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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생각

그때 그사람들

by 굼벵이(조용욱) 201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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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후배들을 만난다는 건

가슴 뛰는 일입니다.

정말 가슴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환희에 찬 하루였습니다,

 

 지난 주말에 김태환 수안보생활연수원장이 만남의 자리를 주선했습니다.

내가 먼저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너무 먼 곳에 있다보니 모두에게 부담이 가 그러질 못했습니다.

다행히 나보다 나은 후배가 있어 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모두들 열일 제쳐놓고 함께 했습니다.

나랑 같이 근무하면서 내게 불만스러운 일들도 많았을텐데

그래도 지나가면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되나봐요

모두들 회사의 훌륭한 기둥으로 성장해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나보다 열배 백배 나은 것 같습니다.  

광양에서 수안보까지는 320키로에 꼬박 네시간이 걸리더군요.

내가 졸음 때문에 장거리운전을 잘 못하는 데

그날은 정신없이 달려가느라 졸 겨를이 없었습니다.

 

요즘 강민석 노무사 얼굴이 밝습니다. 

대통령 당선인과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배경에다가

회사의 임금제도를 쥐고 흔드는 업무를 맡아 어깨에 무게가 실렸고

새로운 팀장의 총애를 받는다는 설이 있습니다.   

송호승 부장은 나랑 맞먹을 만큼 머리가 허옇습니다.

요즘 일도 많이 하고 수익창출이나 경비절감에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데

담당이라고 직무급을 한푼도 안준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강노무사가 경청했으니 아마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잘못을 바로잡아 줄지도 모릅니다.

기대해 봐야겠어요. 

 

한잔 또 한잔이 이어지며 목소리 톤도 한 옥타브씩 올라갑니다.

김유상 부장이 매력적인 목소리에 유창한 언변으로 지난 날들을 돌아봅니다.

우리 식구들 예나 지금이나 모두들 진지한 자세로 경청합니다.

김부장은 그날 핸드폰을 식당에 두고왔는데 걱정을 안합니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지갑이나 핸드폰을 잃었지만 반드시 돌아왔다고 하네요

그만큼 주변에는 늘 좋은 사람들만 있었다며 자신의 행운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저기 뭐야'....로 시작하는 김부장님 말투가 아직도 머리에 뱅뱅 도네요.

   

김태환 원장이 중간 브라보를 제안합니다.

김태환 부장님은 자칭 타칭 의리의 사나이 돌쇠입니다.

무엇이든 저돌적으로 돌진합니다.

대부분 그런 타입의 사람들이 이 회사의 주역이 됩니다.  

고천석 차장님은 별로 말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워낙 하이 톤으로 이야기 하니까 아마도 주눅이 들은 것 같습니다.

고차장님 힘내세요!

연원섭 부장님은 술이 약한 편인데 

광양 매실 동동주는 순하고 부드러워 그런지 적잖게 마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큰 일을 치렀다는데 난 까맣게 모르고 있었고

그 이유가 바로 술에 있었다고 하니 술을 끊어야할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 신접살림 차리고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노무사 그날 필 받은 것 같습니다.

평소에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여과없이 고성으로 토해냅니다.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는듯....

아마도 너무 좋은 친구들을 만난것 같습니다.

신운섭부장님이 집사람과 아이들을 데리고 참석했습니다.

집사람 건강이 좋아져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덥석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신부장님도 꼼꼼한 성격에 조목조목 따져가며 

현행 ㅇㅇㅇㅇ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세상이 공평할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마음이 상했던 모양입니다.

비교 불가능의 상태에서 상대적 불이익을 느낄때 오는 불편함이지요.

뭐 조목조목 따지는 내용으로 봐선 비교 불가능은 아닌듯 싶기도 하고....

 

모두들 신부장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신부장의 엄청난 포스가 느껴집니다.

막내 철규차장님은 사진을 찍느라 얼굴이 없습니다.

온갖 궂은 일 도맡아 해 온 막둥이 겸둥이 차장님....

 

이렇게 모여서도 우린 회사를 위한 토론에 몰입합니다.

이회사의 진정한 선비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자며 제가 마지막 잔을 나눈 시간이 이미 새벽 두시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다음날 들은 이야기론 강 모씨와 송 모씨는 못내 아쉬워 한 잔 더 했다는 군요. 

그래....

아직 젊으니까....

1박 2일이 우리들의 아름다운 정을 충분히 나누기에 모자랐던 것 같습니다. 

헤어짐이 무척 아쉬웠거든요.

그래도 각자 다른 삶이 예약되어 있기에 훌훌 떠납니다.

지금은 헤어지지만 우리는 늘 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와 함께 근무했던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줄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내 인생에 이런 친구들을 만난건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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