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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21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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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아!

다음주면 이제 자대배치를 받겠구나.

639포병대대 야전통신병이라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축하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삶에서 무엇이든 배운다고 하지 않니?

네게 많은 배움을 가져다주는 유익한 군대생활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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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당직을 섰단다.

일테면 아무도 없는 회사의 보안을 책임지는 총 책임자로서 일일 사장과 같은 역할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사장을 대리해서 모든 것을 신속 정확하게 처리해야할 의무가 부여되지.

하지만 사실은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단다.

암튼 그래서 아침부터 회사에 출근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

네게도 말 했었지?

아빠가 책을 한번 써보고 싶다고.

그동안 조금씩 조금씩 써 보았는데 벌써 30페이지를 썼단다.

오늘도 네게 보내는 편지가 끝나면 곧바로 작업에 들어 갈거야.

이왕 시작한 것이니 금년에는 꼭 마무리해서 인사관리에 관한 정말 괜찮은 책을 한 권 써볼 작정이다.

네가 무언가 의미 있는 군대생활을 하는 동안 나도 무언가 네 군대생활에 버금가는 수준의 어려움이 수반되는 의미 있는 일을 해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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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지 잘 받았다.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에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어서 정말 고맙다.

녀석을 사랑하는 네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언젠간 이해를 하겠지.

하지만 때를 놓치면 후회만 남을 뿐이야.

사실 아빠가 널 빨리 군에 보내려고 했던 이유도 더 늦기 전에 군복무를 마침과 동시에 새로운 생각으로 재무장하길 바랐기 때문이지,

내 눈에 비친 네 모습은 착하고 진실하지만 너무 나약했거든.

그래서 군인정신으로 무장해서 강한 의지를 기른 후에 그 의지를 바탕으로 인내심 있게 네가 가야할 길을 가길 원한거야.

그동안 아빠한테 불만도 많았을 테지만 군에 가 보니 아빠 뜻 이해하겠지?

사람은 동물과 달리 마음으로 살아간단다.

나는 인생을 마음으로 쓰는 종합예술이라는 표현을 쓴단다.

때로는 삶은 苦海라고도 하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굳은 의지로 헤쳐 나가려니 얼마나 힘들겠니.

정글 숲을 헤쳤다 싶으면 악어 떼가 나오고....

처음부터 장미 빛 인생을 기대하지 말고 역경을 헤쳐 나갈 단단한 마음의 각오를 하란 뜻에서 인생을 고해라고 표현한 걸 거야.

어쨌든 강한 놈만 살아남는 거고 그것이 곧 자연법칙이다.

자연법칙은 불변의 진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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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아빠랑 함께 근무하시는 분들과 같이 속초를 간단다.(22. 23)

금년에 과장 두 분을 보내고 두 분을 받아들이는 데 새해를 맞이하여 해맞이를 하면서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하자며 과장들이 제안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거든.

모두 10명이 함께 간단다.

이왕 간 김에 너를 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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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글을 친구들이 좋아한다고?

거봐라. 

그동안 아빠가 좋은 이야기 해 주었는데 너희들은 늘 그 이야기를 귀 밖으로 흘렸잖니.

다른 친구들은 좋아 할 거야.

조금 난체 하는 것 같다만 이런 이야기 해 주는 아빠도 흔치 않을 거야.

그런 만큼 남보다 더 잘 새겨듣고 네 인생을 좀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편으로 삼는 게 어때?


2008.2.17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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