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궁극적으로는 모두 혼자이기에 지도자의 가르침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침에 이르러야 한다.
'나는 내 자신의 내면에서 저절로 터져 나오려는 것만을 구현하며 살아보려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이다지도 어렵단 말인가!'
헤르만 헤세의 한탄이다.
서구적 사고 특히 독일적 개인주의에 의한다면
정상과 비정상이 상호 배타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듯이
모든 것은 명확히 구분되어 개념화되어야 한다.
내 안에는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 따위의 양극이 존재하고
이러한 모든 양극을 조화시키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존재가 데미안이다.
사춘기 시절에는 내 안에서 그걸 찾으려는 노력이 강하게 요구되며
쉽게 잡히지 않는 데미안 때문에 방황한다.
그것은 아마도 그 때가 전두엽이 비대 생장하는 시기이므로
지나치게 이성적이어서 겪는 젊은 날의 한바탕 홍역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동양적인 노장사상을 빌린다면
모든 자연현상은 점처럼 절대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고
선과 같아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대적이다.
헤르만 헤세는 부모로부터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였기에
젊은 날의 방황이 남달랐고
이로 인해 결국 9살 연상의 누이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여
아내로부터 모성애와 심리적 안정감을 받으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독일사회의 경직된 권위와 구속은 그를 자연 속에서 순수한 이상향을 추구하는 동양사상에 심취하게 했다. C.G.융의 경우도 유사한 생각으로 동양의 친자연적 유심론에 심취되었고
헤르만 헤세는 이러한 융의 생각을 여과 없이 받아들인 듯싶다.
그림자와 무의식의 세계, 아니마와 아니무스로 표현되는 집단 무의식 따위를
하나하나 경험하며 본래의 자기(Self)를 찾아냄으로서 비로소 온전한 인간으로 성숙한다는
융의 생각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헤세에게 자전적 소설 데미안으로 나타났고
또한 그렇게 살아가려는 의지를 심어주지 않았나 싶다.
젊은 날, 갑자기 육체가 비대 생장하는 사춘기에는 두뇌도 함께 커지면서
전두엽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따라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이성이 모든 사람들을 아픔으로 이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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