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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모임,취미생활/조행기

[스크랩] 여우섬-이포대교-청태너머엔 대멍이

by 굼벵이(조용욱) 2007.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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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과 청주에 출장을 다녀왔다.

청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여우섬에 잠깐 들러 힘좋은 남한강 가을누치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였다. 청태가 너무 많아 불편했지만 잘만 흘리면 청태 너머에 영락없는 멍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추맞춤이 좋아 도래를 썼었는데 지난주 조터골에서도 도래부분에서 줄이 털리더니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도래부분이 끈기면서 날아가버렸다. 

그런 아픔을 통해 대물 사냥엔 절대 도래 채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대멍을 기다렸지만 60에서 꼭 1,2센티 부족한 놈들만 나온다. 

제드님한테 연락을 했더니 직접 여울로 나와 잠시 함께 줄을 흘리다가 날이 저물어 서울로 향했다.

연말 모임 준비를 위해 운영진들이 중역회의를 하기로 했단다. 나보고 함께 가잔다.

어제 저녁 마신 술이 지나쳐 몸이 말이 아닌데도 어느새 마음이 기울어 버렸다.

난 누가 뭐래도 술꾼인 모양이다. 

결국 새벽 한시가 넘도록 술을 마셨고 몸은 망가져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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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견의 탑건들과 오늘 아침 조터골에서  보자고 철썩같이 약속을 했는데 무너진 몸뚱아리 추스르다보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 

지난번 정글속을 헤치면서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아직도 두근거리고 행락 차들이 워낙 많이 나와 있어 조터골에 도착하면 12시가 훨씬 넘어갈 것 같았다.

테니스도 늦었고 애매한 시간에 딱히 할 일이 없으므로 그냥 이포나 가자고 마음 먹었다.

이포여울엔 견지인 몇몇이 벌써 들어서 있었지만 워낙 여울이 넓어 아무데고 들어설 수 있다.

청태가 극성을 부려서인지 얼마 안 있다가 모두들 여울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그 큰 여울을 나 혼자 전세를 내었다.

줄을 흘리자마자 두개를 털렸다. 오래 사용한 줄이다보니 상한데가 있었는지 남한강 가을누치의 강한 저항을 견지지 못하고 두번이나 털려버렸다.

그래도 이포는 나를 외면하지 않았다. 세번째 녀석은 내게로 다가와 안겼고 이를 본 루어꾼이 눈이 뒤집혀 버렸다.

장화도 없이 그 찬 물속으로 들어와서는 바로 내 코앞에서 캐스팅을 했다. 매너 정말 꽝이다.

그런데 아마도 그는 매너가 없다기보다는 몰라서였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이후 입질이 죽어버렸다.

그사람이 포기하고 여울에서 나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들어가 잡은 놈이 딱 저스트 60센티미터짜리 대멍이다.

거의 10여분 이상 사투를 벌인 것 같다.

물고기 입장에서는 죽음을 담보로 한 싸움이니 얼마나 처절할 것인가!

마지막 항복을 받아내고 강가에 바람쐬러 온 어떤 부부(? 관계는 정확히 모르겠다)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했다.

증명사진을 박고 여울로 돌려보내는데 아줌마가 아까워 죽을라고 한다.

누치에게 순순히 투항하면 살려준다는 교훈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라고 농을 하려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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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울과 견지
글쓴이 : 굼벵이(조용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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