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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4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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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아!

오늘 아침 햇살이 곱다.

마치 네 얼굴마냥 그렇게 곱다.

어제 저녁 퇴근 무렵에 위문편지를 확인해 보니 ‘전달완료’로 표기되어 있더구나.

네가 아빠 편지를 받아 읽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하더구나.

평상시 같았으면 아빠가 보내는 편지가 별로 반갑지 않았을 텐데 다른 낙이라곤 없는 군에서 그나마 아빠 편지라도 기다려 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답장 없이 대답 없는 메아리만 들으니 가슴이 조금 답답하다만 자대 배치 받기 전에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요즘 아빠는 골프 레슨을 시작 했어.(너도 알지?)

아트센터에서 받는 레슨 너도 알거야.

지난번에 늦게 온다고 엄마가 불평한 적도 있었잖아.

새로 온 코치가 자상하게 내 자세를 바로잡아 주어 참 좋더구나.

네 나이보다 조금 많은 정도의 젊은 코치인데 성품이 바른 친구야.

어제 3/4스윙을 연습했는데 오늘은 풀스윙을 가르쳐주더구나.

몸이 굳어 허리가 잘 안돌아가지만 돌아가는데 까지 열심히 해 보라면서 풀스윙을 가르쳐주었는데 시원하게 내려치는 공이 ‘딱’ 하면서 정확히 맞을 때 쾌감이 좋더구나.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열심히 훈련한다는 것은 처음에는 두렵지만 계속 연습하다보면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육체적인 훈련도 늘 정신과 함께 하는 것 같더라.

늘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하며 훈련하다보니 더 잘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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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시절은 원래 춥고, 배고프고, 졸리지.

네가 훈련받는 모습을 상상하니 조금은 웃음이 난다.

달리기 못해서 남들 한바퀴 돌 때 넌 열 바퀴 도는 거 아니니?

아빠도 그랬어.

그런데 아빠는 바보같이 그 열 바퀴를 100미터 달리듯 죽을 동 살 동 열심히 뛰었지.

그랬더니 너무 힘들어서 앞이 노래지면서 구역질이 나더라.

그래서 다음부터는 어차피 1등 하긴 힘드니 차라리 마라톤을 뛰는 심정으로 여유 있게 열 바퀴를 돌았지.

너무 돌았더니 무릎 관절에 이상이 와서 의무실 다니면서 진통제를 먹었는데 낫지가 않았었지.

결국 나중에 따뜻한 방에서 푹 자고나니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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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에 열심히 달리기 훈련이라도 해 놓아야 할 것 같아서 아빠가 그렇게 너랑 호신이 데리고 서일중학교, 서울 교대 등 운동장엘 나갔던 거야.

그 때 너희들은 무척 싫었겠지만 한 참 자랄 나이에 달리기 연습을 해 놓으면 허파(폐)가 좋아져 폐활량이 늘면서 등산이나 모든 유산소 운동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지.

달리기는 모든 운동의 기초이기도 하고.

달리기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축구든, 배구든, 농구든, 그 어떤 운동도 어렵거든.

아마도 지금쯤은 그 때 아빠 말 안 듣고 열심히 하지 않은 게 후회 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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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라도 달리는 거야.

네 인생은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을 갖는 거야.

지금 까지 살아왔던 모든 게으름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전하면서 몸과 마음을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으로 가꾸어 가는 거야.


조경신, 파이팅!


2008.1.25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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