에 끌려가 결국 맥주 한잔을 더 마시고 헤어졌다.

정처장은 차비를 하라며 내 주머니에 무언가를 넣었다.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양복을 입는데 주머니에 무언가 잡혀 확인해 보니 정처장이 건넨 택시비다.

물론 수원에서 늦은 시간에 오는거라 차비가 많이들지만 그래도 남을 만큼 차비를 넣어 남는 돈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

 

다음날 아침에 잠에서 깨었는데 어제의 상황을 현처장과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하자마자 현처장 방에 가 그에게 양심고백했다.

내가 전부터 당신과 같이 근무하며 당신을 좋아했고

현처장이 처음 부임해 와 내게 인사처 활성화 방안을 물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제안했으며

당신이 원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100여장이 넘는 엄청난 양의 PT 자료를 직접 만들었고

혹시나 실수할까 싶어 주말에도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혼자 연습에 집중했다.

그러나 사업소에 교육하러 나가 교육을 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설명하려 하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또 당초 보고한 대로 어차피 두 개 사업장은 피드백 용으로 생각하고 진행한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내가 내 책을 팔아서 남는 게 무엇이 있다고 책장사를 하겠느냐,

짧은 시간 동안 다 설명할 수 없어 관심 있는 사람들은 좀 더 깊이있는 리더십 공부를 하라고 책을 소개했을 뿐이라고 했다.

 

현처장은 '나중에 다시 알아보니 일부 한 두 사람 생각이 그럴 뿐 전반적으로는 좋았다는 평이니 그냥 하시고 싶은 대로 계속 진행하라'고 했다.

아마도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박인환 차장에게 잘못된 보고를 받고 그런 지시를 했다가 다시 사업소에 직접 연락해 여론을 재확인 해본 결과 박차장의 보고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일 거다.

 

어디가 어떻게 꼬였는지 모르지만 비 온 뒤 땅이 굳는다’(After a storm comes a calm)는 옛말은 틀리지 않는다.

무미건조하면 관계가 돈독해지지 않는다.

가끔은 파란도 함께 겪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보다 나은 관계로 진일보 한다.

 

때마침 박노천 처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내게 강의를 잘 들었고 매우 유익했다고 한다.

나는 그런 이야기라면 나보다는 현처장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내 권고대로 현 처장에게 전화를 해 자신의 느낌을 피드백해 주었고 그 사실을 내게 통보해 주기 까지 했다.

어찌보면 마지막 굳히기 작업까지 완료한 것이다.

하느님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하며 끝까지 나를 지켜준다는 느낌을 재확인 했다.

************

정연국처장에게 문자를 넣었다.

어제 저녁에 뭐 잃어버리지 않으셨어요?”

 

몇 시간이 지난 뒤에 그로부터 답장을 받았는데

어제 잘 들어가셨는지.

모처럼 만났는데...,

어제 즐거웠습니다. 

택시비 조금 준비했습니다.”

하는 메시지를 답장으로 보냈다.

 

경기북부본부에 가서 박래용 본부장이 사주는 점심을 얻어먹었다.

일월담이라는 숲 속에 위치한 멋진 음식점인데 거기서 비빔밥을 먹었다.

날이 더워 부대찌개 따위의 뜨거운 음식 먹기가 조금 불편했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마침 이호평 지점장도 와 식사를 같이 했다.

식후에 이호평 지점장 박래용 본부장님과 20여분 간 중랑천 변을 함께 걸었다.

중랑천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래용 본부장은 자신도 퇴직이 얼마 안 남아 정년퇴직예정자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경기북부에서의 강의는 매끄럽지 못했다.

아마도 전날 수원에서의 과음 탓인 것 같다.

강의가 끝난 후 정년퇴직예정자 면담까지 마치고 곧바로 돌아왔다.

 

거기에 대기중인 정년 예정자들도 대체로 유순하고 좋으신 분들이다.

그동안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을 상당부분 이해했다며 오히려 고마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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