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2. 27(목)
OO실 R과장이 또 오라는 전화를 했다.
마침 처장님이 우리 자리에 오셔서 같이 있는 자리에서 내가 Y에게 “같이 갈까요?” 하고 물으니 그는 됐다며 혼자 가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잠시 후 금방 돌아와서는 나보고 가보란다.
OO실에 가서 설명 대신 몇 마디 인삿말만 건넨 후 바빠서 조과장을 보내겠다고 한 것이다.
거들먹거리며 말이 통하지 않는 L부처장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기분이 몹시 나빴지만 꾸욱 참고 내가 다시 OO실로 갔다.
OO팀에서는 노조에서 떼거지로 내려와 큰 소리가 오가고 있었다.
JCS가 복지팀에서 복지기금 관련 문서를 가져가서는 돌려주지 않고 요리 조리 조사를 해댄 모양이다.
OO팀장을 오라 가라 하면서 심하게 조사를 했던 것 같다.
복지기금 운영은 회사 업무가 아니고 노사 간 합의로 이루어지는 업무여서 회사의 감사 대상이 되지 않는데 무슨 연유에선가 그걸 감사하겠다고 난리를 피운 모양이다.
옥상옥이 따로 없다.
옥상옥은 잘 지어야지 불법 건축물로 부실하게 지으면 벌금을 때려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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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L부처와 R과장도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지금은 회의가 있어서 어려우니 자기들이 검토한 문제점을 나중에 토의해 보자고 내게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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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S가 OOO명칭 변경과 관련하여 또 나를 괴롭혔다.
나는 다시는 OO실 놈들과 언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고 일체의 불필요한 언행을 삼가겠다고 다짐했으므로 최대한 말을 줄였다.
그런 나 때문에 그 친구 기분이 몹시 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이 의미 없이 시비 꺼리를 찾는 그들에게서 벗어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란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오후에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는 일상감사를 끝낸 서류를 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갔다.
그럴 걸 무엇 하러 감사랍시고 그렇게 사람 감정을 상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게 아니어서 그에게 전화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시대적 아픔을 설명했다.
노조가 극성을 부려 사장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생긴 일이니 그리 알라고 하면서 그를 달랬다.
아마 그의 화도 풀어졌을 것이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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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가 친구 아버지 문상을 해야 한다며 청담동 성당에 데려다 달라고 해 근무시간 중 잠시 거길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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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으므로 5시 30분에 그들(PH, YJ, KJ, JT)을 내 차에 태워 ‘삼태기’ 홍어집엘 갔다.
그 친구들이 질리도록 홍어회 3판에 찜 2판을 시켰다.
생각대로 모두들 질려버린 듯하다.
노래방 가자고 악을 쓰는 JT를 뒤로 하고 택시를 타고 Y국장을 전철역까지 바래다주었다.
들어오는 길에 WAX에 들러 맥주 한 병을 더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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