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 6.(수) : 결재
해외사업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관련 문서가 기획처장 협조 사인을 받아 내게 전달된 시각이 11시 30분쯤 되었다.
그때부터 결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우선 전무님께 결재를 올리자 전무님은 몇 가지 보완사항에 대하여 내게 물어 보신 후 곧바로 결재를 해 주셨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었으므로 부사장님 결재는 식사를 마친 후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부사장님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얼굴을 보이지 않으셨다.
할 수 없이 오후 두 시부터 진행하는 단체협약 회의부터 참석하였다.
단체협약 회의 도중 오후 3시 30분 쯤에 흘낏 곁눈으로 임원 번호판을 보니 3번 전광판에 불이 들어와 있어 조합에 양해를 구하고 부사장실로 갔다.
부사장이 잠시 휴식 중이었으므로 비서에게 결재 가능할 때 연락을 달라고 부탁하고 자리로 돌아와 전화를 기다렸으나 전화가 오지 않아 서류를 들고 다시 내려갔다.
P부처장님이 결재 대기 중이었고 안에서는 K처장께서 보고 중이었다.
P부처는 보고 순서를 기다리다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냥 가버렸다.
K처장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곧바로 부사장실로 들어가 보고를 드리기 시작했다.
부사장님은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어물으셨고 나는 막힘 없이 일사천리로 답변을 드렸다.
부사장님은 참으로 꼼꼼하신 분이다.
어찌나 꼼꼼히 읽고 질문을 하는지 결재시간이 거의 40분은 족히 걸린 것 같았다.
부사장님의 결재를 받은 후 일상감사를 받기 위해 곧바로 감사실로 가려 했으나 퇴근 시간이 넘었으므로 내일 아침에 일찍 가기로 하고 다시 단협 회의장으로 올라갔다.
회의장에서는 정년퇴직자 포상 및 노조위원장 포상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공방이 계속되고 있었다.
Y는 실무자이면서 지나치게 정치적인 행태만 일삼아 나를 곤경에 빠뜨린다.
매사 맺고 끝냄이 없이 무조건 두루뭉술 넘어가려고만 했다.
노조가 듣기 싫어하는 반대의견은 일체 이야기하지 않고 오히려 장밋빛 환상을 품게 하는 이야기만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옳고 그름을 명확히 가려 쌍방간 합의를 도출하고 문서화 해야 하는 나는 노조로부터 늘 부정적인 인간으로 몰리는 꼴이 되고 만다.
(지위가 높을수록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위가 높아 보면 스스로 알게 된다.
하지만 본사 부장은 해당 분야 업무의 종결자지 정치가여서는 안 된다.
그 때 나는 과장이면서 부장역할을 하고 있었던 거다.
내가 그러고 있어서 부장은 처장이나 전무처럼 정치적인 행태를 보였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당시 나는 그를 그냥 업무능력이 많이 부족한 사람으로 치부했다.)
****************
기획관리처 조직관리팀에서 저녁 식사 제의가 들어왔다.
A과장이 S과장과 C과장을 데리고 나왔다.
그 자리에서도 Y는 한 이야기 또 해가며 예의 그 술버릇을 이어갔다.
얄궂은 애물단지 아들 녀석 군에 입대시켜 놓고 회식시간을 온통 그 녀석 이야기로 도배질했다.
술에 취해 그런 사적인 이야기를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인 회사 회식자리에서 왜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술좌석을 파하고 버스를 타고 오다 보니 K과장이 같은 버스에 올랐다.
나중에 보니 J과장도 함께 타고 있었다.
J과장이 내리면서 맥주 한 컵 하자고 해서 중간에 내려 집에 들어간 K과장까지 다시 불러내어 맥주 500cc 한 잔 더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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