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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226 내 분노도 터질수 있어요!

by 굼벵이(조용욱) 2021.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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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2. 26()

 

OO직 명칭변경 관련 건 결재를 맡기 위하여 전무님 방에 갔다.

전무님은 혀를 끌끌 차시면서 결재를 해 주셨다.

노조 요청사항이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방을 나서면서 L과장과 함께 저녁식사 한번 해 주십사 하는 제안을 드렸다.

전무님은 글쎄 좀 두고 보자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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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님 결재를 받은 서류에 대한 일상감사를 받기 위하여 감사실에 넘겼다.

감사실 JCS는 대뜸 나에게 화를 내며

그렇게 노사합의만 하면 뭐든지 다 되는 것이냐?’고 하면서 명칭변경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소리쳤다.

속에서 무언가 치밀고 올라왔지만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화를 보듬어 안았다.

그의 말을 웃어넘기면서 당신 말도 맞지만 특별한 이유나 근거는 없고 노조가 OO직 직원 사기 앙양을 위하여 필요로 한다고 해서 그리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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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곧바로 노무처에 올라갔다.

마침 노무처장님이 부재중이라 기다리는 동안 LCH부장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KMS노무처장님이 들어오시기에 따라 들어가 노사 현안사항을 중간보고 하였다.

OO직 임금제도 관련 사항에 대한 인력관리처 견해와 파견자에 대한 법적 문제점 등에 대해 설명드렸다.

노무처장님이 노사협의회에서 진행될 사안에 대하여 노조 본부와 사전에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해 주시기에 노조본부 P국장과 의견을 교환하였다.

P에게 지난번 출장 때 남은 출장비가 있으니 홍어나 먹으러 가자며 말머리를 풀었다.

그는 목요일 저녁이 좋겠다며 일정을 잡아주었다.

이어서 그는 산자부에서 온 공문을 내게 내밀었다.

산자부에서 지시하길 우리 회사를 3월 말까지 사업부제 형태로 바꾸고 41일부터는 분할된 체제하에서 모의 운영을 실시하라는 것이다.

나는 그에게 은밀하게 말했다.

사용자 측에서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극단적인 상황에 도달하면 노조는 제일 먼저 4직급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회사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는 단협에 넣어 노사합의로 운영할 사항도 아니고 법에 조합원의 자격범위가 정해져 있으므로 그냥 노조 규약에만 이를 명시하여 운영하면 된다.”고 말해 주었다.

그는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놓고 이해관계를 따질 것이다.

이어서 28일 있을 노사협의회 안건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는 목요일 오전까지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인력관리처장님을 찾아뵙고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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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처에서 나와 곧바로 인력관리처장 방으로 가다가 감사실 RJS과장과 마주쳤다.

그는 나를 보더니 엄청 반가워하며 OO고시 제도 관련 사항에 대하여 L부처장에게 직접 설명을 해 주기를 간청했다.

우선 처장님 방에 들러 노조와 협의된 사항에 대하여 말씀드린 후 감사실로 갔다.

L부처장에게 관련 사안에 대하여 조근 조근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그는 내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고 나를 취조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전문원이 그렇게 생각하면 다 되는 것이냐’, ‘논리적 근거를 대라’, ‘왜 근무성적이나 다면평가는 30점으로 하면서 논문점수는 배점을 30점으로 했느냐등등을 캐어물었다.

아니 묻는다기보다는 감정까지 건드리며 취조를 하는 것이다.

부아가 부글부글 끌어 올랐다.

틱낫한 스님의 화를 보듬어 안으라는 말씀을 새기며 참아내려 애를 써 보았지만 끌어 오르는 화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마침 점심시간이고 모두들 점심 식사하러 가는 분위기였으므로 나는 감사실을 나오면서

너무 힘들어서 회사생활 못 해먹겠다!”

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 폭발시켰다.

과장들이 겁먹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 사무실에 돌아와서도 대놓고 큰소리로 L부처장을 욕했다.

사상경찰도 그렇게까지는 안 한다.

감사실에서 어떻게 가치판단에 관한 사항까지 그리 심하게 취조를 해댈 수 있는가!”

하면서 악을 써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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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실 Y과장은 인사처장에게 한 방 먹고 나더니 OO제는 의견 없이 감사 사인을 받아 서류를 넘겼다.

사장님 결재를 받을 수 있도록 요약 전을 만들어 처장님 방에 넣었더니 처장님은 대면보고하지 않으시겠다며 그냥 사장 방 결재함에 넣으라고 하셨다.

사장은 퇴근 무렵에 금방 결재 사인을 해 주었다.

Y는 좋아서 입이 귀에 걸렸다.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했다며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OOOO부를 없애고 OOOO부에 통합시키면서 책거리가 없어졌다.

사장 결재와 함께 큰 프로젝트를 끝내는 날엔 언제나 책거리 행사를 했었다.

이런 날 소주 한 잔 해야 하는데 Y는 약속이 있다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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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L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열이 많이 받은 상태이니 스트레스를 좀 풀어야겠다고 했다.

K도 불렀다.

하이트 광장에 가서 적어도 3000CC 이상은 마신 것 같다.

토탈 16잔을 마셨으니 말이다.

그 자리에서 L부처장은 독이 잔뜩 묻은 내 혀에 난도질을 당했다.

L과장은 요즘 회사 직원의 사기가 말이 아님을 말하면서 핵심인력을 차별화해서 양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