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한창입니다
강을 곁에 두고도 바람이 시원치 않아
슬그머니 숲속을 걸어봅니다
흐드러지는 망초꽃이
메밀꽃처럼 하얗게 길을 밝힙니다
드물게 수줍은 주홍빛 산나리가
살랑 고개를 숙입니다
예상한 모든 일정이
마음처럼 정연하지 못해 불편한 진실
가만가만 다독이는 여름 한낮이
마음속에 비포장된 길을 냅니다
괴강을 지나는 푸른 바람은
유람선의 물비늘을 반짝거리게 합니다
마음의 파문이 일렁이는 날이
오래되었습니다.
망초꽃이 흐드러지는 산막이옛길에서
문득 여름을 만났습니다.
201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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