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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2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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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아!

어제 집에 들어가서 엄마랑 한바탕 했단다.

결국 아빠가 엄마를 울렸지.

그 이유는 너 때문이었어.

네가 학교에 군 휴학절차를 밟지 않고 가버리는 바람에 내가 휴학절차를 밟다보니 입영통지서를 찾을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내가

‘바보 같은 녀석이 휴학절차도 안 밟고 그냥 가버렸어’ 했더니

네 엄마가

‘휴학하러 학교에 가겠다는걸 내가 아빠랑 협의하라며 못 가게 했어’ 하는 거야.

이리저리 영장을 찾다가 노트북 앞에서 영장을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또 한번 “에이, 바보 같은 녀석 휴학절차도 안 밟고 갔어.”하고 중얼거렸더니

엄마가 화를 내면서

“내가 가지 말라고 했다지 않아요!”하는 거야.

왜 화는 내느냐고 했더니 너처럼 눈물 많은 엄마가 금방 또 울어버리는 거야.

오늘 아침에 보니 식탁위에 네가 보낸 편지가 있더라.

지난 1.13일에 보낸 편지야.

아마도 엄마가 그걸 보시고는 가뜩이나 슬픈데 아빠가 군에 있는 너를 나무라자 화가 났던 모양이다.

부부사이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투닥거린단다.

분쟁의 원인은 대부분 너희들이지.

너도 이담에 장가가서 애 낳으면 알겠지만 아버지 노릇하기 정말 힘들다.

암튼 네 휴학서류는 학교에 통화한 후 휴학원을 다운로드받아 입영통지서와 함께 오늘 아침 등기우편으로 보냈다.

요즘 폭설이 계속 내려 네가 훈련 받기에 조금 힘들겠구나.

그 많은 눈을 기적처럼 해 치우는 우리 씩씩한 멋쟁이 용사들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세상은 그렇게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도 강한 신념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단다.

신념의 마력이지.

The Secret. 항상 네 마음 한가운데에 지니고 다녀야할 주옥같은 비밀!

알지 ?

그 책은 다 보고 갔니?

나중에 자대배치 받고 면회 갈 때 네가 보던 책 들고 갈게.

정답은 단 하나야.

강하게 믿는 마음! 간절하게 믿는 마음! 신념의 마력!

난 너의 변한 모습을 상상하며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럼 담에 또 보자


2008.1.23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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