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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1104 : 일요일 그 금쪽같은 시간

by 굼벵이(조용욱)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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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1. 4() : 일요일 그 소중한 시간들

 

아침 6시에 일어나 새로운 시작을 열기 위하여 공부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방 문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호신이란 녀석이 또 새벽같이 일어나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잠시 머뭇거렸다.

이 녀석은 컴퓨터 게임을 못 하게 하니까 종종 새벽에 일어나 게임을 즐기고 낮에는 늘어지게 낮잠을 자곤 했다.

그녀석은 게임에 대한 집착이 유달리 강하다.

지금부터 결단을 내려 중독의 길로 빠지는 것을 바로잡아야 하는지 아니면 여러 가지를 조금씩 경험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방치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기 위해서 우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냥 녀석의 방문을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이 열심히 게임을 하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몇 시에 일어났느냐고 물으니 방금 전에 일어났다고 했다.

그의 그런 노력이 가상스러워 그냥 묵인하기로 하고 요 며칠 작성하지 못한 일기를 한꺼번에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

 

740분 쯤에 O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테니스를 꼭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가 먼저 H고등학교에 가서 테니스를 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본 후에 다시 연락을 주기로 했다.

역시나 요즘은 하남으로 테니스를 하러 나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결국 잠실테니스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 호신이랑 나누어 먹은 후 잠실로 향했다.

마침 마라톤대회로 교통이 통제되어 어쩔 수 없이 길을 돌아서 가야만 했다.

테니스를 4게임 하고나니 치질이 부어올라 더 이상 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그동안 밀렸던 영어 인터넷 통신교육을 시작하였다.

졸음이 왔지만 참고 공부를 하다가 점심으로 아내가 끓여준 수제비를 먹은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니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아내가 함께 누웠다.

작은 녀석이 무슨 이유인지 슬쩍 방문을 닫는다.

아내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녀석이 가끔 엄마 아빠가 섹스를 즐길 수 있도록 문을 닫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내는 지금 월경중이다.

그런 그녀가 나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를 해주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오후 다섯시다.

적어도 두 시간은 잔 것 같다.

마음이 불안하다 보니 무언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 해 긴 잠을 잘 수 없었다.

다시 밀린 영어공부를 위하여 컴 앞으로 향했다.

이어진 영어공부는 저녁 식사 후 10시 반까지 계속되었다.

 

사실 오늘 해외여행기를 마무리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여의치 못하여 그냥 시도하는 데 그쳐야만 했다.

처음 한 페이지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12시를 넘었으므로 바로 닫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