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22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18.
728x90
 

경신아!

어제 저녁 8시가 넘은 조금 늦은 시간에 우편을 보냈는데 오늘 아침 확인해 보니 편지가 전달되었더구나.

요즘은 아침에 출근하면 네게 편지 한 통 쓰고 전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내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

어제는 아침에 테니스를 나가서 4게임을 했는데 3게임은 이기고 1게임은 졌단다.

운동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손으로 하는 운동은 절대 어깨나 팔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단다.

허리를 돌리며 자연스럽게 공을 맞추면 오히려 세게 친 것 보다 더욱 정확하게 공도 잘 나가지.

다시 말하면 공을 세게 친다는 생각을 갖는 것보다 공을 정확히 맞추어 민다고 생각하면서 치면 정확하면서 힘도 어느 정도 붙게 되지.

골프도 마찬가지더구나.

공을 세게 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치게 되면 언제나 공이 잘 못 맞고 더 안나가더라.

그냥 정확하게 헤드를 갖다 대면서 민다고 생각하고 치면 오히려 깨끗한 샷이 나오지.

그리고 세게 친 볼이나 약하지만 정확히 친 볼이나 별로 차이가 없어.

세게 치면 실수만 많이 할 뿐이고...

이제 교습을 시작한지 세 달이 되어가는 아빠가 이런 이야기 하니 남들이 보면 우습다고 할 거야.

하지만 내가 네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은 자연법칙을 벗어날 수가 없다는 진리를 설명하기 위한 거란다.

자연스럽다는 표현은 완벽(Perfect)하다는 표현과 같다.

인생을 살면서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는 것만큼 완벽한 삶이 없지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자연스런 동작으로 공을 맞추듯 삶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아야 한다.

무리한 억지를 부린다거나, 지나친 과욕을 부리며 불평불만 속에 사는 사람보다는 물 흐르는 대로 지금 현재의 삶에 충실 하라는 것이지.

계곡을 따라 내려와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은 커다란 바위를 만나면 돌아간단다.

전에 우리 안동의 하회마을을 다녀왔잖니?

거기서도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물이 C자형으로 돌아갔잖아.

무리하지 않고 돌아가면서 그렇게 늘 낮은 데로 임하지.

그렇게 겸손한 물이 한번 성을 내면 폭풍우와 홍수를 동반하면서 세상의 그 어느 것 보다도 무섭게 돌변하지.

그런 엄청난 힘을 가진 물은 평소에는 언제나 낮은 데로 임하는 겸손의 극치를 달린다.

그걸 노자는 上善若水라고 했다.

지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의미이다.

가장 높은 덕은 물과 같다는 것이지.

아빠가 주장하는 자연스런 삶과 더불어 늘 마음에 새기고 살 필요가 있는 진리여서 적어본다.

**********************

어제는 페페로니 전략을 읽었어.

프로이트는 인간 정신의 본질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거든.

하나는 성욕이고 다른 하나는 공격욕이야.

성욕이든 공격욕이든 모두 생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이지.

그런데 그 에너지를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성인도 될 수 있고 돼지도 될 수 있어.

그 책에서는 공격욕을 적당히 제대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더라.

예를 들면 매운 페페로니는 너무 많으면 안 되지만 20%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이지.

매운 페페로니가 너무 안 들어가도 음식이 맛이 없듯 삶 속에서도 20% 정도의 매운 맛을 가져야 한다는 거야.

그러한 매운 맛은 강력한 의사관철 능력이 있고, 목표 지향적이며 추진력이 강한 사람을 만든단다.

특히 너는 내가 보기에 매운 맛 좀 더 지녀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이만 써야겠다.

자대 배치 받으면 위문 메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하여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2006.2.18

아빠가

'삶의 지혜를 찾아서 > 사랑하는 아들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신아24  (0) 2008.02.20
경신아23  (0) 2008.02.19
경신아21  (0) 2008.02.17
경신아20  (0) 2008.02.15
경신아19  (0) 200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