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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1006 사촌동생 이민 고별파티

by 굼벵이(조용욱)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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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0. 6() : OO이 이민 고별파티

 

어제는 노는 토요일이었다.

전날인 금요일 저녁에는 CYK부장과 OIS, PKT 등과 함께 어울려 길동 막창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모두들 알아주는 술꾼들이다.

주거니 받거니 몇순배 돌다보니 모두들 심하게 취했다.

어찌나 많이 마셨는지 중간에 잠깐 기억을 상실하고 필름이 끊어져 버렸다.

막창집을 나와 2차로 술집로비에 갔고 거기서 다시 노래방으로 가 노래를 불렀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되는데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알 수가 없다.

모르긴 해도 뇌가 마비되어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방에서 나와 포장마차에서 먹은 국수는 참으로 맛났다.

아마도 그 덕분에 술이 좀 깬듯하다.

술이 취해 그렇게 힘들어하는 나를 PKT는 한잔 더 해야 한다며 억지로 “WAX”까지 데리고 갔다.

그의 동료 5직급 N과장(이름 기억 안남)과 함께였는데 나는 거의 비몽사몽이 되어 무슨 말들을 주고받았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그가 양주를 시키려는 것을 내 몸이 더이상 도저히 양주를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 같아 극구 말렸다.

결국 맥주 서너병 더 마시는 것으로 술자리가 끝났다.

얼마나 많은 술을 먹었는지 중간중간 기억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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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새벽 7시도 채 되기 전에 OIS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하남으로 테니스를 치러 나왔는데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러지 말고 잠실로 오라고 했다.

숙취로 몸이 영 말을 듣지 않았지만 약속을 했기에 운동채비를 하고 잠실테니스장으로 나갔다.

술이 깨지 않았으므로 테니스를 하는 데 공이 제대로 맞질 않는다.

기획처 SJY과장 급여팀 KDS과장이 시간을 낼 수 있어 함께 조를 맞추어 3게임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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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5시 반에 형님 회사 근처에서 사촌여동생 이민 고별파티를 하기로 하였으므로 와이프랑 함께 용산으로 향했다.

길도 막히고 지리도 잘 모를 것 같아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하였으나 집사람이 비도 오고 춥다면서 차를 가져가고 싶어 했으므로 차를 가지고 갔다.

예상대로 차가 어찌나 막히는지 수서에서 고가를 타고 강북강변도로에 진입하는데 한 시간 반은 족히 걸린 것 같다.

점심을 라면으로 적당히 때웠더니 배가 너무 고파 막히는 구간에서 파는 호두과자를 사 허기를 달랬다.

결국 7시가 넘어서야 약속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큰누나 내외, 작은누나, 형님 내외 그리고 사촌여동생 내외가 나와 있었다.

음식점은 배나무골과 비슷한 형태의 오리 요리 집인데 코스요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음식값은 형님이 한 턱 쏘기로 했다.

작은 누나가 술이 취해 약간의 술주정을 했지만 그리 심하게 천박스럽지는 않았다.

주로 작은 매형 욕을 했는데 모두들 가제는 게 편이었으므로 그냥 친정 식구들한테 하는 푸념 정도로 받아들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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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노래방엘 갔는데 여동생 내외를 포함하여 우리 식구들 모두 노래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선천적으로 그런 소질은 타고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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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여동생은 내게 어린 시절에 내가 그녀의 우상이었다고 말해주었다.

나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 했고 심지어는 내가 읽는 소설까지 그대로 따라 읽고 싶어 했다고 고백했다.

나도 어린시절 동생을 무척 사랑스럽게 생각했었다.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마음씨도 무척 따뜻했으므로 무척이나 그녀를 좋아해 어떻게든 그녀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랬었다.

그녀에게 좋은 신랑감을 소개해주고 싶었는데 연분이 따로 있었던 것 같다.

동생에게 좋은 사람 소개해 주고 싶었는데 본인이 더 좋은 사람 데리고 왔더라고 송서방에게 말했지만 내심으로는 동생이 많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걸 그 친구가 눈치 채었을지도 모른다.

동생 내외가 이민 가서 열심히 잘 살아주었으면 좋겠다.

모두 착하니까 하느님이 그들 부부를 좋은 곳으로 인도하실 것으로 믿는다.

4남매가 함께 모여 옛날 노래를 부르며 옛날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진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아니 처음인 것 같다.

누구 책임을 떠나서 모두가 조금씩 신경 쓰고 시간을 내어 가끔은 이런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