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언젠가 이와 유사한 영화를 본 적이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읽다가 영화화된 소설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읽기를 포기하려 하다가 그냥 읽어 내려갔다.
영화와는 다른 글의 멋이 있었고 정유정 작가 나름의 튀는 맛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구성이나 스토리가 탄탄한 한국의 스릴러 추리소설이다.
음산한 분위기가 뼈 속까지 파고든다.
그래서 무섭지만 끝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다.
조현병 환자 치과의사 오영제가 벌이는 광상극에
착한 현수네 가족이 말려들어 가족이 아작 나고
졸지에 주인공 서원이가 고아가 되지만
오영제 때문에 서원이 아빠 최현수 차에 치어 죽은 오영제 딸 세령이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혼령놀이가 서원이를 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진실과 오영제의 죄를 밝혀
달라질 서원이의 삶을 암시하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그녀의 글은 탱탱볼 이다.
언제나 통통 튄다.
일테면 이런 표현들이 그렇다.
내 몰골이 내 처지를 일러바쳤을 것이다
변호사는 금붕어가 상어를 잡아먹었다는 말만큼이나 희한한 얘기를 들려 주었다
그의 인생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기도 했다
‘우리가 졌어요.’
고양이가 호랑이 밑에 밤새 깔려 있어도 양탄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알아내고 말았다
(거구의 남자와 왜소한 여자가 잠자리를 가져도 문제가 없었다는 말을 이런 식으로 표현 함)
내가 기다리는 건 구원이 아니라 운명이 나를 놓아 주는 때야.
삶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지는 순간...
어디선가 그런 얘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인간은 총을 가지면 누군가를 쏘게 되어 있으며 그것이 바로 인간의 천성이라고.
남편은 세상에서 가족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처음엔 그것이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고 여겼습니다.
나중이야 자기 것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라는 걸 깨달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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