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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by 굼벵이(조용욱) 201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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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들은 몸 뿐만아니라 생각도 갑작스레 비대생장한다.

그러면서 이성이 발달하지만 아직 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방황을 거듭한다.

이런 방황의 과정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한 소설이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사춘기 아이의 의식의 흐름을 각색이나 여과과정 없이 그대로 표현했다.

작가가 마치 16세의 사춘기 청소년인 것처럼 완벽하게 묘사했다.

그 나이의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유치한 생각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치 그 나이 아이들의 일기장을 훔쳐 읽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밀밭의 파수꾼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꼭 읽어야할 소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사춘기 시절의 생각과 행동들에 공감함으로써

사춘기 방황을 지혜롭게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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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들을 읽으면서 어린시절의 방황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 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들이라고는 나 하나 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나는 아득한 절벽 앞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땐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거지(The catcher in the rye)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제목의 의미를 설명하고 아이들의 순수성을 잃고 싶지 않은 주인공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잘생겼다고 하는 놈들이나, 자기가 잘났다고 우쭐대는 그런 놈들은 늘 남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곤 한다. 그건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홀딱 빠져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자신의 매력에 꼼짝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부탁은 무엇이라도 거절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참 웃기는 일이다.

 

남에게 부탁을 하는 주제에 하품을 해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자의 몸이란 바이올린 같아서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연주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정말 사람들은 실제적인 걸 실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니까, 정말 환장하겠다.

 

어떻게 보면 날 붙잡아주기를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사람들은 대부분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야, 가장 재미있는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거죠. 그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돼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있다면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다는 거지요. 전 누구라도 신나게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쓰고 있어. <미성숙한 인간의 특징이 어떤 이유를 위해 고귀하게 죽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동일한 상황에서 묵묵히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네가 가고 싶은 길을 찾고 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일이어야 할 거야. 그러지 않으면 안 돼. 넌 학생이니까. 네 마음에는 안 드는 생각일지 몰라도 어쨌든 넌 지식을 사랑하니까.

 

교육받고 학식이 높은 사람들은 보다 분명하게 의견을 이야기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끝까지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거기에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학식이 없는 사상가들보다 겸손하다는 걸 들 수 있어.

 

그밖에도 학교교육이란 건 많은 도움을 주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게 되지. 자기의 사고에 맞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알게 돼. 나중에는 자기 사고의 일정한 크기에 어떤 종류의 사상을 이용해야 할 것인지 알게 될거야. 게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사상들을 하나하나 시험해 보는데 드는 시간을 절약해 주고 말이지. 결국 학교교육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크기를 알게 해 주고 거기에 맞게 이용하게 해 주는 거야.

 

다른 사람들을 모르는 곳에 가서 귀머거리에 벙어리 행세를 하며 살 참이었다. 그러면 누구하고도 쓸데없는 바보 같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말이다.

 

지금 네가 떨어지고 있는 타락은, 일반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좀 특별한 것처럼 보인다. 그건 정말 무서운 거라고 할 수 있어. 사람이 타락할 때는 본인이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이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거야. 끝도 없이 계속해서 타락하게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