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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박규호의 소담한 생각밥상을 읽고

by 굼벵이(조용욱) 201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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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나면 사람들이 내 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지 참 궁금해집니다.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여기 저기 서평을 기웃거리거나

오늘은 얼마나 판매순위가 올랐는지 알아보기도 합니다.

한권의 책을 세상에 내 놓는 것은 아이를 낳는 이상의 고통과 환희가 교차합니다.

평소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글 참 잘 쓰십니다.

제가 사실 남의 글에 대해서는 참 인색한 편입니다.(ㅋㅋㅋ)

글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묘한 습성도 지니고 있어요.

강물에 휩쓸려가며 세 바퀴나 대굴대굴 굴러가다가 구조된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눈칫밥 먹어가며 어렵게 공부했던 지난날들의 모습은 입가에 웃음을 자아내지만(humor)

우골탑의 아픔을 지닌 저 같은 사람들을 깊은 공감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냇물은 흘러서 강으로 가고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갑니다.

신영복 교수는 ‘담론’에서 그가 오로지 부를 줄 아는 노래는 이 노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감옥에 있을 때건 사회에 나와서건 이 노래의 뒤 구절을 듣는 순간 사람들이 모두 숙연해 진다고합니다.

넓은 세상, 우리가 얼마나 원하는 자유세상입니까?

중세 내내 창 칼 들고 싸웠던 이유도 본질은 그 자유를 얻기 위한 것 아니었나요?

산골짜기마다 냇물이 흐르듯 이사람 저사람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 흐릅니다.

그러다가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강에서 만나고 결국엔 바다에서 함께 만납니다.

저는 이를 인문학의 바다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이지성도 같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 바다엔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모든 성현들이 함께합니다.

우리가 치열하게 흘러서 공자님 앞에 서는 순간 아마도 공자님이 버선발로 우리를 맞으며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아! 할 것 같습니다.

 

모든 물이 바다로 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부사장님 말씀처럼 치열하게 흐르고 달려야 격물치지하고 큰 지혜의 바다에 다다를 겁니다.

그 바다에서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해주는 사람들끼리 얼싸안고

밤새 소주잔을 기울이며 지금껏 학이시습한 이야기들을 나누겠지요.

 

부사장님 밥상에서 이것저것 맛을 보며 많은 부분을 공감했습니다.

1. 정말 치열하게 살아오셨고 공부 많이 하셨다.

2. 그런 분들은 대체로 개인이나 조직 진화의 초석이 된다.

작가 이지성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시길래 지난 주말에 곧바로 사서 읽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공부한 인문학의 끝은 ‘사랑’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부사장님도 밥상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더라구요.

저도 지금껏 학이시습하며 내린 삶의 결론이 그거였습니다.

사랑은 장엄한 인문학의 바다에 도도히 흐르는 大幹인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게 제 자신이 많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학이 연후에 시습하면서 사람이 조금씩 진화하는 거 같습니다)

마지막 남은 인생은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렵니다.

 

부사장님의 소담한 생각밥상 속에서 유붕을 만났습니다.

언제 한번 밤새 소주잔 기울이며 부사장님의 말씀 듣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책속에서 제가 부사장님과 깊이 공감하는 부분을 살펴보았습니다.

중용을 행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없다면 아쉽지만 과격하거나 고집이 센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

(저도 지극정성으로 사는 삶(중용)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너는 머리가 좋아서 뭐든 배우면 성장할 수 있다는 칭찬 대신 익히는 노력이 중요함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

(제 자식농사 실패 원인도 실은 이걸 못해서랍니다)

그래서 사람은 더 이상 큰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다 소진되었을 때 즉 허가 사라졌을 때 승진을 멈추게 된다.

(저도 하늘이 내게 준 사랑의 크기만큼만 승진하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MBA과정 중에 단 하루도 강의를 빠지지 않았다. 항상 맨 앞에 앉아 강의를 들었다.

(저도 거의 그랬습니다)

운전면허 없이 차를 몰고 도로에 나서듯이 아무나 리더임을 자처하지 말라.

최소한 면허는 따고 도로주행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리더십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보이는 리더 정말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전기가 전보보다 한 해 늦게 들어왔기에 모두들 전봇대라고 부른다.

(그런 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박정기 사장님 떠나시며

얕은 산을 넘는 바람은 가랑잎 소리를 내지만 큰 산을 넘는 바람은 소리를 내지 않고,

얇게 흐르는 물은 졸졸 소리를 내지만 깊은 물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여러분 그동안 감사합니다.

(그때 정말 가슴이 울렁거렸었는데...그러나 그걸 받아 적지 못했었는데...

부사장님이 그걸 깨끗하게 정리해 놓으셨네요. 감사합니다.)

언어는 문화이고 문화는 자산임이 틀림없다.

(문화는 조직행동의 원동력이죠. 언어는 문화의 소산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보상이 뒤따르는 것이 삶의 이치이고 자연의 법칙이다.

(모든 나무와 풀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강하면 강한 대로 약하면 약한 대로 크고 작은 꽃과 열매를 맺습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법칙에 따라 살려고 합니다)

이상적인 리더인 군자는 수신을 통해 자기를 알고 평생공부 즉 수기를 삶의 원칙으로 알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처음엔 저도 공자님을 오해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仁사상에서 제 인생 최고의 구루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군자를 지향하며...)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이치가 있다.

작은 원리로부터 탐구하여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세상의 참되고 명확한 진리를 알게 된다.

(격물치지의 의미를 정말 깔끔하게 풀이해 놓으셨습니다.)

현재 우리 학교교육제도가 당시 프랑스와 영국에 뒤쳐진 프러시아가

유럽 열강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만든 제도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군인과 공장 근로자를 양성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교육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깊은 대화를 통해 지혜와 진리를 터득하고 발견해가는 것이

인문고전 저자들이 생각한 교육이다.

시카고 대학의 비결 고전 100권 읽기

(이는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에 나오는 이야기를 정리해 놓으셨더군요.

지금같이 체계적인 학교는 그리 오래지 않은 역사를 가진 것 같고

전에는 삶의 지혜들을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宗敎(큰 가르침)가 학교를 대신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본인은 붉은 살 생선을 선호하는 반면 한국인은 흰 살 생선을 좋아한다.

한국인은 선어보다 활어를 좋아한다.

선어는 숙성과정에서 아미노산이 분해되어 감칠맛이 난다.

반면 활어는 탱탱하고 쫄깃하다.

초밥은 생선이 마르기 전 2~3분 안에 먹어야 가장 좋다.

(이런 사실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회 먹을 때 참고하겠습니다)

야쿠자의 기원 893 따라지 인생

(정말 재미있는 기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일주일 다녀오면 책을 한 권 쓰고, 한 달이면 리포트 하나, 일 년이면 한 자도 쓰지 못한다.

(고전에 대해 조금 알면 잘난 척 떠들고 다니지만

제대로 알면 함부로 떠들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 같습니다.

인문학의 바다에서 대해일적의 지식을 인문학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사는 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해일적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인 것 같습니다)

4개의 7000만

1. 중국 공산당 숫자

2. 화교숫자

3. 부자 숫자

4. 야간업소 여종업원 숫자

(참 재미있었습니다. 야간업소는 늘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ㅋㅋ)

공부는 육체적 단련에 주로 쓰이는 표현이고 念書가 정신적 단련인 우리의 공부에 해당한다.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學은 머리로 하는 공부고 習은 學한 것을 경험을 통해 몸으로 익히는 공부로 알고 있습니다)

1급 발암물질인 블랙카본을 배출하는 경유차량의 사용을 줄이는 혁신적이고 전면적인 자동차 규제가 필요하다.

(가슴 뜨끔했습니다. 이번에 19년 타던 차를 바꾸었는데 투산이거든요. 그게 경유차에요. 죄송합니다)

원인제공자인 인간에게 내리는 흙의 저주가 바로 황사다.

天地不仁(큰 돌봄(仁)은 작은 것을 챙기지 못한다는 의미 같습니다.)

주은래의 6무

1. 사망 후 유골 안 남김

2. 자식 없음

3. 관료 티가 없음

4. 무당파 파벌 없음

5. 고생스런 일은 도맡아 하였지만 누구도원망해 본 적은 없다.

6. 죽으면서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음

(대학시절에 정말 좋아했던 분입니다. 큰 사랑을 실천하고 가신 분이지요.

늘 이등처럼 보이게 사셨지만 사실상 1등 삶을 사신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원숭이 띠를 전부 모아도 100등 안에 들겠다는 목표

(제가 개고 바로 위 형님이 원숭이입니다. 아마도 부사장님은 50위 안에 들지 않을까요?)

학사가의 작사자

(그런 줄 처음 알았고 많이 놀랐습니다)

일본 아이들도 18세에 독립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대학 등록금을 빌려주고 돌려받는다.

(그런 사실 처음 알았습니다. 집사람 설득해서 우리도 그렇게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부모로부터 유산 대신 좋은 습관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근면, 정직, 성실 등 정신적 유산을 소중하게 여겼다. 평생의 보물이 되기 때문이다.

(저도 아이들에게 늘 이를 강조합니다. 집사람이 조금 비웃기는 합니다.

돈을 많이 못 벌어서이겠지요....)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을 바라는 사람이 많아 시끌

(공부를 안 해 마음 가득 원초적인 이기적 유전자만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탈무드도 있지만 그들의 성인식이 유태인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13세에 치르는 성인식에 뉴욕 중산층의 경우 5~6만불 정도가 들어온다고 한다.

그걸 예금하거나 채권을 사서 묻어두는 것이 보통이다.

그들은 대학 졸업 후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이 돈을 불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이다.

그래서 창업이나 금융업에 진출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처음 접하는 이론인데 매우 공감 가는 이론입니다)

메기에 비늘이 조금 붙은 교배종이 이스라엘 잉어다.

갈릴리 호수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고기가 베드로 고기인데 그게 베스다.

(낚시를 좋아하는 제게 좋은 정보입니다)

예수는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던져라 라고 했는데

예수가 말한 깊은 데는 외형적 목표나 규모가 아닌 내면적 깊이 사랑과 영혼의 깊이이다

라는 정호승 시인의 해석에 저도 깊이 공감합니다.

어쨌거나 신선한 충격과 더불어 공자님이 말씀하신

‘뜻을 같이하며 나를 알아주는 친구(有朋)’를 얻은 것 같아 큰 기쁨을 준 생각밥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사장님을 유붕이라고 해 기분 상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