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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0817 다양한 생각들

by 굼벵이(조용욱) 202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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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8. 17. : 다양한 생각들

 

아침부터 무척 바빴다.

이것저것 수많은 문의 전화에 응답해야 했고 SS이가 빌려달라는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은행도 다녀와야 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를 맞은 은행원이 마침 수습사원이어서 하나하나 선배 행원에게 물어가며 일처리 하는 바람에 시간이 더 걸렸다.

SS이에게는 아무런 조건 없이 500만원을 빌려 주었다.

그는 지금 자금난으로 무척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MR이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절대로 제조업 분야에 뛰어들지 말라는 조언을 내게 한 적이 있다.

하기야 새로운 것을 개발하다 보면 계속 그 이상의 더욱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생기고 이에 따른 생산 공정을 마련하기 위하여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면 점점 더 수렁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 SS이의 사업은 그리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내게 무거운 마음으로 애틋하게 투자를 부탁하기에 마지못해 없는 셈 치고 빌려주기로 한 것이다.

 

경영간부 회의에 보고할 수 있도록 아웃플레이스먼트 관련 설명회 내용에 대한 자료를 작성해 달라는 처장님 주문이 있었다.

자료 작성하느라 마음이 바쁜데 오후 2시부터는 노사협의회까지 있었다.

거기다가 노사협의회는 긴 시간 동안 의미 없는 공방만 계속되어 아까운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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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친구 ET는 나를 위하여 감사실장과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본래는 자기와 함께 근무하는 Y과장의 승진을 돕기 위하여 마련한 자리이지만 그 자리에 나까지 끼워 넣어 나의 승진에 도움을 주려 한 것이다.

감사실장은 인력개발실 경력이 있어 그런지 많은 부분 나와 생각을 같이 했다.

어떻게 보면 이상과 지나치게 괴리된 현실에 대한 거부에서 그런 사고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의 불합리를 잘 알면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네 삶을 그가 많이 안타까워했다.

내가 1직급 계약제에 대하여 말했을 때 그는 그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고참 위주의 승진 인사가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아울러 나중에 다시 나와 식사를 함께 하자는 부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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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는 11시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예매해 놓은 상태였으므로 식사 후 생맥주 한 잔만 더 마신 후 바로 강남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나는 SCS 과장과 함께 택시를 타고 그를 바래다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와 아이들이 막 운동을 나가려던 찰나였으므로 나도 함께 나가 아내와 배드민턴을 했다.

한 시간 가까이 배드민턴을 했지만 운동량이 영 부족한 듯해 공원을 몇 바퀴 더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