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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23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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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아!

오늘이 신병교육대 마지막 날이구나

이 편지가 네게 도착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도착 되거나 말거나 오늘의 시작은 네게 편지를 쓰는 것부터 하련다.

6주간의 훈련 속에서 네 몸무게는 얼마나 줄었을까?

(적어도 5키로그램 이상은 빠져야 하는데...)

아빠가 평택지점에 내려갔을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그때는 매일 아침 한 시간 반씩 죽어라 뛰었더니 두 세 달 만에 10키로 그램이 빠지더라.

사람이 살이 빠질 때는 얼굴부터 빠진단다.

볼이 쏙 들어가기 시작하지.

네 볼도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군대 음식은 영양을 생각해서 여러 가지 반찬을 골고루 준비해 줄 거야.

너희들에게 늘 말하지만 음식은 배불리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게 필요한거야.

그런데 일반적으로 몸이 필요한 영양소는 입에서 잘 당기지 않지.

그동안 잘 안 먹었으니 입에 익숙해지지 않아 당연히 당기지 않겠지.

그렇다고 계속 입에 대지 않으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해 주지 못해 그 영양을 필요로 하는 몸의 특정부위가 약해지면서 질병이 생겨 결과적으로는 전체적으로 몸이 망가지는 거야.

혓바닥에서 느끼는 맛만 중요한 게 아니라 네 몸을 지탱해 나가는 내장과 각종 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더욱 중요한거야.

인생을 살면서 자기 이익만 생각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되잖아.

나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나보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수없이 아빠가 이야기 했을 거야.

몸도 마찬가지지.

달콤한 혀보다는 말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몸 안의 내장이나 각종 기관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을 가져라.

그래서 편식을 못하도록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너희들은 이미 편식이 습관화 되어 아빠의 말을 잔소리로만 흘리더구나.

난 네 엄마한테 불만이 두 가지 있는데 그 하나는 너희들에게 과식과 편식하는 습관을 길러놓은 것이지.(다른 한 가지는 너희들 공부습관을 잘못 들여놓은 것이란다. 스스로 학습을 길들여 놓지 못한 부분이다)

매일 빵이나 과자 아이스크림 따위를 아이들 눈에 보이게 하여 수시로 그걸 먹는 습관이 들었고 배가 북을 쳐도 좋을 만큼 땡땡해 질 때까지 기름진 음식을 먹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네 엄마에게 수없이 그러지 말라고 부탁을 했는데 지금까지도 안 되더구나.

그래서 결국 포기했어.

이제는 차라리 너희들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구나.

너희들 스스로를 위해 몸 습관을 잘 들이거라.

습관은 사람을 성공하게도 하지만 망가지게도 한단다.

몸도 다 습관들이기 나름이어서 앉아있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나이 들어 반드시 디스크로 고생을 하지

아빠는 식습관을 제대로 들이기 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밥상에 오른 모든 반찬에 순서를 메기고 돌아가면서 한번씩 먹는 습관을 들였단다.

식사 양도 나름대로 적게 먹으려는 노력을 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 비만이다 만 그래도 우리 집 식구들 가운데에서는 내가 제일 날씬하잖니.

오늘은 그만 너스레를 떨어야 겠구나

자대의 새로운 생활에 긴장이 많이 되겠지만 조금 지나면 금방 익숙해지니 최선을 다해 신나게 멋지게 새로운 생활을 탐험 하거라.


2008.2.19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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