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볕 쏟아지는 강가에 가보신 적 있나요?
다사로운 햇살 속에
지난 겨울 얼마나 추웠는지 수다를 떨어대는
강가 돌멩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흐르는 강물이 조잘대며 들려주는
지난 혹한에 얼어죽은 불쌍한 잉어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한덕리 앞 산 진달래는 아직 수줍은 듯 얼굴을 감추고 있더군요.
아마도 다음 주면 온 산이 진보랏빛으로 물들 것 같습니다.
봄 볓 속에 흐르는 강물은 삶의 역동 그 자체입니다.
정말 대책없는 충동이지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 이더군요.
이런 좋은 날에 사무실 나가서 개고생 하시는 분들에겐 정말 미안스럽습니다만,
어떻게든 핑게를 대어서라도 나가보세요.
무조건 나가보세요
우리가 여생 동안 과연 몇 번이나 이런 아름다움,
이런 대책 없는 충동을 느끼며 살 수 있겠습니까?
무더위 속 인파로 버글대는 여름 강은 우리를 짜증나게 하지만
초봄 봄볕 속 졸졸 흐르는 홍천강은 우리를 기쁨으로 어지럽게 한답니다.
거기서 사진 몇 장 담아왔습니다.
우선 이거라도...
한덕리 앞 강가입니다.
강가에 보이는 초록색 상자 안에 제 견지낚시용 가슴장화가 들어있답니다.
여름에는 엄청 물이 많지만 지금은 어머니 젖 짜듯
산 안에 품은 생명수 몇방울 짜낸 것이기에
겨우 겨우 굽이 굽이 흐르며 이어갑니다.
이것이 쌓이고 모여 결국 우리의 삶을 이어가게 하지요.
각도 잡아서 모곡 쪽을 찍어보았습니다.
어머나, 제 차 옆구리가 나와버렸네요.
주인 잘못 만나 자갈밭을 달리는 '로시난테'랍니다.
그래도 사륜이어서 자갈길 마다 않고 힘차게 다닙니다.
다시 1/3각도로 구도를 잡습니다
강과 산이 아우러지는 모습은 사진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짜릿한 즐거움을 줍니다
항상 우리곁엔 이슬이가 있습니다.
오전엔 물고기도 별로 입질이 없으니
우리끼리 먼저 이슬이로 입질합니다.
이런 그림 옆에는 늘 다음과 같은 제목이 따라다닙니다.
'천생연분', 죽마고우',
그러나 지나치면 '대락난감'입니다.
다른 낚시 친구들이 점심을 먹고있습니다.
우리와 합석하자고 했더니 극구 자신만의 오찬을 고집합니다.
저기 뒷편에는 한쌍의 젊은 커플이 춘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작은 텐트를 쳐놓고 둘이 그 안에 들어가 있던데
거기서 무얼하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둘이서 행복한 미래를 약속했겠지요?
흐르는 강물의 물소리가 들리나요?
물 안에 들어가 보면 밝은 거울 만큼이나 맑답니다.
제 낚시친구 사이버준을 사진에 담아봅니다.
낚시 친구 현암 선배님도 사진에 담습니다.
햇살에 부딪쳐 반짝이는 강물입니다.
달아오르는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으세요?
못 느끼신다면 그대는 감수성 제로
우리가 점심을 먹는 사이 한 팀이 여울을 점령하고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꽝을 칩니다.
멍짜 누치(50센티 이상의 잉어과 물고기)는 아무나 잡는게 아닙니다.
신이 내린 사람에게만 잡힙니다.
세상에나
제 눈에는 안보였는데
바로 제 앞에 우리를 축복하는 일곱색깔 무지개가 있었군요.
제 핸펀 카메라가 잡아냈습니다.
역시 전 신이 내린 사람입니다.
이사람들이 잠깐 나온 사이 내가 여울에 들어가 결국 내가 누군지 증명을 합니다.
내가 나를 찍을 수 없기에 제 핸펀에는 없습니다만 (사이버 준 케메라에 인증 샷 있음)
60은 족히 넘어갈 것 같은 대멍 한마리를 선사받았습니다.
물론 수중에서 인증 샷 후 즉석 방생했습니다.
적비, 대적비도 각 1수씩 추가했지요.
다른사람들요?
물론 나 말고는 잡은 사람이 없지요.(그저 피라미 몇 수 했을 뿐)
(교만하면 안되는데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네....)
이제 슬슬 집에 갈 짐정리를 합니다.
우리들 만의 조촐한 시조회를 마치고
'대멍 턱'으로 상하이 짬뽕을 먹었습니다.
현암선배님이 마오타이 주 한 병을 가져오셔서
점심에 둘이서 한 병을 다 마셨더니
얼큰한 국물이 떙기더라구요.
심심해서 돌 몇개를 주워봤습니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어서 주워봤는데 제 해석이 맞는 것 같습니까?
이건 심슨석
미국 만화 주인공 심슨입니다
요건 무릅 꿇고 기도하는 동자승
이건 뭐 킹콩이라고나 할까?
잘 생긴 오석이라 주워봤습니다.
요놈도 연출만 잘하면 괜찮을 것 같고...
이건 대동여지도석입니다.
김정호가 돌에다 지도를 그렸던 모양입니다.
그먕 심심풀이로
될 말 안 될 말 풀어보았는데
여기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봄에 원기충만하세요!
굼벵이 조용욱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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